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시스】진현철 기자 = 인간은 고독한 존재다.
지난 3월 입적한 법정의 말이다. 순간순간 살고 있는 것이 인간의 삶인지 스스로에게 물으면서 삶을 만들어가야 하므로 고독한 존재라는 것이다.
영화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감독 장철수)이 이 점을 상기시킨다.
남의 일에 신경쓰기 싫어하고 자기만 생각하는 신경질 가득한 해원(지성원)은 스트레스에 찌든 도시녀를 대표한다. 업무 스트레스와 관심없는 폭력 사망사건의 목격자가 되는 등 세상에 시달리던 해원은 머리도 식힐 겸 어린 시절 외할아버지의 고향 무도를 찾는다.
그곳에는 태어나서 한번도 뭍으로 나온 적이 없는 유년기의 친구 복남(서영희)이 살고 있다. 6가구 9명이 거주하는 무도에서 복남은 일에 치이고, 남편에게 매를 맞고, 시동생에게는 성 노리개가 돼있다. 아이 때문에 모진 억압과 고통을 감내하는 복남은 자신과 아이의 탈출을 도와줄 희망을 해원에게서 찾지만, 원하는 바를 얻기란 그리 녹록지 않다.
영화는 평온한 바다의 물결같은 잔잔함과 폭발적인 폭력성의 분출을 동시에 절묘하게 보여준다. 일견 평화로운 듯한 무도의 배경은 전형적인 촌의 풍경이다. 하지만 그 안에 감춰진 추잡함과 폭력이 드러날 때는 화산과도 같다.
그간 받아온 핍박과 고통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복남의 복수는 영화의 중반에 이르러서야 시작된다. 독기를 배제한 채 정신이 나간 듯 멍해 보이는 눈빛으로 아무렇지도 않게 저지르는 살인이라 더욱 섬뜩하다.
자신을 해방시켜줄 유일한 구원의 대상으로 여긴 해원에게마저 냉정히 거절 당한 복남의 복수는 결국 고독한 인간의 표상이다. 기대감은 산산조각 나고, 자신이 살아야 하는 이유였던 ‘존재’마저 잃어버린 그녀는 철저히 혼자가 됐기 때문이다.
복남의 행위는 결국 세상의 모든 일에 무관심하고 자신만을 챙기던 해원을 변화시키지만, 영화는 복남과 해원이 외롭고 고독한 인간이었음을 비참하게 전한다.
감독의 첫 장편 데뷔작인 영화의 영상은 투박한 면도 있다. 그러나 연출에서는 섬세함을 놓치지 않으려 노력한 흔적이 역력하다. 마을 사람들을 낫으로 살해하고 목을 자르는 장면, 물고랑을 타고 흐르는 피, 살인을 한 뒤의 “된장 바르면 나아유. 안 아프주?”라는 대사 등은 영화를 잔혹 스릴러로 규정하는 것들이다.
신체를 노출하고, 강간을 당하고, 벌을 치고, 구타를 당해가며 몸을 아끼지 않은 서영희의 호연이 돋보인다. 무도의 순박한 여인을 완벽하게 연기한 서영희, 쌀쌀맞고 차가운 도시여성을 실감나게 보여준 지성원의 호흡도 부드럽다.
2010 칸 국제영화제 비평가 주간에 초청받아 호평받은 영화다. 2010 부천 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는 작품상 등 3개 부문상을 따냈다. 9월2일 개봉.
[email protected]
지난 3월 입적한 법정의 말이다. 순간순간 살고 있는 것이 인간의 삶인지 스스로에게 물으면서 삶을 만들어가야 하므로 고독한 존재라는 것이다.
영화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감독 장철수)이 이 점을 상기시킨다.
남의 일에 신경쓰기 싫어하고 자기만 생각하는 신경질 가득한 해원(지성원)은 스트레스에 찌든 도시녀를 대표한다. 업무 스트레스와 관심없는 폭력 사망사건의 목격자가 되는 등 세상에 시달리던 해원은 머리도 식힐 겸 어린 시절 외할아버지의 고향 무도를 찾는다.
그곳에는 태어나서 한번도 뭍으로 나온 적이 없는 유년기의 친구 복남(서영희)이 살고 있다. 6가구 9명이 거주하는 무도에서 복남은 일에 치이고, 남편에게 매를 맞고, 시동생에게는 성 노리개가 돼있다. 아이 때문에 모진 억압과 고통을 감내하는 복남은 자신과 아이의 탈출을 도와줄 희망을 해원에게서 찾지만, 원하는 바를 얻기란 그리 녹록지 않다.
영화는 평온한 바다의 물결같은 잔잔함과 폭발적인 폭력성의 분출을 동시에 절묘하게 보여준다. 일견 평화로운 듯한 무도의 배경은 전형적인 촌의 풍경이다. 하지만 그 안에 감춰진 추잡함과 폭력이 드러날 때는 화산과도 같다.
그간 받아온 핍박과 고통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복남의 복수는 영화의 중반에 이르러서야 시작된다. 독기를 배제한 채 정신이 나간 듯 멍해 보이는 눈빛으로 아무렇지도 않게 저지르는 살인이라 더욱 섬뜩하다.
자신을 해방시켜줄 유일한 구원의 대상으로 여긴 해원에게마저 냉정히 거절 당한 복남의 복수는 결국 고독한 인간의 표상이다. 기대감은 산산조각 나고, 자신이 살아야 하는 이유였던 ‘존재’마저 잃어버린 그녀는 철저히 혼자가 됐기 때문이다.
복남의 행위는 결국 세상의 모든 일에 무관심하고 자신만을 챙기던 해원을 변화시키지만, 영화는 복남과 해원이 외롭고 고독한 인간이었음을 비참하게 전한다.
감독의 첫 장편 데뷔작인 영화의 영상은 투박한 면도 있다. 그러나 연출에서는 섬세함을 놓치지 않으려 노력한 흔적이 역력하다. 마을 사람들을 낫으로 살해하고 목을 자르는 장면, 물고랑을 타고 흐르는 피, 살인을 한 뒤의 “된장 바르면 나아유. 안 아프주?”라는 대사 등은 영화를 잔혹 스릴러로 규정하는 것들이다.
신체를 노출하고, 강간을 당하고, 벌을 치고, 구타를 당해가며 몸을 아끼지 않은 서영희의 호연이 돋보인다. 무도의 순박한 여인을 완벽하게 연기한 서영희, 쌀쌀맞고 차가운 도시여성을 실감나게 보여준 지성원의 호흡도 부드럽다.
2010 칸 국제영화제 비평가 주간에 초청받아 호평받은 영화다. 2010 부천 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는 작품상 등 3개 부문상을 따냈다. 9월2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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