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준 쌍용건설 회장 "MBS 완공은 기술의 승리"

기사등록 2010/06/23 18:28:23

최종수정 2017/01/11 12:04:17

【싱가포르=뉴시스】김형섭 기자 = "그동안 잠을 못 이뤘다가 어제 처음으로 편히 잤다. 앞으로도 이런 건물은 당분간 나오기 힘들 것이다."

 지난 22일 마리나 베이 샌즈(MBS) 호텔의 그랜드 오픈을 기념해 기자들과 만난 김석준 쌍용건설 회장은 무거운 짐을 내려 놓은 듯 홀가분한 모습이었다.

 쌍용건설이 2007년 9월 수주해 2년여간의 공사를 마치고 문을 연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은 세계 최고 난이도의 건축물로 평가받았던 프로젝트다. 지상 70m에서 반대쪽 건물과 맞붙기까지 최고 52˚까지 기울어진 독특한 설계 탓이다.

 이 때문에 입찰에 참가한 14개 업체중 쌍용건설과 프랑스의 개몬을 제외한 업체들은 입찰을 포기했다.

 김 회장은 "싱가포르 건설시장은 기술이 없으면 입찰자체가 안되고 안전도 보장할 수 없다"며 "위험이 컸지만 자신이 있었고 쌍용건설이 보유한 기술의 승리"라고 평가했다.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은 싱가포르 정부가 국책사업으로 추진중인 복합리조트 사업의 메인 프로젝트다.

 호텔 규모는 지하 3층~지상 55층 3개동으로 총 2561객실을 갖췄다. 호텔 옥상에는 3개 수영장과 전망대, 정원, 산책로, 레스토랑, 스파 등이 조성된 여객선 형상의 스카이 파크(Sky Park)가 위치해 있다.

 쌍용건설은 이번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 공사를 불과 27개월 만에 끝냈다. 적정공기(48개월)보다 21개월을 앞당긴 것이다.

 김 회장은  "이번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끝낼 수 있었던 비결은 첫째가 안전 담보, 둘째가 공기 단축이었다"며 "구조안전 전문업체나 강선 전문업체, 계측 전문가들을 아웃소싱해 입찰 경쟁업체보다 높은 가격을 써냈음에도 불구하고 공사를 수주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쌍용건설에게 싱가포르는 해외건설에서 최대의 주력시장이다.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 외에도 스위스호텔 더 스탬포드, 래플즈 시티, 싱가포르 W호텔, 오션 프론트 콘도미니엄, 캐피탈 타워, 탄톡셍 병원 등 현재까지 총 36건 약 5조1000억 원(43억 달러) 규모의 공사를 수주했다.

 김 회장은 싱가포르 시장의 최대 장점은 정책의 일관성이라고 말했다. 그는 "장관들이 자리만 바꿔서 오래하는 경우가 많아 정책 목표가 10년 이상 간다"며 "나라 전체의 장기적 성과를 우선적으로 생각하기에 한 사람의 머리가 아니라 공동의 지혜를 모은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고급건축, 지하 토목처럼 쌍용건설이 강점을 갖고 있는 분야에서 브랜드 가치를 높여 성장동력을 높인다는 계획을 세웠다.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과 같은 고급 건축물에 특화해 자동차의 포르쉐와 같은 명품 건설사로 거듭난다는 구상이다.

 그는 "우리가 생각하는 틈새시장은 브랜드 가치를 높여서 값이 비싸도 신뢰하게 만드는 것"이라며 "가격경쟁력을 능히 극복할 수 있는게 브랜드의 가치"라고 강조했다.

 가격경쟁으로 승부를 보려는 전략은 경계했다. 최근에 싱가포르에서 발주된 공사에서 다른 한국 업체가 쌍용건설이 써낸 가격의 95% 수준으로 저가수주를 했다는 설명이다.

 김 회장은 "지하매설물 등 어려운 공법이 포함돼 적자를 면하기 힘들 것"이라며 "대형공사에 대한 접근 방법이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쌍용건설 인수합병(M&A)과 관련해 김 회장은 "캠코는 당연히 고가 매각을 추진하겠지만 비싼 돈을 지불한 기업은 반드시 그 값어치를 빼내려 하기 마련"이라며 회사의 발전에 도움을 줄 수 있는 M&A가 추진되길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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