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TV 드라마에서 ‘맨땅에 헤딩’했던 그룹 ‘동방신기’의 유노윤호(24)가 점차 연기 맛을 알아가고 있다.
유노윤호는 지난해 출연한 MBC TV 수목극 ‘맨땅에 헤딩’으로 쓴맛을 봤다. 방송 전에는 기대를 한몸에 받았지만, 시청률은 3~4%대에서 허덕거렸다. 줄거리가 산으로 간다는 시청자 불만이 가장 컸지만, 유노윤호를 포함한 출연진의 연기력 시비도 불거졌다. 특히, 유노윤호는 너무 뻣뻣하다는 지적을 가장 많이 받았다. 동방신기의 리더로 평소 올바르게 행동하려 했던 모범생의 흔적이 묻어났다.
유노윤호가 뮤지컬 데뷔작으로 선택한 ‘궁’은 이런 유노윤호의 뻣뻣한 매력을 오히려 잘 살린 작품이다. 유노윤호가 연기한 황태자 ‘이신’은 냉철하고 까칠한 캐릭터다. 항상 뻣뻣한 자세로 일관하고 있다. 유노윤호가 의도했든 그렇지 않았든 그의 성향이 자연스럽게 녹아들어간 것이다. 드라마 ‘궁’에서 ‘이신’ 역을 맡은 탤런트 주지훈(28)과 같은 효과를 불러왔다.
대한민국이 입헌군주국이라는 독특한 판타지 설정의 동명 만화가 원작인 만큼 연기가 어색하고 과장돼도 마치 만화 컷 같은 느낌이 든다. ‘나쁜 남자’ 이신의 “피곤해” 한마디에 광풍이 불면서 주변 사람들이 쓰러지는 등 뮤지컬 자체도 곳곳에 만화적 상상력을 적극적으로 배치한다.
이신은 정략 결혼한 왈가닥 여고생 ‘신채경’과 맞부딪히며 본래 따뜻한 내면을 드러낸다. 뻣뻣함이 점점 풀어지는 것이다. 이 과정에 유노윤호 본인도 점차 긴장감을 풀어간다. 작품이 10대들의 성장을 다룬 것처럼 유노윤호도 성장해 간다. ‘맨땅에 헤딩’했던 시절이 헛되지 않았음이 느껴진다.
하지만, 가장 실력 있는 아이돌 그룹으로 평가받는 동방신기 유노윤호의 퍼포먼스를 많이 보지 못한다는 점은 아쉽다. 노래와 춤을 동시에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이 유노윤호에게 충분히 있음에도 작품은 그것을 이용하지 않는다. 유노윤호는 잠깐 브레이크 댄스를 선보이고 그저 몇 곡의 발라드만 들려줄 뿐이다. 물론, 그런 부분이 적어 폭발력을 지니게 됐지만 유노윤호의 장점을 활용하지 못한 것은 아쉽다.
유노윤호가 신채경과 자신의 라이벌인 ‘이율’(이창희)의 사이를 오해하고 감정을 폭발시키는 부분도 꽤 괜찮다. 공연 내내 뻣뻣했던 자세를 느낄 수 없다. 단, 무대에 데뷔한 가수나 탤런트들이 늘 받는 지적이지만 평범한 대사톤의 발음이 불안한 것은 옥에 티다.
작품은 기승전결이 명확하고 단순한 것이 장점이다. 이신과 신채경이 점점 사랑에 빠지며 황태자의 자리를 놓고 벌이는 암투가 종결되는 과정은 만화나 드라마를 보지 않은 관객도 쉽게 이해하게끔 만들었다. 시시각각 변하는 무대와 아기자기한 소품도 소박한 볼거리의 즐거움을 안겨준다. ‘태후’ 역을 맡은 뮤지컬배우 봉은선 등의 안정된 연기가 극의 중심축을 잡는다.
하지만, 이신과 신채경이 함께 부르는 ‘사랑인가요’를 제외하고 귀에 쏙 들어오는 뮤지컬 넘버가 없다는 점은 아쉽다. 또 소녀 신채경의 발랄한 감수성을 일부 관객은 산만하고 낯간지럽게 받아들일 수도 있겠다. 마음을 조금만 연다면 지루하지 않게 볼 수 있는 귀여운 소품 같은 작품이다.
한편, 유노윤호가 무대에 오른 9일 ‘궁’ 공연의 관객은 95%이상이 여성이었다. 특히, 일본에서 유노윤호를 보러 온 관광객들이 많았다. 이들은 유노윤호의 그림자만 비쳐도 환호작약했다.
