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시스】박문호 기자 = 16일 오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파크하얏트에서 진행된 한국계 할리우드 배우 켄 정(정강조)이 인터뷰에서 우스꽝스런 포즈를 취하고 있다. 대구와 부산출신의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아이비리그 명문 듀크대 의대를 조기졸업하고 내과의사로 활동하던 중 95년부터 낮에는 의사로, 밤에는 코미디언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행오버 1편을 통해 마피아 두목인 '미스터 차우'역으로 MTV 영화제에서 '최고 황당한 순간상'을 수상한 그는 할리우드에서 대표적 코미디언으로 자리잡았다. 오는 25일 개봉하는 '행오버2'(감독 토드 필립스)는 친구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태국으로 간 세 친구가 사라진 신부의 동생을 찾아 헤매면서 겪는 일을 다룬 코미디다. 켄 정은 전편에 이어 사건의 열쇠를 쥔 마약상 미스터 차우를 열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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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정환 기자 = 할리우드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린 R등급 코미디 '행오버'(2009)에서 가장 충격적이면서 황당한 것은 차 트렁크가 열리는 순간 전라의 남자가 튀어나와 주인공들을 지팡이로 마구 패는 장면이다.
바로 이 장면 하나로 일약 세계적 스타로 떠오른 사람이 있다. 한국계 할리우드 배우 켄 정(42·정강조)이다.
켄 정은 최근 개봉한 블록버스터 '트랜스포머3'에서는 뭔가 비밀을 간직한 듯하면서도 변태스러워 보이는 엔지니어 '제리 왕'으로 또 다른 모습을 보였으며, 25일 국내 개봉하는 '행오버2'에서는 다시 '미스터 차우'로 돌아와 전작을 능가하는 비중과 한층 업그레이된 코믹 연기를 펼쳐 보인다.
16일 서울 삼성동 파크하얏트 호텔에서 만난 켄 정은 작품 속에서 보여준 익살스럽고 유쾌한 모습은 그대로였지만 한편으로는 예의바르며 지적인, 그야말로 '아메리칸 드림'을 안고 미국으로 이민한 한국인 가정의 아들 모습 그대로였다.
켄 정은 "원래 성격은 조용한 편이다. 사실 어렸을 적에는 처음 보는 사람들한테는 낯을 가리기도 했다. 집안에서도 항상 예의바르고 남을 존중하라고 교육받았다"면서 "영화에서는 황당하고 규칙을 어기는 캐릭터로 나온다. 그건 나 스스로도 색다른 경험이었고, 일종의 탈출이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실제보다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연기하는 것에 관해서는 "누구나 진지한 면과 웃기는 면 등 다양한 면을 갖고 있는데 나는 그 중에서도 웃기는 면을 많이 발견한 셈"이라며 "그런 캐릭터 연기가 삶의 균형을 잡는 것 같다. 집에서는 아버지로, 남편으로서 현실에 충실한 가장으로 살고, 영화에서는 웃기고 황당한 캐릭터가 되면서 인생의 균형을 잡아가고 있다"고 만족스러워 했다.
켄 정은 만 16세에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아이비리그의 듀크대 의대에 들어간 '엄친아'다. 내과의사라는 안정적인 삶을 벗어던지고 배우라는 가시밭길을 걷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
"대학에서 연기과목을 수강했다. 처음엔 호기심이었는데 이를 계기로 연기에 반했다. 사실 액팅스쿨에도 합격했지만, 이미 의예과 학생이었고 의과대학원 진학이 정해져 있어서 의사의 길로 갔다. 전업 의사로 활동하면서 취미로 연기를 했는데 그 생활이 만족스러웠다. 첫 영화인 '사고친 후에'에서도 의사로 나왔는데, 이후 출연 제안이 많이 들어왔다. 내친 김에 배우로 전업을 해볼까 했고, 결국 그렇게 됐다."
특히 "내 인생 자체가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내 미래는 앞으로도 열려 있다고 생각한다. 인생의 시간은 제한돼 있다. 그래서 리스크를 감수하고 용감한 선택을 할 필요가 있다. 내 도전은 성공했고, 그래서 이 자리에 있게 됐다. 대단히 만족한다"고 말해 지금의 자신의 모습에 만족하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행오버'에서의 알몸 신은 사실 몇 분 되지 않는 짧은 분량이었지만 대단한 임팩트였고, 대중에게 그의 존재를 확실히 각인시켰다. 지난해 MTV는 '최고 황당한 순간상'을 안겨주며 높이 평가했다.
켄 정은 "그건 내 아이디어였다"면서 "원래 대본에서는 미스터 차우가 사각 팬티를 입고 있었는데, 감독에게 다 벗고 나가겠다고 했다. 영화 자체가 미국 스타일의 공격적이고 자극적인 코미디라고 생각하니 그게 훨씬 충격적이고 웃기고 또 튈 거라고 생각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런데 코믹하다 못해 황당한, 이 장면에는 켄 정 나름의 아픈 사연이 감춰져 있었다.
바로 이 장면 하나로 일약 세계적 스타로 떠오른 사람이 있다. 한국계 할리우드 배우 켄 정(42·정강조)이다.
