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시스】김희준 기자 = 이상화(21. 한국체대)가 기어이 사고를 쳤다. 세계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단거리의 '최강자' 예니 볼프(31. 독일)까지 꺾고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이상화는 17일(한국시간)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리치몬드 오벌에서 열린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1차 레이스(38초24), 2차 레이스(37초85)를 합쳐 76초09를 기록, 금메달을 따냈다.
이상화의 금메달은 사실 크게 기대하지 않았던 것이었다. 여자 단거리에는 볼프가 버티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상화는 지난 1월 일본 오비히로에서 열린 세계스프린트선수권대회를 제외하고는 볼프를 이긴 적이 많지 않다.
2005~2006시즌 월드컵 대회부터 두각을 드러낸 볼프는 이후 여자 단거리의 최강자로 군림해왔다. 각종 월드컵 대회 우승은 물론이고 세계종목별선수권대회와 세계스프린트선수권대회 단거리 금메달도 모두 볼프의 몫이었다.
특히 2007년~2009년 볼프는 세계종목별선수권대회 3연패를 달성했다. 2008년과 2009년 세계스프린트선수권대회 500m에서도 볼프는 단 한번도 1위를 놓친 적이 없다.
볼프는 올림픽을 앞둔 2009~2010시즌에도 펄펄 날았다. 올 시즌 4번의 월드컵 대회에서 벌어진 8번의 레이스에서 볼프가 1위로 골인하지 못한 것은 단 두 번 뿐이었다.
지난해 12월 월드컵 5차대회 500m 1차 레이스에서는 자신이 갖고 있던 종전 세계기록 37초02를 0.02초 앞당긴 세계신기록(37초00)으로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상화는 올림픽 직전인 1월 일본 오비히로에서 열린 세계스프린트선수권대회에서 볼프를 꺾고 종합 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이상화는 500m 1차 레이스에서 38초19를 기록, 볼프를 0.12초차로 제쳤다.
이상화는 이 대회를 통해 "자신감을 키웠다"고 했다. 그러나 볼프에 대해서는 "정말 뛰어난 선수다. 초반 100m에서는 정말 이길 수가 없다. 남자 같다는 생각도 든다"며 혀를 내둘렀다.
그리고 이상화는 올림픽에서 다시 한 번 '여제'와 만났다. 공교롭게도 볼프와 한 조였다.
부담이 될 수도 있었지만 세계스프린트선수권대회에서 얻은 자신감 덕분인지 이상화는 의연했다. 운도 따랐다. 평소 1차 레이스에서 아웃 코스를 배정받는 것이 마음이 편하다고 밝혀오던 이상화였다.
초반 100m에서 볼프에게 뒤졌던 이상화는 1000m 훈련을 통해 얻은 체력과 두꺼운 허벅지에서 뿜어나오는 파워로 막판 스퍼트를 올려 '여제'를 제쳤다.
2차 레이스에서는 볼프에게 조금 뒤졌으나 금메달은 이상화의 몫이었다. 이상화가 '한국의 단거리 강자'에서 '세계의 단거리 여제'로 태어나는 순간이었다.
동시에 이상화는 월드컵대회 마다 번번이 자신의 앞을 가로막았던 왕베이싱(25. 중국)까지 물리쳤다.
왕베이싱은 월드컵 대회에서 볼프의 뒤를 이어 은메달을 주로 따냈던 선수로, 이상화는 이들의 뒤를 이어 월드컵 대회 3위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았다.
이상화의 '여제 등극'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볼프를 제치고 금메달을 따낸 21살짜리 태극 낭자의 질주는 현재 진행형이다.
[email protected]
이상화는 17일(한국시간)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리치몬드 오벌에서 열린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1차 레이스(38초24), 2차 레이스(37초85)를 합쳐 76초09를 기록, 금메달을 따냈다.
이상화의 금메달은 사실 크게 기대하지 않았던 것이었다. 여자 단거리에는 볼프가 버티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상화는 지난 1월 일본 오비히로에서 열린 세계스프린트선수권대회를 제외하고는 볼프를 이긴 적이 많지 않다.
2005~2006시즌 월드컵 대회부터 두각을 드러낸 볼프는 이후 여자 단거리의 최강자로 군림해왔다. 각종 월드컵 대회 우승은 물론이고 세계종목별선수권대회와 세계스프린트선수권대회 단거리 금메달도 모두 볼프의 몫이었다.
특히 2007년~2009년 볼프는 세계종목별선수권대회 3연패를 달성했다. 2008년과 2009년 세계스프린트선수권대회 500m에서도 볼프는 단 한번도 1위를 놓친 적이 없다.
볼프는 올림픽을 앞둔 2009~2010시즌에도 펄펄 날았다. 올 시즌 4번의 월드컵 대회에서 벌어진 8번의 레이스에서 볼프가 1위로 골인하지 못한 것은 단 두 번 뿐이었다.
지난해 12월 월드컵 5차대회 500m 1차 레이스에서는 자신이 갖고 있던 종전 세계기록 37초02를 0.02초 앞당긴 세계신기록(37초00)으로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상화는 올림픽 직전인 1월 일본 오비히로에서 열린 세계스프린트선수권대회에서 볼프를 꺾고 종합 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이상화는 500m 1차 레이스에서 38초19를 기록, 볼프를 0.12초차로 제쳤다.
이상화는 이 대회를 통해 "자신감을 키웠다"고 했다. 그러나 볼프에 대해서는 "정말 뛰어난 선수다. 초반 100m에서는 정말 이길 수가 없다. 남자 같다는 생각도 든다"며 혀를 내둘렀다.
그리고 이상화는 올림픽에서 다시 한 번 '여제'와 만났다. 공교롭게도 볼프와 한 조였다.
부담이 될 수도 있었지만 세계스프린트선수권대회에서 얻은 자신감 덕분인지 이상화는 의연했다. 운도 따랐다. 평소 1차 레이스에서 아웃 코스를 배정받는 것이 마음이 편하다고 밝혀오던 이상화였다.
초반 100m에서 볼프에게 뒤졌던 이상화는 1000m 훈련을 통해 얻은 체력과 두꺼운 허벅지에서 뿜어나오는 파워로 막판 스퍼트를 올려 '여제'를 제쳤다.
2차 레이스에서는 볼프에게 조금 뒤졌으나 금메달은 이상화의 몫이었다. 이상화가 '한국의 단거리 강자'에서 '세계의 단거리 여제'로 태어나는 순간이었다.
동시에 이상화는 월드컵대회 마다 번번이 자신의 앞을 가로막았던 왕베이싱(25. 중국)까지 물리쳤다.
왕베이싱은 월드컵 대회에서 볼프의 뒤를 이어 은메달을 주로 따냈던 선수로, 이상화는 이들의 뒤를 이어 월드컵 대회 3위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았다.
이상화의 '여제 등극'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볼프를 제치고 금메달을 따낸 21살짜리 태극 낭자의 질주는 현재 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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