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한자인증제 학부별 제각각…학생들 '부글부글'

기사등록 2011/09/18 06:00:00

최종수정 2016/12/27 22:45:14

【서울=뉴시스】류난영 홍세희 기자 = 고려대학교가 졸업 필수 요건 가운데 하나인 '한자인증제도' 유지 여부를 각 학부에 위임하면서 이를 폐지하지 않은 학부 학생들이 형평성이 어긋난다며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18일 고려대에 따르면 고려대는 2004년 이후 입학한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졸업시까지 한자시험 2급을 취득하거나 교내 자체시험을 통과해야 졸업이 가능하도록 규정해 왔다. 하지만 총학생회의 요구에 따라 올해 4월부터 '한자인증제도'의 유지 여부를 각 단과대에 위임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학생들의 공부 부담 경감 등을 이유로 법과대, 정보통신대, 이과대, 생명과학대, 간호대, 정경대, 미디어학부 등이 한자 졸업요건을 폐지했다.  반면 공과대, 경영대, 문과대, 사범대, 의과대를 비롯한 나머지 단과대학은 한자 졸업요건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와 같은 결정에 대해 학생들은 뚜렷한 기준 없이 졸업요건이 학부별로 제각각이라며 형평성이 어긋난다는 입장이다.       목성수(22·통계학과)씨는 "정경대는 한자가 크게 필요하지 않은데 졸업요건에 한자자격증을 꼭 따도록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시간 낭비"라며 "일부 단과대는 이번 코스모스 졸업부터 한자시험을 폐지했는데 정경대는 내년 입학생들부터 적용되는 등 뚜렷한 기준도 없이 학부별로 다 달라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말했다.  박정훈(23·경제학과)씨는 "한자가 필요할 수도 있지만 강제성을 띤다는 것이 문제"라며 "대학생 이라면 자율적인 학습권과 선택권이 보장되어야 하는데 학사제도로 정해놓은 것은 학문의 자유에 반한다"고 지적했다.  공과대에 재학중인 한 4학년 학생은 "자연계 중에는 우리 대학만 한자 졸업요건을 유지하고 있다"며 "우리과는 특성상 한자를 거의 사용하지 않고 영어를 많이 쓰고 있는데 뚜렷한 기준 없이 한자자격증을 따라는 것은 문제"라고 토로했다.  한자졸업 요건을 폐지한 이과대는 "단과대별로 학문특성과 여러 가지 제반 여건을 고려해 논의를 거쳐 결정한 것이"이라며 "한자도 상당히 중요하지만 이과대 특성도 고려했다"고 말했다.  한자졸업 요건을 유지한 경영대는 "대외적으로 중국과 일본의 무역도 많아지고 있는 등 경영대에서도 한자가 많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라 유지 결정을 내렸다"며 "한자를 쓰지 않는 전공과목이라고 해도 한자를 많이 알고 있으면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학교측은 학부별 특성을 고려해 자율에 맡긴 만큼 형평성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고려대 관계자는 "졸업요건이 학과별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지나치게 경직되어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한자의 필요성도 단과대별로 다 다르기 때문에 본부에서 일률적으로 정하는 것이 아닌 단과대학에서 자율적으로 논의해 결정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유지영 고려대 부총학생회장은  "한자가 필요한 학부도 있지만 자율적인 것인 것이 아니라 졸업을 위해 꼭 통과 해야만 하는 자격 요건으로 정했다는 점에서 불합리하다"며 "전 학부에서 한자졸업인증제가 폐지되야한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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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한자인증제 학부별 제각각…학생들 '부글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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