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시스】안세영 교수(경희대 한의대 신계내과학) '성학'<1>
입을 맞추는 것만큼 확실한 애정 표현이 또 있을까?
입 속에는 온갖 세균이 득실대고, 입 속의 분비물인 침을 튀기면 더럽다고 피하지만, 묘하게도 상대방에게 자신의 입을 갖다 디밀면 애정행위로 돌변한다. 물론 아무에게나 적용되는 이야기는 아니다. 적의를 품은 상대에게 자신의 입을 맞추려 해 봤자 돌아오는 건 따귀나 냉소뿐이다.
그렇지만 사랑하는 사람에게의 입맞춤은 상호간 애정을 더욱 돈독히 하는 데 큰 역할을 해서, 입맞춤 행위는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경우에 따라서는 동성(同性)간에도 무리 없이 행해지고 있다.
모 방송국의 유아용 프로그램 제목은 아예 타이틀까지 입맞춤을 귀엽게 표현한 말 ‘뽀뽀’에 ‘뽀’자 하나를 추가한 것인데, 주제가 또한 ‘아빠가 출근할 땐 뽀뽀뽀, 엄마가 안아줘도 뽀뽀뽀’ 등으로 아이들에게 입맞춤의 일상화(?)를 각별히 주입시킨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자식들로부터 뽀뽀세례를 받을 때의 행복감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으리라!
입맞춤이라는 확실한 우리말이 있지만, 또 이를 귀엽게 표현한 뽀뽀도 있지만, 입맞춤은 글자 그대로 입과 입을 맞춘 경우만 해당하는지 일반적으로는 ‘키스(kiss)’라는 용어를 많이 쓴다.
물론 한자에도 접문(接吻), 합구(合口), 구흡(口吸), 친취(親嘴), 철면(啜面) 등 키스에 해당하는 표현이 있지만, 이는 주로 동물들의 동작이나 모자(母子)간의 행위 등 성적인 요소가 배제된 상황에서 쓰일 뿐 아니라 글자 자체가 쉽지 않은 탓에 일반화되지 않았다.
하기야 키스가 입과 입을 맞췄을 때만 쓰는 건 아니다. 일례로 오스트리아의 한 극작가는 입술에 키스하면 애정, 눈 위에 하면 동경, 뺨에 하면 호감, 이마에 하면 우정, 손등에 하면 존경 등으로, 입술을 맞대는 신체 부위에 따라 의미가 달라진다며 키스의 종류를 분류했으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키스’라는 말을 들으면 우리는 남녀 간 성적 요소가 풍부하게 함축된 애정행위로서 입술이 대상이라고 여기기 마련이며, 실제로 남녀 간 성행위를 단계별로 구분했을 때 실로 중요한 한 단계가 ‘키스’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남녀 간 외성기의 결합이 ‘10장(十章)’이라면, 키스는 ‘9장(口章)’에 해당한다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키스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성의학자들은 키스야말로 큰 돈 들이지 않고도 건강이 증진되는 최고선의 방법이라고 주장한다. 가령 미국에서는 분위기 있는 키스를 규칙적으로 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평균 5년은 오래 산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또 사랑의 키스는 체중감소에도 큰 도움이 되어 사랑하는 부부사이의 ‘모닝 키스(morning kiss)’ 한 번은 3.8㎉의 에너지 연소 효과에 버금간다는 웃지 못 할 계산결과까지 내놓았다. 한술 더 떠, 키스를 하면 심장과 맥박이 거의 두 배 가량 빨라져 혈압이 상승하고, 췌장(膵臟)에서는 인슐린이, 부신(副腎)에서는 아드레날린이 분비된다는 구체적인 의학이론까지 제시되었다.
아무튼 남녀가 사랑의 정감과 욕구에 따라 입과 입을 맞대는 순간, 체내에서는 이에 뒤따른 격렬한 반응이 일어난다. ‘UB(유언비어)통신’에 따르면, 중국의 유명한 성의학자는 키스로 유발되는 반응은 그들이 자랑하는 한자성어(漢字成語)에 따라 5단계로 구분된다고 주장했다. 즉 ‘이구동성(異口同聲), 좌충우돌(左衝右突), 설왕설래(舌往舌來: 한자가 바뀌었음을 주의하라!), 진퇴양난(進退兩難), 혼수상태(昏睡狀態)’라나?
그럼 남녀 간에 펼쳐지는 성반응(性反應)과, 이 반응을 두려워하기보다는 적극적으로 체험하려는 욕구, 곧 성욕(性慾)에 대해 알아보자.
