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뉴시스】장지승 기자 = '무와 시레기를 넣어 만든 밥'과 '계란 후라이가 밑바닥에 깔려 있는 양은 도시락' 혹은 '콩으로 수놓은 플라스틱 도시락', 당신이 기억하는 도시락은?
31일 울산 태화강대공원에서 열리고 있는 '2010 웰빙라이프 울산'에서 울산지역 학교급식조리사회가 마련한 도시락 변천사가 눈길을 끌고 있다. 해방 후 현재까지 달라진 도시락을 통해 시대상까지 엿볼 수 있다.
조리사회가 선보인 '도시락 변천사'를 보면 지역별(농촌지역과 도시지역)로 큰 차이가 있지만 10년 단위로 도시락의 형태나 내용물이 크게 달라졌다.
우선 50~60년대 도시락은 '구황시대'로 정의할 수 있다. 50년대 곡식이 부족한 시기에 꽁보리밥과 주먹밥, 감자와 고구마가 주식이면서 점심이었다. 도시락은 따로 형태가 없었다. 망태기에 보자기에 담겨졌다.
60년대엔 나물로 밥을 많이 지었다. 대표적으로 무밥과 시레기밥, 시레기죽 등. 고구마나 감자, 옥수수 등을 싸 다니기도 했다. 라면의 등장으로 전쟁 후 미군이 쓰던 반합에 끓여 먹는 일도 생겨났다.
50~60년대는 점심시간 교실 밖 식수대에서 허기진 배를 물로 채워야 했던 기억이 앞서는 이도 많을 것이다.
70년대는 '양은 도시락'이 대표적이다. 도시락 하나에 밥과 반찬을 같이 넣어다닌 경우가 많았다. 쏘세지가 유명했다. 계란 후라이가 도시락 밑에 깔리면 더욱 정겹다. 반찬으로는 멸치볶음과 검정콩이 유난히 많았다. 밥을 굶는 극빈층이 줄어들긴 했지만 우유급식이 빈부를 나누기도 했다.
70년대 초기는 쌀과 보리의 혼식이 강조되던 시기였다. 쌀밥만 싸 올 경우, 도시락 검사에 걸려 선생님께 손바닥 맞는 일도 있었다고 한다.
80년대는 도시락 재질이 양은에서 플라스틱으로 바뀌었다. 여기에 부러움의 대상이었던 '보온 도시락'이 등장해 따뜻한 국물이 있는 점심도 가능해졌다.
반찬도 다양화 됐다. 쏘세지가 줄줄이 햄으로 바뀌고, 멸치 대신 제대로 된 고기반찬이 크게 늘었다. 동그랑땡도 이때 많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80년대 후반부턴 플라스틱 도시락에 쌀밥 대신 잡채나 김밥, 과일 등이 담기기도 했다. 특히 콩과 김 등을 밥 위에 놓아 만든 '사랑과 정성이 듬뿍 담긴 도시락'이 연출되기도 했다.
90년대 들어서면서 학교급식이 본격화됐다. 학생들은 이때부터 도시락 대신 식판에 밥을 담았다. 맞벌이 부부가 늘어난 시기에 맞춰 학부모의 부담도 크게 줄어들게 됐다.
학교급식은 점심 메뉴도 크게 바꿔 놓았는데 따뜻한 국과 함께 생선 반찬이 많이 사용되게 됐다. 채소도 식단에 오를 수 있게 됐다. 최근 학교급식에 사용된 농산물 조사에서 양파와 감자, 잡곡, 무, 당근, 오이 순의 사용량이 나왔다. 분류별로는 수박, 참외, 오이, 토마토 등의 과채류와 고추, 마늘, 양파 등의 조미채소류 등이 많이 쓰였다.
학교급식은 이 처럼 사용된 음식에 대한 통계가 가능할 정도로 학생들의 건강과 체위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학생들의 점심 도시락은 시대상이며 주요 관심사가 되고 있다. 최근 '친환경무상급식'도 같은 맥락에서 이야기되고 있다.
'도시락 변천사' 부스를 마련한 울산학교급식조리사회 관계자는 "도시락 하나로 시대가 어떻게 변해 왔는지 잘 알 수 있다"며 "지금은 도시락이 추억이 됐지만 시대가 변해도 학생들의 점심엔 여전히 새로운 추억이 생겨난다"고 말했다.
한편 부스 한켠엔 소풍 음식의 변천사도 소개되고 있는데, 60~70년대 초기까진 찰밥과 나물, 전 등에 땅콩과 밤 등 견과류가 곁들여 졌다. 사이다는 소풍의 장수 음료다. 주식은 오랜 기간 '김밥' 시대를 지나 현재는 과일과 빵 등으로 다양화되고 있다.
