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자 노희경, 日원작 드라마? 각색자!

기사등록 2010/02/24 17:58:54

최종수정 2017/01/11 11:22:09

【서울=뉴시스】윤근영 기자 = 착한 드라마로 마니아들을 거느린 드라마작가 노희경(44)씨는 “대체 그 마니아들이 어디 숨어있는지” 궁금하다. 노희경표 드라마라고들 하는데, 정작 본인은 그것이 뭔지 알지 못하겠다.

 명품 드라마, 노희경표 드라마라는 추상적인 수식어들은 어쨌든 휴머니스트로서의 노희경을 설명한다.

 12년 전 노희경이 쓴 드라마 KBS 2TV ‘거짓말’이 두 권의 대본집으로 출간됐다. 시놉시스, 20부작 극본, 용어 등을 담은 활자로 보는 드라마다. TV 드라마용으로 쓰인 극본이 하나의 창작물로 자립할 수 있었던 이유는 그녀가 바로 노희경이기 때문이다.

 24일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 본사에서 만난 노희경은 “우리는 베이스를 맡는 사람이지 실제 이것 자체가 작품은 아니다. TV로 보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면 다행이다”는 겸양으로 자신의 대본집을 대했다.

 이제야 하는 말이지만, 여주인공 ‘성우’는 배종옥의 몫이 아니었다. 황신혜를 염두에 두고 극본을 썼던 노희경은 “한 달 정도 남기고 캐스팅이 되자마자 대사를 다 배종옥씨 투로 고쳤다”고 한다. ‘은수’ 유호정 역시 실제 말투를 본따 대본에 반영했다. “캐릭터는 작가만 만드는 게 아니라 연출과 배우가 같이 만드는 것”이란 판단에서다.

 거짓말을 히트시킨 노희경은 부담감에 직면했다. “거짓말과 비교될까봐 노희경이 아닌 노경희나 이경희란 가명을 쓸까도 생각했다”는 그녀는 결국 들통날 것을…이란 생각에 개명 유혹을 뿌리쳤다.

 노희경표 드라마의 접점은 무엇일까. 노희경은 “모르겠다. 난 마니아 드라마 쓸 생각 단 한 번도 한 적이 없다. 시청률 나오는 드라마 하고 싶었는데…”라며 씁쓸히 웃었다. “결과를 두고 내가 명품이라 하는 것도 웃기지 않느냐. 가끔 씹히는 드라마가 시청률 많이 나온다고 하니까 씹히고 싶기도 하다”고 농반진반하기도 했다.

 착한 드라마로 대표되는 노희경도 ‘막장’ 드라마란 것들을 본다. “시청률이 잘 나오는 이유가 있을 것 아닌가 싶어 공부삼아 봤다”면서 “재밌더라. 욕 몇 번 하니까 시간이 금방 갔다”고 평했다. “내 드라마는 약간 머리 아프다. 내가 좀 팬 서비스가 모자란 것 아닌가란 생각도 좀 든다”며 자책도 해본다. 하지만 “세상이 각박할 수록 순한 얘기, 엷게 푼 된장국 같은 작품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일본 원작 드라마가 증가하는 세태에 대해서는 우려섞인 목소리를 냈다. “한류 드라마 베이스가 창작인데, 문화 발전에 저해되지 않겠느냐”면서 창작자가 아닌 각색자로 전락하는 드라마 작가들의 현 주소를 안타까운 시선으로 짚어냈다.

 ‘화려한 시절’의 류승범·공효진, ‘그들이 사는 세상’의 송혜교·현빈 커플을 엮은 노희경은 본의 아니게 중매쟁이가 됐다. “따로 섭외를 해서 둘 다 내 작품에 와서 만나 상견례 자리를 지켜본 사람으로서 신기하고 재미있다”는 마음이다. “풍문에 의하면 애인이 있는 사람 노희경 작품을 하면 안 된다고도 하더라. 거기서 눈 맞는다고…”라며 웃었다.

 에세이집 ‘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노희경은 언젠가 소설을 쓸 것도 같다. “산문이나 시에 대한 욕구가 있다. 소설을 써도 드라마를 쓰는 열정만큼 쓸 것”이라는 각오다. 그래도 노희경은 자신의 이름이 언제까지나 드라마작가로 기억되길 바란다.

 “소설가나 시인은 높게 사고, 방송작가는 업신여기는 풍토가 있었다. 시인이나 소설가란 사람들이 장르르 업신여긴다면 답답하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는 작가는 “그런 면에서 드라마작가는 겸손한 직업”이라고 본다. “소설을 써서 빵 터진대도 묘비에는 드라마작가라고 써야지!” 1권 368쪽·2권 344쪽, 각 권 2만원, 북로그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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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자 노희경, 日원작 드라마? 각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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