먼저 독일의 천재 시인 ‘괴테(Goethe)’가 읊조린 시의 일부분을 잠시 감상해 보자. 고희(古稀)라 일컫는 칠순(七旬)을 넘긴 74살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앳된 19살 소녀에게 실연(失戀)당한 뒤 써내려간 눈물의 시를….
“나는 억제할 수 없는 욕망에 빠져 버렸다. 눈물이 흐르고 또 흐를 뿐이다. 나는 그 눈물이 끊임없이 흐르도록 내버려두련다. 그러나 그 눈물은 내 가슴에서 타오르는 불길을 꺼 주지 못할 것이다”
‘늘그막에 웬 주책’이라며 욕할지 모르지만, 괴테는 생명이 다하는 그날까지도 절대 꺼지지 않는 인간의 성적 욕망을 ‘가슴속에 타오르는 불길’이라며 진솔하게 표현했다. 그가 타계한지도 거의 200년이 되어가건만, 실연의 아픔을 노래한 이 싯구절은 여전히 인구(人口)에 회자(膾炙)된다. 그를 추종하는 문학도들은 자칫 천박해지기 쉬운 성욕을 어쩜 이렇게 멋들어지게 표현했을까 감탄하곤 하는데, 사실 괴테에게 감탄사를 연발하는 사람은 문학도뿐만이 아니다.
저자 같은 한의학도에게도 괴테가 표현한 성욕은 실로 아찔한 느낌을 주기에 부족함이 없기 때문이다. 벽안(碧眼)의 시인이 한의학에 입문하지도 않았을 텐데, 성욕을 어쩌면 그리 정확하게 한의학적으로 콕 찍어 표현했을까?
한의학 전공자가 괴테의 표현에 경이로움을 느끼는 이유는 좀 뒤에 알아보고, 우선 바보상자에 감염된 사람의 성욕에 대한 견해를 들어보자.
그는 TV를 보노라면 잠시도 그치지 않는 광고의 홍수에 휩쓸리기 마련인데, 그 중에서도 성욕을 일목요연하게 압축한 표현이 있다는 것이다. 뭐라던가?
‘주고 싶은 마음, 먹고 싶은 마음’이라나?
지상사 02-3453-6111 www.jisangsa.kr
입을 맞추는 것만큼 확실한 애정 표현이 또 있을까?
입 속에는 온갖 세균이 득실대고, 입 속의 분비물인 침을 튀기면 더럽다고 피하지만, 묘하게도 상대방에게 자신의 입을 갖다 디밀면 애정행위로 돌변한다. 물론 아무에게나 적용되는 이야기는 아니다. 적의를 품은 상대에게 자신의 입을 맞추려 해 봤자 돌아오는 건 따귀나 냉소뿐이다.
그렇지만 사랑하는 사람에게의 입맞춤은 상호간 애정을 더욱 돈독히 하는 데 큰 역할을 해서, 입맞춤 행위는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경우에 따라서는 동성(同性)간에도 무리 없이 행해지고 있다.
모 방송국의 유아용 프로그램 제목은 아예 타이틀까지 입맞춤을 귀엽게 표현한 말 ‘뽀뽀’에 ‘뽀’자 하나를 추가한 것인데, 주제가 또한 ‘아빠가 출근할 땐 뽀뽀뽀, 엄마가 안아줘도 뽀뽀뽀’ 등으로 아이들에게 입맞춤의 일상화(?)를 각별히 주입시킨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자식들로부터 뽀뽀세례를 받을 때의 행복감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으리라!
입맞춤이라는 확실한 우리말이 있지만, 또 이를 귀엽게 표현한 뽀뽀도 있지만, 입맞춤은 글자 그대로 입과 입을 맞춘 경우만 해당하는지 일반적으로는 ‘키스(kiss)’라는 용어를 많이 쓴다.
물론 한자에도 접문(接吻), 합구(合口), 구흡(口吸), 친취(親嘴), 철면(啜面) 등 키스에 해당하는 표현이 있지만, 이는 주로 동물들의 동작이나 모자(母子)간의 행위 등 성적인 요소가 배제된 상황에서 쓰일 뿐 아니라 글자 자체가 쉽지 않은 탓에 일반화되지 않았다.
