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윳빛 서현진, 요술처럼 깨어난 백설공주

기사등록 2010/06/14 08:31:00

최종수정 2017/01/11 12:00:48

【서울=뉴시스】진현철 기자 =일단, 서현진(25)은 새 얼굴이다. 연기자로 막 걸음을 뗐다. 24일 개봉하는 영화 ‘요술’을 통해서다. ‘생짜’ 신인은 아니다. 뮤지컬 ‘사운드 오브 뮤직’, 영화 ‘사랑따윈 필요없어’, 드라마 ‘황진이’ ‘히트’에 나왔다. 하지만 그녀의 존재를 기억하지 못하는 이들이 더 많다.

 이번에는 당당한 헤로인이다. 천재 첼리스트 정우(김정욱), 정우에 가려져 있지만 음악을 향한 열정은 누구보다 강한 명진(임지규)이 동시에 사랑하는 피아니스트 정은 역이다.

 “예전에는 드라마나 영화에 출연한다 정도였는데 이제는 내거다 싶어요”라며 흡족스러워 한다.

 첫 주연작인 만큼 연습을 많이 했다. 음악영화라 악기에 매달렸다. “영화 음악감독이 피아니스트인데, 서너번 정도 레슨을 받았고 혼자 거의 매일 네다섯시간씩 4개월간 연습했어요. 촬영 초반에 피아노를 못치니 스태프들이 괴로웠을 거에요.”

 “저보다 첼로 연습을 한 두 분이 더욱 열심이었죠. 첼로는 소리가 제대로 나려면 몇 년 이상을 해야 한대요. 그래서 두 분은 활잡는 모양이나 포즈에 중점을 뒀고, 하루 여덟시간 이상 연습을 하기도 했죠”라면서 파트너들도 챙긴다.

 연기 열정으로 충만한 서현진이다. 수북이 쌓인 눈 위를 맨발로 걷는 장면이 있다. 가짜눈으로 이미 촬영을 끝냈다. 이어 진짜눈이 내리더니 적당히 쌓였다. “그날 눈이 아주 예쁘게 내렸어요. 아깝잖아요. 그래서 다시 찍었어요. 잠깐 아리고 쓰렸지만 참을만 했어요.”

 서현진은 구혜선(26) 감독 덕분에 ‘요술’로 들어왔다. 구 감독 데뷔작인 단편 ‘유쾌한 도우미’에서도 여주인공이었다. “단편 영화때도 처음 술자리를 통해서 알게 됐죠. 이번에도 술자리를 겸한 밥 먹는 자리였는데, 제가 주인공을 해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단편이 장편이 됐고, 서현진과 구혜선의 인연의 끈도 이렇게 요술처럼 길어졌다.

 겪어보니 구혜선이 어떻든가. “연기자이기도 하니 더욱 조심스러워해요. 어떤 것에 배우들이 기분 나빠하고, 어떤 부분이 흐름상 분위기를 깰 것을 잘 아니 조심스럽게 말을 건네죠. 하지만 슛이 들어갈 때 터치는 안 해요”라고 구 감독의 현장 스타일을 전한다. “촬영장에서는 목소리도 크고 씩씩해요. 연기자들과 스태프들이 잘 굴러가게끔 초콜릿이나 사탕같은 것도 잘 먹여요. 하하.”

 자신은 정말 운이 좋다고 믿는다. 연줄 덕분에 연기를 계속 할 수 있다며 행복해한다. “저, 연기 잘 못하는데 예전에 ‘사운드 오브 뮤직’ 하셨던 분이 이번에 뮤지컬 ‘궁’을 하세요. 그때의 인연으로 출연하게 되는 거에요”라며 일종의 ‘부정입학’ 사실을 자백한다. ‘유쾌한 도우미’, ‘요술’에 이어 드라마 ‘황진이’, ‘히트’ 출연도 마찬가지로 인연 덕이라고 할 정도다. (이것은 겸손, 겸양으로 수용해야 함)

 연기 커리어를 생략하면 서현진은 데뷔 10년째를 맞이한 프로페셔널이다. 2001년 그룹 ‘밀크’의 멤버였다. 노래실력을 밑천으로 2005년 ‘사운드 오브 뮤직’ 무대에 올랐다. “사실 밀크 할 때 인기가 있었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지금 사람들이 기억하는 것이 놀랍죠. 1년동안 활동하면서 지상파에 4번밖에 출연안했어요. 계속 케이블TV 나오고 행사 다니고 그랬거든요.”

 ‘밀크’ 멤버들은 뿔뿔이 흩어졌다. 박희본(27)은 연기자가 됐다. 드라마 ‘레인보우 로망스’에 나왔고, 최근에는 영화 ‘그랑프리’도 찍었다. 김보미(26)는 솔로 음반을 준비 중이다. 나머지 한 명은 연락이 두절됐다.  

 서현진은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고 있다. “매니저가 없으니 두 배로 체력을 쓰지만 촬영장 스태프와 더 많이 접할 기회도 있어 좋아요.” 그러다보니 자신이 스태프의 일원이라고 착각할 때도 있다.

 7월부터는 드라마를 무대로 옮기는 뮤지컬 ‘궁’을 연습한다. “제가 채경(드라마 중 윤은혜)이 아니라서 부담은 덜 하지만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했어요. 욕먹을 각오하고 시작하려고요”라면서도 “한편으로는 기대가 많이 되요”라며 언제나 그래왔듯 이번에도 보보등고(步步登高)의 자세다.

 “다시 가수로 절대 복귀는 안 할거야라는 생각은 아니지만 솔로음반을 내서 활동하지는 않을 거에요. 하게 되면 다른 친구들과 함께 하거나 피처링 정도를 하지 않을까요. OST 작업도 기회가 되면 참여하고 싶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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