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낙후도심 지동 "벽을 넘어 사람속으로"

기사등록 2011/10/12 18:10:14

최종수정 2016/12/27 22:52:49

【수원=뉴시스】강종민 기자 = '지동 벽화 프로젝트'에 참여한 삼성전자 자원봉사단 100여명과 주민들이 12일 오후 경기 수원 지동의 한 골목길에서 벽화를 그리고 있다.    ppkjm@newsis.com
【수원=뉴시스】강종민 기자 = '지동 벽화 프로젝트'에 참여한 삼성전자 자원봉사단 100여명과 주민들이 12일 오후 경기 수원 지동의 한 골목길에서 벽화를 그리고 있다.  [email protected]
【수원=뉴시스】이정하 기자 = "우리동네 골목길 맞아?" 12일 오후 3시 경기 수원시 팔달구 지동의 한 골목길. 자동차 1대도 지나지 못할 정도로 비좁은 이곳에 100여명의 사람들이 모여 담장에 붓칠을 하고 있었다.

 이들은 문화를 통한 골목 활성화 시범사업인 '지동 벽화 프로젝트'에 참여한 삼성전자 수원디지털시티 사회봉사단 봉사자였다. 봉사자 무리에는 수원시 공무원과 수원시 청년일자리 및 공공근로사업 참여 시민도 눈에 띄었다. 

 봉사자들은 아침 9시부터 시작된 벽화그리기에도 지친 기색 하나없이 담장에 색을 덧입혔다. 이들의 손길이 닿는 곳마다 수원화성과 지동의 골목길을 본뜬듯 한 그림이 담장에 새겨졌다.

 또 손자를 등에 업고, 시장에 나간 남편을 애타게 기다리는 할머니의 모습이 그려진 벽화 등 골목길 주민들의 이야기들로 채워졌다.

 심윤아(31·여)씨는 "삼성전자 신입 교육프로그램의 하나로 벽화봉사에 참여하게 됐지만, 어릴 때 색칠공부하던 기분도 나고, 주민들도 좋아해서 기쁘다"고 했다.

 지동은 인근에 있는 '수원화성'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면서 각종 규제로 주거환경은 갈수록 낙후되고, 주민들도 떠나면서 슬럼화되고 있는 곳이다. 그랬던 그곳이 요즘 담장 벽화사업으로 몰라보게 달라지고 있다.

 "활력을 잃은 골목길에 사람사는 냄새 가득한 곳으로 만들자"며 수원시와 수원시자원봉사단체협의회와 삼성전자 사회봉사단, 지동창용마을만들기추진위원회 등이 머리를 맞대고 지난달부터 이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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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뉴시스】강종민 기자 = '지동 벽화 프로젝트'에 참여한 삼성전자 자원봉사단 100여명과 주민들이 12일 오후 경기 수원 지동의 한 골목길에서 벽화를 그리고 있다.  [email protected]
 새옷으로 갈아 입은 골목길보다 인근 주민들의 변화가 더 놀라웠다. 한 주민은 "하나둘씩 빈집들이 늘면서 이웃간 정도 사라지고, 삭막해 가던 골목이 요즘 밝아 지고 있다. 처음엔 시큰둥 하던 주민들도 요즘 붓을 들 정도"라고 전했다. 

 이 사업은 삼성전자 봉사단에서 사업비를 전액 지원하고, 지역 주민과 봉사자들의 땀으로 그려나가고 있다. 이미 전체 골목길 280m 구간(양쪽 600여m) 중 70m 가량의 벽화가 완성됐다. 삼성 봉사단 박장선 부장은 "이달 말까지 1000여명의 삼성 봉사자들을 투입, 완성된 벽화를 시민들이 하루빨리 볼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팔달구는 이 벽화사업 시범골목을 비롯해 지동의 꼬불꼬불한 골목길 23곳 2㎞구간을 연결, 테마형 관광 탐방코스로 개발하기로 했다. 시범사업의 성과를 분석한 뒤 다른 골목길에도 다양한 테마로 벽화 사업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이미 골목길 현황 조사와 스토리텔링 발굴, 골목길 단계별 정비 등의 사업도 진행 중이다. 앞으로 지동 내 폐가를 활용해 북카페와 쉼터, 작가 창작공간 등도 조성할 방침이다.

 팔달구 지동주민센터 기노헌 팀장은 "주민들이 떠나지 않는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자는 취지에서 시작했다"면서 "이 사업은 관이 진행하는 청년·공공근로 등의 일자리창출사업은 물론 주민과 지역 기업들의 참여 등이 어우러진 마을만들기의 새로운 모델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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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낙후도심 지동 "벽을 넘어 사람속으로"

기사등록 2011/10/12 18:10:14 최초수정 2016/12/27 22:5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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