하기야 키스가 입과 입을 맞췄을 때만 쓰는 건 아니다. 일례로 오스트리아의 한 극작가는 입술에 키스하면 애정, 눈 위에 하면 동경, 뺨에 하면 호감, 이마에 하면 우정, 손등에 하면 존경 등으로, 입술을 맞대는 신체 부위에 따라 의미가 달라진다며 키스의 종류를 분류했으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키스’라는 말을 들으면 우리는 남녀 간 성적 요소가 풍부하게 함축된 애정행위로서 입술이 대상이라고 여기기 마련이며, 실제로 남녀 간 성행위를 단계별로 구분했을 때 실로 중요한 한 단계가 ‘키스’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남녀 간 외성기의 결합이 ‘10장(十章)’이라면, 키스는 ‘9장(口章)’에 해당한다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키스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성의학자들은 키스야말로 큰 돈 들이지 않고도 건강이 증진되는 최고선의 방법이라고 주장한다. 가령 미국에서는 분위기 있는 키스를 규칙적으로 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평균 5년은 오래 산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또 사랑의 키스는 체중감소에도 큰 도움이 되어 사랑하는 부부사이의 ‘모닝 키스(morning kiss)’ 한 번은 3.8㎉의 에너지 연소 효과에 버금간다는 웃지 못 할 계산결과까지 내놓았다. 한술 더 떠, 키스를 하면 심장과 맥박이 거의 두 배 가량 빨라져 혈압이 상승하고, 췌장(膵臟)에서는 인슐린이, 부신(副腎)에서는 아드레날린이 분비된다는 구체적인 의학이론까지 제시되었다.
아무튼 남녀가 사랑의 정감과 욕구에 따라 입과 입을 맞대는 순간, 체내에서는 이에 뒤따른 격렬한 반응이 일어난다. ‘UB(유언비어)통신’에 따르면, 중국의 유명한 성의학자는 키스로 유발되는 반응은 그들이 자랑하는 한자성어(漢字成語)에 따라 5단계로 구분된다고 주장했다. 즉 ‘이구동성(異口同聲), 좌충우돌(左衝右突), 설왕설래(舌往舌來: 한자가 바뀌었음을 주의하라!), 진퇴양난(進退兩難), 혼수상태(昏睡狀態)’라나?
그럼 남녀 간에 펼쳐지는 성반응(性反應)과, 이 반응을 두려워하기보다는 적극적으로 체험하려는 욕구, 곧 성욕(性慾)에 대해 알아보자.
먼저 독일의 천재 시인 ‘괴테(Goethe)’가 읊조린 시의 일부분을 잠시 감상해 보자. 고희(古稀)라 일컫는 칠순(七旬)을 넘긴 74살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앳된 19살 소녀에게 실연(失戀)당한 뒤 써내려간 눈물의 시를….
“나는 억제할 수 없는 욕망에 빠져 버렸다. 눈물이 흐르고 또 흐를 뿐이다. 나는 그 눈물이 끊임없이 흐르도록 내버려두련다. 그러나 그 눈물은 내 가슴에서 타오르는 불길을 꺼 주지 못할 것이다”
‘늘그막에 웬 주책’이라며 욕할지 모르지만, 괴테는 생명이 다하는 그날까지도 절대 꺼지지 않는 인간의 성적 욕망을 ‘가슴속에 타오르는 불길’이라며 진솔하게 표현했다. 그가 타계한지도 거의 200년이 되어가건만, 실연의 아픔을 노래한 이 싯구절은 여전히 인구(人口)에 회자(膾炙)된다. 그를 추종하는 문학도들은 자칫 천박해지기 쉬운 성욕을 어쩜 이렇게 멋들어지게 표현했을까 감탄하곤 하는데, 사실 괴테에게 감탄사를 연발하는 사람은 문학도뿐만이 아니다.
저자 같은 한의학도에게도 괴테가 표현한 성욕은 실로 아찔한 느낌을 주기에 부족함이 없기 때문이다. 벽안(碧眼)의 시인이 한의학에 입문하지도 않았을 텐데, 성욕을 어쩌면 그리 정확하게 한의학적으로 콕 찍어 표현했을까?
한의학 전공자가 괴테의 표현에 경이로움을 느끼는 이유는 좀 뒤에 알아보고, 우선 바보상자에 감염된 사람의 성욕에 대한 견해를 들어보자.
그는 TV를 보노라면 잠시도 그치지 않는 광고의 홍수에 휩쓸리기 마련인데, 그 중에서도 성욕을 일목요연하게 압축한 표현이 있다는 것이다. 뭐라던가?
‘주고 싶은 마음, 먹고 싶은 마음’이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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