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광구에서 건진 전사벅지…하지원, 이러니 프로지

기사등록 2011/08/20 08:05:00

최종수정 2016/12/27 22:37:24

【서울=뉴시스】허경 기자 = 영화 '7광구'의 주연배우 하지원이 27일 오후 서울 태평로의 한 호텔에서 가진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neohk@newsis.com
【서울=뉴시스】허경 기자 = 영화 '7광구'의 주연배우 하지원이 27일 오후 서울 태평로의 한 호텔에서 가진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정환 기자 = 올 여름 최고 기대작이었던 영화 ‘7광구’가 속절 없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4일 개봉 이후 사흘 만에 관객 100만명을 넘어설 때만 해도 금방이라도 1000만 관객을 돌파할 듯 싶던 기세는 온 데 간 데 없다. 할리우드 만화영화 ‘개구쟁이 스머프’(감독 라자 고스넬), 한국 만화영화 ‘마당을 나온 암탉’(감독 오성윤) 등은 물론 개봉 한 달을 바라보는 ‘퀵’(감독 조범구)에게까지 밀려 6위로 주저 앉았다.  

 이쯤에서 최대 피해자가 누구일까 생각하게 된다. 연출자 김지훈(40) 감독, 제작자 윤제균(42) 감독, 배급사 CJ E&M 영화부문?  

 아니다. 영화 제작 당시부터 ‘액션 퀸’, ‘한국의 앤절리나 졸리’, ‘한국에 이 사람이 아니면 해낼 수 있는 여배우가 없다’ 등의 극찬을 받은 하지원(33)이다. 베테랑 안성기(59)가 뒤를 받쳐줬지만 이 영화를 본 남녀는 심해장비 매니저 ‘해준’을 연기한 하지원과 괴물만 봤다고 입을 모으니 결국 모든 짐은 하지원이 짊어질 수밖에 없다.  

 ‘7광구’는 하지원이 5년여 전 윤 감독으로부터 처음 아이디어를 듣고 꿈에서도 그려온 작품이다. 하지원이 나선 촬영 횟수만 70회가 넘을 정도다. 그만큼 많이 준비했고, 더 노력한 작품이다. 그래서 대중은 ‘7광구’의 추락을 더욱 안타까워 하고 있다.  

 하지원이 출연을 결심한 이유는 알려진대로 ‘대한민국 여배우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싶어서’였다.  

 “7광구 같은 시나리오에는 ‘약해 보이는 동양 여배우보다 할리우드 여배우가 더 잘 어울린다’는 이야기를 들었거든요. 그래서 해준 역을 완벽하게 소화해 관객들에게 보여줘서 그런 편견을 깨고 싶었어요.”  

 작품에 들어가기 전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완벽하게 준비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있는 하지원은 역시나 ‘7광구’의 해준을 연기하기 위해 스킨스쿠버 자격증을 땄고, 오토바이 면허증도 취득했다. 알고 보면 그 뿐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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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허경 기자 = 영화 '7광구'의 주연배우 하지원이 27일 오후 서울 태평로의 한 호텔에서 가진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7광구 후반부는 대사 없이 해준이 괴생물체와 게임하듯 끌고 가야 했어요. 그런데 힘이 없으면 안 되잖아요? 서있는 자세부터 어떻게 하면 강해 보일까, 더 커 보일까, 눈빛, 고개, 각도, 다 고민했어요. 헤어스타일도 처음 너무 짧게 잘라서 카리스마 없어 보인다기에 길러도 봤죠. 서너번에 걸쳐서 이런 저런 헤어 스타일을 다 해봤어요. 몸도 일부러 더 크게 만들려고 고기가 잘 안 맞는데도 일부러 하루에 고기만 여섯끼를 먹었죠. 고기 양을 줄이면 근육량도 줄까봐 계속 먹었어요.”   

