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기아차 'K7-일본車' 맞대결 승자는?

기사등록 2010/03/17 15:45:18

최종수정 2017/01/11 11:29:39

【화성=뉴시스】김훈기 기자 = 기아차 회심의 역작 준대형 세단 K7이 일본 수입차들과 한판 자웅을 겨뤘다. 지난 16일 기아차는 경기도 화성공장 주행시험장에서 K7과 혼다 어코드, 도요타 렉서스 ES350과의 비교시승회를 열었다.

 지난해 11월 출시된 K7은 5년여 간의 연구기간 동안 4500억원의 개발비가 투입됐으며 엔진은 2400~3500cc가 얹어졌다. 이미 K7은 출시 당시 경쟁 모델로 혼다 어코드 3.5, 렉서스 ES350을 지목한 바 있다.

 세 차량의 외관을 보면 차체는 K7이 길이 4965mm, 넓이 1850mm, 높이 1475mm로 어코드(4945×1845×1475mm)보다 20mm 길고 5mm 넓다. ES350(4860×1820×1450mm)보다 105mm 길고, 30mm 넓고, 25mm 높다. 타이어는 어코드가 16인치, ES 350이 17인치인데 반해 K7은 18인치다.

 엔진 성능은 K7 VG350이 3470cc에 최대출력 290마력, 최대토크 34.5kg·m다. 어코드는 3471cc에 275마력, 토크는 34.6kg·m이다. ES350은 3456cc에 277마력, 35.3kg·m다. 출력은 K7이 좋지만 토크는 약간 낮다. 토크가 낮다는 것은 순발력이 차이가 진다는 말이다.

 이는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 도달시간) 시간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K7이 7.2초로 7.6초인 어코드와 7.3초인 ES350보다 빠르다. 1~2초 차이라고 하지만 실제 급가속에서는 엄청난 거리차를 보이게 된다. 추월가속시간(60km/h~100km/h)도 K7이 3.8초로 어코드(4.0초)나 ES350(4.1초)보다 좋다.

  하지만 이날 드래그 레이싱(직선주로 경주)에서 K7은 렉서스 ES350을 가쁜히 제치며 동급 대비 우수한 성능을 보여줬다. 연비는 K7이 ℓ당 10.6km로 어코드나 ES350(각각 9.8km/ℓ)보다 ℓ당 0.8km를 더 주행할 수 있다.

 객관적 평가가 중요한 비교시승회는 엔진 등이 비슷한 상태의 차량을 사용해야 한다. 하지만 이번 비교시승은 외려 K7에게 불리했다. 생산라인에서 바로 빼 내온 K7과 렌터카인 일본차들과의 비교는 적확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K7은 주행거리가 10km 미만의 신차로, 아직 엔진이 제 성능을 발휘하기 힘든 상태다. 반면 일본차들은 렌터카여서 엔진이 안정화된 상태다. 다만 타이어는 세 차종 모두 제동성능이나 급가속 성능 비교를 위해 새것으로 교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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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승코스는 슬라럼(지그재그 운전), 장애물을 피하기 위한 대회전(레인 체인지), 핸들 스피드를 측정하는 핸들링코스에 이어 급가속과 급정거 시험을 하는 300m의 직선구간이었다. 차체자세제어장치(VDC) 덕분인지 모두 비슷한 성능을 보였다.

 가장 큰 차이를 보인 것은 앞서 언급한 드래그 레이싱(직선주로 경주) 때였다. ES350과 K7이 300m 거리의 직선주로에서 달리기 시합을 했다. 스프린터들처럼. 결과는 K7의 완승이었다. 주행로의 차이 때문일 수 있다는 지적에 자리를 바꿔 다시 했지만, 결과는 같았다.

 다음은 4km의 고속주행로. 위험한 코스여서 전문 드라이버 옆에 앉아 속도감과 풍절음, 실내 소음을 체험했다. 일본차나 K7 모두 시속 200km를 넘는 속도에서는 외부 풍절음이 있었다. 하지만 대화가 어려울 정도로 내부 소음이 심하지는 않았다. K7의 최고 속도는 250km. 계기판에는 260km까지 표시돼 있지만 안전을 위해 250km에 속도제한이 걸려있다.

 제한된 시승코스에서 성능을 비교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일지 모르지만, 이날 일본차와 자존심 대결을 펼친 K7은 예상외의 실력을 보여줬다. 생산라인에서 곧바로 시승코스로 나온 것 치고는 만족스런 성능을 냈기 때문이다.

 차값은 K7 VG350이 4200만원으로, 6750만원인 ES350보다 2450만원 싸다. 4090만원인 어코드보다는 110만원 비싸다. 앞선 성능에도 동급 차량보다 가격대비 비교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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