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뱅'이 없어도 태양은 빛났다

기사등록 2010/09/26 21:42:20

최종수정 2017/01/11 12:31:43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그룹 ‘빅뱅’ 멤버 태양(22·동영배)은 실력 있는 아이돌로 입소문 난 가수 중 하나다. 특히, 아이돌뿐만 아니라 국내 가수 중 흑인 음악에 대한 표현력이 가장 낫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제6회 한국대중음악상에서 최우수 R&B·솔 음반과 노래 부문상을 받은 당사자다.

 2008년 미국 R&B 가수 앨리샤 키스(29)의 내한공연 오프닝 무대를 장식하고 지난 4월 미국의 R&B 싱어송라이터 브라이언 맥나이트(41)의 내한 공연에 게스트로 나서면서 자신의 아티스트급 면모를 과시하기도 했다.

 최근 한 일간지가 가요 전문가 20여명으로부터 의견을 받아 정리한 설문에서 국내 아이돌 중 가장 춤·노래 실력이 뛰어나며 솔로 성공잠재력이 가장 큰 아이돌로 선정된 바 있다. 

 26일 밤 경희대학교 평화의전당에서 열린 태양의 단독 라이브 콘서트 ‘솔라(SOLAR)’는 태양의 이런 면모가 유감없이 드러난 공연이었다.

 이번 콘서트는 ‘만 18세 이상 관람가’와 ‘전체 관람가’로 나눠 펼쳐졌다. 특히, 이날 열린 공연은 만 18세 이상 관람가로 진행돼 끈적끈적함이 돋보였다.

 태양은 말 그대로 자신의 이름을 형상화한 태양 모양의 무대 장치를 타고 천장에서 무대를 향해 내려오며 등장했다. 4500여명의 팬들은 초반부터 환호작약했다.   

 ‘기도’로 포문을 연 태양은 ‘아윌 비 데어(I’ll be there)와 ‘죄인’을 연달아 들려주며 무대를 달궜다.

 이어 “오늘은 성인들을 위한 콘서트니 내가 쓴 가사나 내가 표현한 무대를 마음껏 선보일 수 있어서 좋다”며 “솔로 활동을 마무리하는 무대니 목이 나가도록, 팬들이 이날 공연을 내후년까지 기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저스트 어 필링’부터는 끈적끈적한 무대가 이어졌다. 검은 란제리 룩을 입은 여성 백댄서들이 등장, 무대를 뜨겁게 달궜다. 태양은 백댄서들과 요염한 동작을 주고받았다. ‘마 걸(Ma girl)’을 부를 때는 상의를 벗어던진 채 탄탄한 근육을 과시하기도 했다.    

 다음 무대는 같은 매니지먼트사 소속이자 빅뱅의 동생 그룹인 ‘2NE1’이 게스트로 나왔다. 최근 발매한 정규 1집에 담긴 ‘캔트 노바디’ 등을 들려주며 태양이 쉴 틈을 마련해줬다.

 이어 ‘유어 마이(You’re my)’를 들려준 태양은 ‘아이 니드 어 걸(I need a girl)’을 부를 때 팬들 중에서 이상형을 찾는다며 1층 객석을 휘젓고 다녔다.

 그리고는 한 여성 팬을 선정한 뒤 무대 위까지 데리고 가 준비된 의자 위에 앉혔다. 그녀에게 속옷을 선물하고 그녀의 허벅지에 누워 노래를 불러 다른 여성 팬들의 시기 어린 환호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심지어 그녀의 뺨에 입술을 맞추는 퍼포먼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어 스페셜 게스트로 가수 아이유(17) 등장, 태양과 ‘슬로우 잼(Slow jam)’을 불렀다. 이어 아이유는 팝송 ‘베터 인 타임(Better in time)을 들려주며 잠시 차분한 분위기로 달궈진 무대를 식혔다.

 하지만, 태양이 ‘웨딩 드레스(Wedding dress)’를 부르기 시작하자 무대는 더욱 뜨거워졌다. 팬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몸을 좌우로 흔들기 시작했다. ‘슈퍼스타(Superstar)’, ‘브레이크다운(Breakdown)’가 흘러나오자 공연은 정점으로 치달았다.

 태양은 “내가 작은 하나를 해도 까다롭게 사소한 것까지 관여해 그 동안 팬들 앞에 자주 서지 못했었다”며 “앞으로는 많은 곳에서 팬들을 만났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팬들이 꼭 제 음악이 아니더라도 이 세상의 좋은 음악들을 들으면서 행복해했으면 좋겠습니다.”

 태양은 자신의 최고 히트곡 ‘나만 바라봐’로 이날 공연을 마무리 한 뒤 앙코르곡으로 ‘웨어 유 앳’ 등을 들려줬다. 그리고는 처음에 타고 온 태양 무대 장치를 타고 사라져버렸다.

 이날 공연은 태양이 빅뱅의 후광 없이도 홀로 설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한 무대였다. 자신의  실력을 유감없이 뽐냈다. 가창력과 춤 실력, 모두 나무랄 데가 없었다. 6인조 라이브 밴드와 3인조 코러스, 뮤지컬에서흔히 쓰이는 턴테이블 무대사용은 공연의 완성도를 높였다. 약 110여분동안 치러진 공연은 군더더기가 거의 없었다. 많은 팬들이 엄지를 치켜세우며 환호한 것에서 보듯 관객들의 만족도도 높았다.

 태양은 작년 10월 디지털 싱글 ‘웨어 U 앳(WHERE U AT)’과 같은 해 11월 ‘웨딩드레스’를 발표했다. 지난달 7월 정규 1집 타이틀곡 ‘아이 니드 어 걸(I NEED A GIRL)’로 활동했다. 이날 공연이 1집 활동 마지막 날이었다. 태양은 빅뱅 멤버로 11월께 다시 활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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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뱅'이 없어도 태양은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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