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기수열외 못견뎌 자살, 본인책임 85%"

기사등록 2011/08/03 12:00:00

최종수정 2016/12/27 22:33:08

【서울=뉴시스】박대로 기자 = 군 복무 중 '기수열외'(집단따돌림) 등 가혹행위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경우 본인 책임이 85%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합의21부(부장판사 김주현)는 휴가 복귀를 앞두고 자살한 장모(당시 21세)씨의 유족들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고 3일 밝혔다.  재판부는 "자살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보이지 않는 점에 비춰볼 때 폭언·폭행과 장씨의 자살 사이에 인과관계가 존재하므로 국가는 장씨와 유족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며 "정부는 장씨의 아버지와 어머니에게 각 2792만여원을, 장씨의 형에게 2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다만 정부의 손해배상 책임에 대해서는 "욕설의 정도가 견디기 어려울 정도였다고 보기 어렵고 장씨에게도 상부 보고 등 적극적 노력을 하지 않은 채 자살이란 극단적인 행동을 선택한 잘못이 있다"며 "이같은 장씨의 잘못은 자살에 이르게 된 중대한 원인이므로 본인의 잘못을 전체의 85%로 정한다"고 설명했다.  장씨는 2008년 5월 육군에 입대한 뒤 같은 해 7월 보병 25사단 소속 모 부대에 배치돼 유탄수로 복무했다.  내성적인 성격과 약한 체력(신장 181㎝, 몸무게 63㎏) 탓에 장씨는 업무처리 면에서 미숙했고 이 과정에서 부대원들로부터 욕설을 듣거나 폭행을 당했으며 선임병 대우도 받지 못했다.  일부 부대원들은 후임병들을 상대로 "장 일병은 일을 못하니까 아무 것도 시키지 마라" "선임병 대우를 해주지 마라" "소대 일을 시키지 마라" "앞으로 장 일병에게 말도 걸지 마라" 등 발언을 하며 장씨를 따돌린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한 동기생은 장씨 때문에 혼났다는 이유로 장씨의 왼쪽 얼굴을 자신의 손바닥으로 수차례 때린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정기휴가차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자신의 집으로 간 장씨는 "군 생활이 힘들어 부대에 복귀하기 싫다"며 심적 고통을 호소한 끝에 부대복귀일인 2009년 4월6일 오후 아파트 9층에서 추락했다.  인근 병원으로 옮겨진 장씨는 두개골 골절 등으로 1시간여 만에 사망했다. 이후 발견된 장씨의 수첩과 메모장에는 '하이바로 때렸다' '가스활대로 때렸다' '개머리판으로 머리를 찍었다' '고통스럽다. 죽고 싶다' 등 문구가 남아있었다.  이에 장씨의 유족은 지난해 3월 정부를 상대로 "4억여원을 지급하라"며 소송을 냈다.  1심 재판부는 "질책을 당하거나 일부 동료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한 사실이 인정되지만 지속적이고 조직적인 폭언·폭행과 집단적인 따돌림이 있었다고 보기에 부족하다"며 손해배상 청구를 기각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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