‘궁’은 서울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8일 개막했다. 10월24일까지 계속된다
인사가 만사, 적재적소 유노윤호 ★★★
[email protected]
유노윤호는 지난해 출연한 MBC TV 수목극 ‘맨땅에 헤딩’으로 쓴맛을 봤다. 방송 전에는 기대를 한몸에 받았지만, 시청률은 3~4%대에서 허덕거렸다. 줄거리가 산으로 간다는 시청자 불만이 가장 컸지만, 유노윤호를 포함한 출연진의 연기력 시비도 불거졌다. 특히, 유노윤호는 너무 뻣뻣하다는 지적을 가장 많이 받았다. 동방신기의 리더로 평소 올바르게 행동하려 했던 모범생의 흔적이 묻어났다.
유노윤호가 뮤지컬 데뷔작으로 선택한 ‘궁’은 이런 유노윤호의 뻣뻣한 매력을 오히려 잘 살린 작품이다. 유노윤호가 연기한 황태자 ‘이신’은 냉철하고 까칠한 캐릭터다. 항상 뻣뻣한 자세로 일관하고 있다. 유노윤호가 의도했든 그렇지 않았든 그의 성향이 자연스럽게 녹아들어간 것이다. 드라마 ‘궁’에서 ‘이신’ 역을 맡은 탤런트 주지훈(28)과 같은 효과를 불러왔다.
대한민국이 입헌군주국이라는 독특한 판타지 설정의 동명 만화가 원작인 만큼 연기가 어색하고 과장돼도 마치 만화 컷 같은 느낌이 든다. ‘나쁜 남자’ 이신의 “피곤해” 한마디에 광풍이 불면서 주변 사람들이 쓰러지는 등 뮤지컬 자체도 곳곳에 만화적 상상력을 적극적으로 배치한다.
이신은 정략 결혼한 왈가닥 여고생 ‘신채경’과 맞부딪히며 본래 따뜻한 내면을 드러낸다. 뻣뻣함이 점점 풀어지는 것이다. 이 과정에 유노윤호 본인도 점차 긴장감을 풀어간다. 작품이 10대들의 성장을 다룬 것처럼 유노윤호도 성장해 간다. ‘맨땅에 헤딩’했던 시절이 헛되지 않았음이 느껴진다.
하지만, 가장 실력 있는 아이돌 그룹으로 평가받는 동방신기 유노윤호의 퍼포먼스를 많이 보지 못한다는 점은 아쉽다. 노래와 춤을 동시에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이 유노윤호에게 충분히 있음에도 작품은 그것을 이용하지 않는다. 유노윤호는 잠깐 브레이크 댄스를 선보이고 그저 몇 곡의 발라드만 들려줄 뿐이다. 물론, 그런 부분이 적어 폭발력을 지니게 됐지만 유노윤호의 장점을 활용하지 못한 것은 아쉽다.
유노윤호가 신채경과 자신의 라이벌인 ‘이율’(이창희)의 사이를 오해하고 감정을 폭발시키는 부분도 꽤 괜찮다. 공연 내내 뻣뻣했던 자세를 느낄 수 없다. 단, 무대에 데뷔한 가수나 탤런트들이 늘 받는 지적이지만 평범한 대사톤의 발음이 불안한 것은 옥에 티다.
작품은 기승전결이 명확하고 단순한 것이 장점이다. 이신과 신채경이 점점 사랑에 빠지며 황태자의 자리를 놓고 벌이는 암투가 종결되는 과정은 만화나 드라마를 보지 않은 관객도 쉽게 이해하게끔 만들었다. 시시각각 변하는 무대와 아기자기한 소품도 소박한 볼거리의 즐거움을 안겨준다. ‘태후’ 역을 맡은 뮤지컬배우 봉은선 등의 안정된 연기가 극의 중심축을 잡는다.
하지만, 이신과 신채경이 함께 부르는 ‘사랑인가요’를 제외하고 귀에 쏙 들어오는 뮤지컬 넘버가 없다는 점은 아쉽다. 또 소녀 신채경의 발랄한 감수성을 일부 관객은 산만하고 낯간지럽게 받아들일 수도 있겠다. 마음을 조금만 연다면 지루하지 않게 볼 수 있는 귀여운 소품 같은 작품이다.
한편, 유노윤호가 무대에 오른 9일 ‘궁’ 공연의 관객은 95%이상이 여성이었다. 특히, 일본에서 유노윤호를 보러 온 관광객들이 많았다. 이들은 유노윤호의 그림자만 비쳐도 환호작약했다.
‘궁’은 서울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8일 개막했다. 10월24일까지 계속된다
인사가 만사, 적재적소 유노윤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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