켄 정은 최근 개봉한 블록버스터 '트랜스포머3'에서는 뭔가 비밀을 간직한 듯하면서도 변태스러워 보이는 엔지니어 '제리 왕'으로 또 다른 모습을 보였으며, 25일 국내 개봉하는 '행오버2'에서는 다시 '미스터 차우'로 돌아와 전작을 능가하는 비중과 한층 업그레이된 코믹 연기를 펼쳐 보인다.
16일 서울 삼성동 파크하얏트 호텔에서 만난 켄 정은 작품 속에서 보여준 익살스럽고 유쾌한 모습은 그대로였지만 한편으로는 예의바르며 지적인, 그야말로 '아메리칸 드림'을 안고 미국으로 이민한 한국인 가정의 아들 모습 그대로였다.
켄 정은 "원래 성격은 조용한 편이다. 사실 어렸을 적에는 처음 보는 사람들한테는 낯을 가리기도 했다. 집안에서도 항상 예의바르고 남을 존중하라고 교육받았다"면서 "영화에서는 황당하고 규칙을 어기는 캐릭터로 나온다. 그건 나 스스로도 색다른 경험이었고, 일종의 탈출이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실제보다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연기하는 것에 관해서는 "누구나 진지한 면과 웃기는 면 등 다양한 면을 갖고 있는데 나는 그 중에서도 웃기는 면을 많이 발견한 셈"이라며 "그런 캐릭터 연기가 삶의 균형을 잡는 것 같다. 집에서는 아버지로, 남편으로서 현실에 충실한 가장으로 살고, 영화에서는 웃기고 황당한 캐릭터가 되면서 인생의 균형을 잡아가고 있다"고 만족스러워 했다.
켄 정은 만 16세에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아이비리그의 듀크대 의대에 들어간 '엄친아'다. 내과의사라는 안정적인 삶을 벗어던지고 배우라는 가시밭길을 걷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
"대학에서 연기과목을 수강했다. 처음엔 호기심이었는데 이를 계기로 연기에 반했다. 사실 액팅스쿨에도 합격했지만, 이미 의예과 학생이었고 의과대학원 진학이 정해져 있어서 의사의 길로 갔다. 전업 의사로 활동하면서 취미로 연기를 했는데 그 생활이 만족스러웠다. 첫 영화인 '사고친 후에'에서도 의사로 나왔는데, 이후 출연 제안이 많이 들어왔다. 내친 김에 배우로 전업을 해볼까 했고, 결국 그렇게 됐다."
특히 "내 인생 자체가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내 미래는 앞으로도 열려 있다고 생각한다. 인생의 시간은 제한돼 있다. 그래서 리스크를 감수하고 용감한 선택을 할 필요가 있다. 내 도전은 성공했고, 그래서 이 자리에 있게 됐다. 대단히 만족한다"고 말해 지금의 자신의 모습에 만족하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행오버'에서의 알몸 신은 사실 몇 분 되지 않는 짧은 분량이었지만 대단한 임팩트였고, 대중에게 그의 존재를 확실히 각인시켰다. 지난해 MTV는 '최고 황당한 순간상'을 안겨주며 높이 평가했다.
켄 정은 "그건 내 아이디어였다"면서 "원래 대본에서는 미스터 차우가 사각 팬티를 입고 있었는데, 감독에게 다 벗고 나가겠다고 했다. 영화 자체가 미국 스타일의 공격적이고 자극적인 코미디라고 생각하니 그게 훨씬 충격적이고 웃기고 또 튈 거라고 생각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런데 코믹하다 못해 황당한, 이 장면에는 켄 정 나름의 아픈 사연이 감춰져 있었다.

【서울=뉴시스】박문호 기자 = 16일 오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파크하얏트에서 진행된 한국계 할리우드 배우 켄 정(정강조)이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대구와 부산출신의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아이비리그 명문 듀크대 의대를 조기졸업하고 내과의사로 활동하던 중 95년부터 낮에는 의사로, 밤에는 코미디언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행오버 1편을 통해 마피아 두목인 '미스터 차우'역으로 MTV 영화제에서 '최고 황당한 순간상'을 수상한 그는 할리우드에서 대표적 코미디언으로 자리잡았다. 오는 25일 개봉하는 '행오버2'(감독 토드 필립스)는 친구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태국으로 간 세 친구가 사라진 신부의 동생을 찾아 헤매면서 겪는 일을 다룬 코미디다. 켄 정은 전편에 이어 사건의 열쇠를 쥔 마약상 미스터 차우를 열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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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그 때는 힘든 시기였다. 아내가 유방암 3기 판정을 받아 방사능 치료를 받고 있었고, 한 살짜리 쌍둥이 딸이 있었다. 유방암 환자의 남편으로서, 쌍둥이 딸의 아버지로서 심신이 지쳐있었다. 그 역할을 해야 되나 말아야 되나 고민도 했다. 그런데 아내가 내게 하라고 했다."