[email protected]
31일 울산 태화강대공원에서 열리고 있는 '2010 웰빙라이프 울산'에서 울산지역 학교급식조리사회가 마련한 도시락 변천사가 눈길을 끌고 있다. 해방 후 현재까지 달라진 도시락을 통해 시대상까지 엿볼 수 있다.
조리사회가 선보인 '도시락 변천사'를 보면 지역별(농촌지역과 도시지역)로 큰 차이가 있지만 10년 단위로 도시락의 형태나 내용물이 크게 달라졌다.
우선 50~60년대 도시락은 '구황시대'로 정의할 수 있다. 50년대 곡식이 부족한 시기에 꽁보리밥과 주먹밥, 감자와 고구마가 주식이면서 점심이었다. 도시락은 따로 형태가 없었다. 망태기에 보자기에 담겨졌다.
60년대엔 나물로 밥을 많이 지었다. 대표적으로 무밥과 시레기밥, 시레기죽 등. 고구마나 감자, 옥수수 등을 싸 다니기도 했다. 라면의 등장으로 전쟁 후 미군이 쓰던 반합에 끓여 먹는 일도 생겨났다.
50~60년대는 점심시간 교실 밖 식수대에서 허기진 배를 물로 채워야 했던 기억이 앞서는 이도 많을 것이다.
70년대는 '양은 도시락'이 대표적이다. 도시락 하나에 밥과 반찬을 같이 넣어다닌 경우가 많았다. 쏘세지가 유명했다. 계란 후라이가 도시락 밑에 깔리면 더욱 정겹다. 반찬으로는 멸치볶음과 검정콩이 유난히 많았다. 밥을 굶는 극빈층이 줄어들긴 했지만 우유급식이 빈부를 나누기도 했다.
70년대 초기는 쌀과 보리의 혼식이 강조되던 시기였다. 쌀밥만 싸 올 경우, 도시락 검사에 걸려 선생님께 손바닥 맞는 일도 있었다고 한다.
80년대는 도시락 재질이 양은에서 플라스틱으로 바뀌었다. 여기에 부러움의 대상이었던 '보온 도시락'이 등장해 따뜻한 국물이 있는 점심도 가능해졌다.
반찬도 다양화 됐다. 쏘세지가 줄줄이 햄으로 바뀌고, 멸치 대신 제대로 된 고기반찬이 크게 늘었다. 동그랑땡도 이때 많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80년대 후반부턴 플라스틱 도시락에 쌀밥 대신 잡채나 김밥, 과일 등이 담기기도 했다. 특히 콩과 김 등을 밥 위에 놓아 만든 '사랑과 정성이 듬뿍 담긴 도시락'이 연출되기도 했다.
90년대 들어서면서 학교급식이 본격화됐다. 학생들은 이때부터 도시락 대신 식판에 밥을 담았다. 맞벌이 부부가 늘어난 시기에 맞춰 학부모의 부담도 크게 줄어들게 됐다.
학교급식은 점심 메뉴도 크게 바꿔 놓았는데 따뜻한 국과 함께 생선 반찬이 많이 사용되게 됐다. 채소도 식단에 오를 수 있게 됐다. 최근 학교급식에 사용된 농산물 조사에서 양파와 감자, 잡곡, 무, 당근, 오이 순의 사용량이 나왔다. 분류별로는 수박, 참외, 오이, 토마토 등의 과채류와 고추, 마늘, 양파 등의 조미채소류 등이 많이 쓰였다.
학교급식은 이 처럼 사용된 음식에 대한 통계가 가능할 정도로 학생들의 건강과 체위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학생들의 점심 도시락은 시대상이며 주요 관심사가 되고 있다. 최근 '친환경무상급식'도 같은 맥락에서 이야기되고 있다.
'도시락 변천사' 부스를 마련한 울산학교급식조리사회 관계자는 "도시락 하나로 시대가 어떻게 변해 왔는지 잘 알 수 있다"며 "지금은 도시락이 추억이 됐지만 시대가 변해도 학생들의 점심엔 여전히 새로운 추억이 생겨난다"고 말했다.
한편 부스 한켠엔 소풍 음식의 변천사도 소개되고 있는데, 60~70년대 초기까진 찰밥과 나물, 전 등에 땅콩과 밤 등 견과류가 곁들여 졌다. 사이다는 소풍의 장수 음료다. 주식은 오랜 기간 '김밥' 시대를 지나 현재는 과일과 빵 등으로 다양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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