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과 고소인의 송치의견서 '부당거래', 결말은?

기사등록 2011/07/07 06:00:00

최종수정 2016/12/27 22:25:41

【서울=뉴시스】박대로 기자 = 현직 경찰관과 고소인 측 사이에 벌어진 수사서류 '부당거래' 전모가 밝혀졌고 두 사람 모두 법정에서 유죄 판결을 면치 못했다.

 서울 구로경찰서 소속 정모(47) 경위는 2008년 맞고소 사건을 맡았다.

 한 건은 정모씨가 이모씨를 특경가법상 공갈 혐의로 고소한 사건, 나머지 한 건은 이씨가 반대로 정씨를 특경가법상 배임 혐의로 고소한 사건이었다.

 사건을 맡은 정 경위는 정씨의 손을 들어줬다.

 정 경위는 정씨에 대한 고소사건은 '혐의없음' 의견으로 남부지검에 송치해 불기소 처분을 이끌어낸 반면 정씨가 이씨를 고소한 사건은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송치 후 정 경위는 2008년 10월께 영등포구 대림동 모 일식당에서 정씨 측 대리인인 문모(53)씨를 만났다.

 이 자리에서 정 경위는 검찰에 넘기기 전 작성해 보관해둔 송치의견서를 문씨에게 건넸다. 정 경위는 서류를 넘기며 "이것을 제3자에게 절대 유출해선 안 된다"며 "변호사와 정씨만 볼 수 있도록 하라"고 당부했다.

 송치의견서에는 범죄사실, 고소인과 피고소인의 진술내용 요지, 기소·불기소 의견 등이 기재돼 있었다. 이를 확보함으로써 정씨 측은 향후 진행될 이씨에 대한 민사소송 과정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게 됐다.

 문씨는 넘겨받은 송치의견서를 정씨 측에 전달한 뒤 곰곰이 생각한 끝에 정 경위를 협박해 돈을 뜯어내기로 마음먹었다.

 약 2개월 뒤인 2008년 12월28일께, 문씨는 경기 광명시 철산동 모 식당에 정 경위를 불러놓고 "의견서를 나에게 준 것이 얼마나 큰 죄인 줄 아느냐"며 "내일 당장 기자회견을 열면 너, 경찰서장, 경찰청장, 검사, 검찰총장 모두 모가지"라고 협박했다.

 이어 "이 한 건을 위해 지금까지 일했다"며 "10억원을 주면 조용한 곳에 가서 살겠다"고 돈을 요구했다.

 그러나 정 경위는 끝내 문씨에게 돈을 주지 않았고 이들의 '부당거래'도 결국 들통 나고 말았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2부(부장판사 김용관)는 7일 정 경위에 대해 징역 6월의 선고를 유예했고, 문씨에 대해서는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4년, 보호관찰 3년, 사회봉사 120시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정 경위는 고소인 측의 부탁을 받고 공무상 비밀을 누설함으로써 수사기관의 범죄수사기능에 장애가 발생할 위험을 초래했고 수사의 공정성에 대한 신뢰를 추락시켜 책임이 무겁다"고 판시했다.

 그러나 동시에 "13년간 경찰로 재직하면서 국가에 헌신했는데 이 사건으로 직을 잃게 하는 것은 가혹하며 이 사건과 관련해 정직 3월 징계를 받은 점 등을 감안해 형의 선고를 유예한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재판부는 문씨에 대해서는 "경찰의 약점을 이용해 거액을 갈취하려 해 죄질이 좋지 않은 점, 형사처벌 전력이 29차례 있는 점 등은 문씨에게 불리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범행이 미수에 그친 점, 범행 후 한두 달 뒤 피해자에게 사과한 점 등을 감안해 형의 집행을 유예하고 보호관찰과 사회봉사를 명한다"고 양형 이유를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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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과 고소인의 송치의견서 '부당거래', 결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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