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하게 무섭네, 올여름 첫 공포영화 '화이트'

기사등록 2011/05/31 11:07:46

최종수정 2016/12/27 22:15:18

【서울=뉴시스】김인철 인턴기자 = 영화배우 변정수(왼쪽부터), 황우슬혜, 메이다니, 최아라, 진세연, 함은정이 30일 오후 서울 성동구 왕십리CGV에서 열린 한국영화 '화이트 저주의 멜로디' 언론시사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yatoya@newsis.com
【서울=뉴시스】김인철 인턴기자 = 영화배우 변정수(왼쪽부터), 황우슬혜, 메이다니, 최아라, 진세연, 함은정이 30일 오후 서울 성동구 왕십리CGV에서 열린 한국영화 '화이트 저주의 멜로디' 언론시사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정환 기자 = 올 여름 첫 번째 미스터리 공포 영화 '화이트: 저주의 멜로디'(제작 두엔터테인먼트· 제공배급 CJ E&M 영화부문)가 30일 오후 서울 왕십리 CGV에서 시사회를 열고 베일을 벗었다.

 2011년 현재 국내는 물론 아시아를 넘어 구미에서까지 우상으로 군림하고 있는 대한민국 걸그룹의 화려함 뒤에 감춰진 처절한 생존경쟁을 잔혹한 복수극으로 풀어냈다.

 신생 4인 걸그룹 '핑크돌스'는 데뷔 음반으로 활동하지만 빛을 보지 못한다. 그러던 중 핑크돌스는 소속사를 후원하는 스폰서의 부친 소유 건물로 이사하게 된다. 안무 연습실, 스튜디오가 갖춰진 새 공간에 기뻐하던 멤버 4명 앞에 운명처럼 낡은 비디오 테이프 하나가 나타난다. 테이프에는 흐릿하지만 5인 걸그룹이 춤추며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곡도 완벽했고 안무 또한 뛰어났지만 들은 적도, 본 적도 없는 곡이었다.

 좋은 곡, 훌륭한 안무가 절실했던 이들은 주인 없는 그 곡을 리메이크해 '화이트'라고 이름 붙인 뒤 이를 타이틀곡으로 삼아 2집을 내고 가요계에 재도전한다. '화이트'는 폭발적인 호응을 얻고 핑크돌스는 무명의 신인 걸그룹에서 정상급 걸그룹으로 날아 오른다.

 문제는 그때부터다. 누가 '메인'을 맡게 되는지를 놓고 멤버들간 질시와 반목이 시작된다. 그리고 메인을 맡게 되는 멤버들에게 차례로 끔찍한 사고가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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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인철 인턴기자 = 영화배우 함은정이 30일 오후 서울 성동구 왕십리CGV에서 열린 한국영화 '화이트 저주의 멜로디' 언론시사회에서 무대로 들어서고 있다.  [email protected]
 '화이트: 저주의 멜로디'는 신인 감독 김곡·김선(33) 쌍둥이 형제가 연출했다. 획기적인 아이디어와 연출력이 돋보인 '반변증법'(2002)으로 베니스 국제영화제, '자본당 선언: 만국의 노동자여, 축적하라!'(2003)로 베를린 국제영화제에 차례로 초청되며 미국의 코언 형제, 워쇼스키 형제, 홍콩의 팽 브라더스 등에 비견되고 있는 형제다.

 두 사람은 이 영화에서 미스터리 바탕 위에 공포를 넣고 그 위에 춤과 노래를 덧입혔다. 그저 어둡고 음습하기만 하면 충분했던 이제까지의 공포 영화보다 몇 배 더 어려운 작업을 거쳤음이 분명해 보인다. 또한 지금껏 다뤄지지 않은 아이돌 문화를 정면에 내세우며 멤버들간 경쟁, '사생 팬'이라 불리는 극단적인 팬덤, 치명적 악플, 스폰서의 유혹 등 불편한 이면을 직접적으로 도마 위에 올린 점 역시 주목할 만하다.

