고독성 농약 '메소밀'의 습격…보관 주의

기사등록 2012/01/08 10:25:44

최종수정 2016/12/28 00:03:26

【함평=뉴시스】안현주 기자 = 전남 함평군 월야면 모 마을 경로당에서 노인 6명이 살충제 성분이 든 음식을 먹고 일부가 중태에 빠진 가운데 6일 오후 주민들이 폴리스라인이 설치된 경로당을 걱정스런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다.   ahj@newsis.com
【함평=뉴시스】안현주 기자 = 전남 함평군 월야면 모 마을 경로당에서 노인 6명이 살충제 성분이 든 음식을 먹고 일부가 중태에 빠진 가운데 6일 오후 주민들이 폴리스라인이 설치된 경로당을 걱정스런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다.  [email protected]
【함평=뉴시스】맹대환 기자 = 농촌 경로당에서 농약이 섞인 음식물을 섭취해 병원 치료를 받던 주민 6명 중 1명이 숨진 가운데 문제의 독극물인 메소밀(methomyl)에 대한 경각심이 다시 한번 회자되고 있다.

 8일 전남 함평경찰서에 따르면 농약 중독으로 조선대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정모(72·여)씨가 지난 7일 오후 3시께 사망했다.

 함께 음식을 먹고 조선대병원과 전남대병원에 분산돼 치료를 받고 있는 마을 주민 5명은 건강 상태가 호전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일 오후 5시45분께 함평군 월야면 정산리 내정마을 경로당에서 닭볶음과 비빔밥 등으로 저녁식사를 함께 한 정씨 등은 갑자기 입에 거품을 물고 복통을 호소하며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다.

 정씨 등의 가검물에서는 카바메이트(carbamate) 계열의 살충제 농약인 메소밀이 검출됐다.

 경찰은 메소밀이 무색무취의 특징을 지니고 있어 누군가 실수로 음식에 넣었거나 비빔밥 재료에 묻어있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주민들을 상대로 조사 중이다.

 진딧물과 담배나방 방제에 효과가 있어 농촌에서 고추농사 등에 주로 사용하는 메소밀은 세계보건기구(WHO)가 1급 독성농약으로 분류하고 있을 만큼 독성이 강하다.

 하지만 메소밀이 무색무취의 액체와 가루 형태로 유통되고 있어 농촌에서 심심치 않게 인명사고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08년 3월에는 전남 완도군 고금면에서 60대 부부가 메소밀이 섞인 미역국을 먹고 숨졌다.

 당시 사건을 수사했던 경찰은 60대 부부가 메소밀이 묻어 있는 봉지에 음식물을 보관하다가 섭취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했지만 정확히 어떤 경로로 미역국에 메소밀이 들어갔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또 같은 해 8월에는 영광군 묘량면에서 메소밀이 검출된 밥을 먹고 80대 노인이 숨지고 이 노인의 아들 부부는 병원 치료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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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평=뉴시스】안현주 기자 = 전남 함평군 월야면 모 마을 경로당에서 노인 6명이 살충제 성분이 든 음식을 먹고 일부가 중태에 빠진 가운데 6일 오후 수사팀이 폴리스라인이 설치된 경로당 내부를 살펴보고 있다.  [email protected]
 2년 전부터 노인성 치매를 앓아온 80대 노인은 사고 당일 메소밀이 묻은 비닐봉지에 담긴 쌀을 며느리에게 전달하며 밥을 짓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해 2월에는 광주 서구 광천동 집에서 잠을 자다 숨진 50대 여성의 위장에서도 메소밀이 검출됐으나 음용 경로는 밝혀지지 않았다.

 이 처럼 메소밀로 인한 사망 사고는 대부분 정확한 음용 경로가 쉽게 드러나지 않는 특징이 있다.

 경찰은 농촌에서 사용하고 남은 메소밀 농약을 주로 검정 비닐봉지 등에 쌓아 보관하다 보니 이 비닐봉지가 다시 재활용돼 사고로 이어지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메소밀이 농산물에 잔류해 있었을 가능성도 있다.

 대부분의 농약이 수용성으로 빗물 등에 잘 씻겨지지만 세정 과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잔류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실제 감사원은 지난 2010년 5월 광주·전남보건환경연구원이 유통·살포량이 많거나 고독성 또는 검출 이력이 있는 메소밀, 만코제브(Mancozeb) 등을 농산물 잔류농약 검사 항목에 포함시키지 않은 것을 적발했다.

 경찰 관계자는 "독성이 강한 메소밀은 농산물에 소량만 묻어 있어도 인체에 치명적이다"며 "농가에서 농약 보관에 각별한 주의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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