 시추선에서 일하는 여자다운 탄탄한 근육을 갖추기 위한 과정은 눈물겨웠다. 크랭크인 전부터 크랭크 업까지 약 1년 동안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아침을 연 뒤 수영과 필라테스를 하고 다시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하루를 마무리 하는 1일 8시간 이상의 강행군을 했다.  

 “유일한 여자 대원이지만 남자 못잖게 강하고 힘이 세야 했거든요. 가녀린 팔뚝으로 시추 레버를 돌린다고 관객이 그걸 믿겠어요? 괴물과 맞설 때 지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면 실제로 그 힘을 키워야죠. 그건 관객에 대한 예의이기에 앞서 제가 생각하는 연기의 기본이거든요.”  

 이런 피눈물 나는 노력으로 ‘전사벅지’로 대변되는 다부진 몸매를 만들어냈다. 액션 배우로서는 격찬일 수도 있지만 여성으로서는 아쉬울 수 있는 대목일 듯하다.  

 하지원은 “제가 원해서 한 운동이라 후회되지는 않는다”면서도 “사실 7광구 찍기 전에 사놓은 스키니진들을 입기 힘들더라구요. 그게 좀 슬펐죠. 몇 번 안 입은 바지인데요. 호호호”라고 고백했다.  

 ‘7광구’의 예기치 않은 부진은 ‘불패신화’를 자랑해 온 하지원에게 자칫 상처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잃는 것이 있으면 얻는 것도 있는 법이다. 이번 작품을 통해 특별한 연기 노하우를 깨쳤음이 분명하다. 어쩌면 그것으로 위안을 삼아도 될는 지 모른다. 바로 CG로 만든 괴물과의 공연이다. 특히, 홀로 괴물과 사투를 벌여야 하는 후반부에 15일간 아무도 없는 세트에서 혼자 연기한 경험은 우리나라에는 하지원 외에는 아무도 없다.   

 실제로 CG 연기에 관해 하지원은 “저는 보통 상대방 눈을 보고 연기를 하는데 괴물이 실제로는 없으니 괴물에 대한 감정표출을 하는 게 처음에는 많이 힘들었어요”라면서 “하지만 시간이 지나니 시선 처리를 어떻게 하면 되겠다는 요령이 생기더군요. 할리우드 배우들이 어떻게 연기를 하는지 공부도 많이 된 것 같구요”라고 답해 이런 기대를 뒷받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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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허경 기자 = 영화 '7광구'의 주연배우 하지원이 27일 오후 서울 태평로의 한 호텔에서 가진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7광구’가 46개국에 수출된 것을 두고 미국 CNN의 국제뉴스 사이트 CNN고가 하지원에게 할리우드 진출에 대해 묻자 “사실 제대로 생각해 본 적은 없지만 할리우드에 갈 기회가 온다면 나는 모험을 좋아하기에 마다하지 않을 것 같다”고 자신있게 대답한 배경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하지원은 이미 톱스타다. 쉽고 편하면서도 돋보이는 캐릭터만 골라 먹어도 될 위치다. 그럼에도 작품마다 사서 고생을 한다.  

 “모든 건 제가 선택하는 거잖아요? 그래서 힘들지만 신나게 살죠. ‘7광구’에서 괴물과의 사투는 정말 힘들었지만 끝내고 나서 느끼는 카타르시스는 이루 말할 수 없어요. 새 영화 ‘코리아’에서 결승전을 찍을 때 온 힘을 다 쏟아야 해서 힘들었지만 끝내고 느낀 통쾌함 역시 말로 표현할 수 없었죠.”  

 그러나 아무리 하지원이 톱스타이고, 스스로 힘든 캐릭터를 택한다고 해도 관객, 시청자, 팬의 사랑 없이는 결코 존재할 수 없다. 그래서 하지원은 이 말 만은 늘 잊지 않는다.   

 “정말 열심히 찍은 드라마나 영화를 시청자나 관객들이 사랑해주실 때 저는 더욱 힘이 나죠. 그 힘 덕분에 다음 작품을 힘들어도 또 할 수 있는 것이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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