용기를 내서 했던 알몸 연기는 그에게 많은 기쁨을 안겨줬다. 오히려 '인기'는 부록에 불과했다. 더 큰 기쁨은 그의 말처럼 "일종의 치유이자 인생을 되돌아보는 계기를 갖게 된 것"이었다.
켄 정은 "10년 전이었다면 벌거벗고 뛰쳐나오는 장면을 두려워서 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고백하면서 "하지만 인생은 짧다. 인생을 두려워하다보면 손가락 사이로 다 빠져나간다. 나는 어떻게 할까 두려워하기보다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고 싶었다. 그래서 도전을 했고, 미친듯한 황당한 캐릭터 연기가 카타르시스를 줬다"고 돌아봤다.
베트남계 혼혈인 켄 정의 부인은 다행히 완쾌돼 의사로 일하고 있고, 지금도 그의 가장 든든한 조력자이자 후원자다.
켄 정은 당시 많은 배려를 해준 '행오버'의 연출자 토드 필립스 감독과 여러 동료 배우들, 제작사 워너브라더스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감독과 동료들에게 내 속마음을 털어놓자 모두들 진심으로 위로해줬다. 워너브러더스에서도 내 분량의 촬영이 없을 때는 아내가 있는 LA를 종종 다녀올 수 있도록 항공권을 마련해주는 등 도움을 아끼지 않았다."
켄 정은 '트랜스포머3' 출연을 자신의 또 다른 전환점으로 생각하며 반기고 있다.
"제리 왕 캐릭터가 코믹하기는 하지만 영화 자체는 코미디가 아니라 SF다. 따라서 내 연기의 폭을 넓혀주는 영화였다고 생각한다. 특히 디셉티콘에 맞서는 장면은 CG였기 때문에 막대기를 보면서 디셉티콘을 상상하며 연기해야 했다. 어려운 점이 있었지만 이를 통해 연기의 폭이 깊어지고 또 넓어졌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액션 영화에도 출연하고 싶고, 드라마든 SF든 다양한 장르에서 다양한 배역을 맡고 싶다."
미국에서 태어나 1986년에 친지 방문차 한 차례 방문한 뒤 개인적으로나 업무적으로나 모처럼 한국을 찾은 켄 정은 "마치 집에 돌아온 느낌"이라는 말로 모국에의 애정을 드러내면서 "내가 한국 배우라는 것이 자랑스럽다. 한국인들과 꼭 함께 일하고 싶다. 한국은 나의 모국이고, 내가 누구인가 하는 질문의 답이기 때문"이라고 밝혀 한국에서도 활동할 뜻이 있음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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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기를 내서 했던 알몸 연기는 그에게 많은 기쁨을 안겨줬다. 오히려 '인기'는 부록에 불과했다. 더 큰 기쁨은 그의 말처럼 "일종의 치유이자 인생을 되돌아보는 계기를 갖게 된 것"이었다.
켄 정은 "10년 전이었다면 벌거벗고 뛰쳐나오는 장면을 두려워서 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고백하면서 "하지만 인생은 짧다. 인생을 두려워하다보면 손가락 사이로 다 빠져나간다. 나는 어떻게 할까 두려워하기보다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고 싶었다. 그래서 도전을 했고, 미친듯한 황당한 캐릭터 연기가 카타르시스를 줬다"고 돌아봤다.
베트남계 혼혈인 켄 정의 부인은 다행히 완쾌돼 의사로 일하고 있고, 지금도 그의 가장 든든한 조력자이자 후원자다.
켄 정은 당시 많은 배려를 해준 '행오버'의 연출자 토드 필립스 감독과 여러 동료 배우들, 제작사 워너브라더스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감독과 동료들에게 내 속마음을 털어놓자 모두들 진심으로 위로해줬다. 워너브러더스에서도 내 분량의 촬영이 없을 때는 아내가 있는 LA를 종종 다녀올 수 있도록 항공권을 마련해주는 등 도움을 아끼지 않았다."
켄 정은 '트랜스포머3' 출연을 자신의 또 다른 전환점으로 생각하며 반기고 있다.
"제리 왕 캐릭터가 코믹하기는 하지만 영화 자체는 코미디가 아니라 SF다. 따라서 내 연기의 폭을 넓혀주는 영화였다고 생각한다. 특히 디셉티콘에 맞서는 장면은 CG였기 때문에 막대기를 보면서 디셉티콘을 상상하며 연기해야 했다. 어려운 점이 있었지만 이를 통해 연기의 폭이 깊어지고 또 넓어졌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액션 영화에도 출연하고 싶고, 드라마든 SF든 다양한 장르에서 다양한 배역을 맡고 싶다."
미국에서 태어나 1986년에 친지 방문차 한 차례 방문한 뒤 개인적으로나 업무적으로나 모처럼 한국을 찾은 켄 정은 "마치 집에 돌아온 느낌"이라는 말로 모국에의 애정을 드러내면서 "내가 한국 배우라는 것이 자랑스럽다. 한국인들과 꼭 함께 일하고 싶다. 한국은 나의 모국이고, 내가 누구인가 하는 질문의 답이기 때문"이라고 밝혀 한국에서도 활동할 뜻이 있음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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