 김곡 감독은 "최근 아이돌 문화가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다. 그런데 아이돌들은 무대 위에서 화려해 보이지만 이면에 서려 있는 한이 있는 것 같았다. 아름답게 보이지만 이면의 비애가 사연이 될 수 있을 것 같았다"며 "그 한과 비애로 공포영화를 만들면 재미있고 독특해 보일 것 같아 영화로 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선 감독은 "시나리오 단계부터 탐방 수사했다. 연습실도 돌아다니고 아는 걸그룹도 만나봤다. 가장 좋은 조력자는 인터넷이었다. 사실이건 사실이 아니건 인터넷만큼 진실한 건 없다. 어떻게 대중이 받아들이고 소비하는 지를 여실히 보여준다"며 "아이돌이 소재다 보니 무대 위에서의 공포에 주안점을 뒀고 화려함 뒤에 숨어있는 여인의 한을 이미지적으로 표현하려고 했다. 무대, 거울 방, 쇼 프로그램 등 아이돌만이 가질 수 있는 공포 이미지를 활용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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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인철 인턴기자 = 탤런트 변정수가 30일 오후 서울 성동구 왕십리CGV에서 열린 한국영화 '화이트 저주의 멜로디' 언론시사회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email protected]
 김선 감독은 또 공포 영화의 두 가지 공격 포인트인 '이미지'와 '사운드'의 활용에 관해서도 소개했다. "아이돌 영화다보니 이미지와 사운드를 동시에 생각했다. 이미지가 무대 위에서의 공포, 화려함 뒤의 어둠, 여인의 한에 초점을 뒀다면 사운드는 미스터리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활용했다. 사운드 클립들이 이어져서 어떤 의미를 이룬다는 것, 서태지 음반을 돌려 들어보면 '피가 모자란다는 소리가 들린다'는 괴소문들이 돌았던 것 등을 적절히 활용했다."

 '핑크돌스' 멤버로는 실제 걸그룹 '티아라'의 멤버로 영화 '고사: 피의 중간고사'(2008)에 이어 올해 KBS 2TV 드라마 '드림하이', 1TV 대하 사극 '근초고왕'을 통해 '연기돌'로도 성공한 함은정(23), 지난해 SBS TV 드라마 '괜찮아 아빠딸', 올해 MBC TV 드라마 '짝패' 등에서 호연을 펼치며 '제2의 이미연'이라는 애칭을 얻은 진세연(18), SBS TV '영재육성프로젝트'(2001) 출신의 가수 메이다니(20), 아이스크림 CF로 얼굴을 알린 최아라(17) 등이 나선다. 또 함은정과 함께 사건을 파헤치는 정많고 의협심 강한 더블링(고음 파트만 따로 녹음하는 작업) 가수로 황우슬혜(32), 투자를 받아내기 위해 소속 아이돌 가수를 스폰서에 바칠 정도로 냉정한 소속사 대표로 변정수(37)가 열연한다.   

 함은정은 "실제보다 과장되긴 했지만 무대 욕심, 대중 앞에 서고 싶은 마음은 다 똑같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몰입할 수 있었다"면서 "티아라로 처음 무대 섰을 때 앞이 안 보일 때도 있을 정도로 무서웠다. 실제 연기할 때 그때 기억을 떠올렸던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진세연은 "시나리오를 먼저 읽고 만나서인지 서로 매치가 되더라"면서 "따돌림 당하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그러지 않았다. 촬영 중 서로 이렇게 하면 예쁠 것 같다고 오히려 서로 더 챙겨줬다"고 영화와 180도 다르게 화기애애했던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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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인철 인턴기자 = 영화배우 진세연이 30일 오후 서울 성동구 왕십리CGV에서 열린 한국영화 '화이트 저주의 멜로디' 언론시사회에서 무대로 들어서고 있다.  [email protected]
 이 영화로 스크린 신고식을 치른 변정수는 "보면 볼수록 빠져드는 매력이 있는 영화"라며 "찍는 동안 열심히 하는 아이들의 모습들을 보면서 이 영화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흥행을 자신했다.

 영화 속에서 모든 이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은 저주 받은 곡 '화이트'는 '티아라'의 '보핍 보핍', 비스트의 '숨', '포미닛'의 '핫 이슈', '시크릿'의 '매직' 등 히트곡 제조기로 유명한 작곡가 신사동호랭이가 만들었다. 귀에 쏙쏙 박히는 멜로디와 가슴을 파고 드는 사운드로 과거 영화 '미녀는 괴로워'(2006)에서 김아중(29)이 부른 '아베마리아', '라디오스타'(2006)에서 박중훈(45)이 부른 '비와 당신' 못잖은 히트 영화 음악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6월9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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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하게 무섭네, 올여름 첫 공포영화 '화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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