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명맥이 거의 끊긴 전통 누비를 되살리고 세계에 알린 김해자 국가무형유산 누비장 보유자(71)가 별세했다.
문화재청은 일평생 누비옷의 대중화에 앞장서고 누비 제작의 문화재적 가치를 높여온 김해자 보유자가 지난 13일 새벽 5시께 병환으로 별세했다고 14일 전했다.
고인은 어려서부터 할머니와 어머니에게서 바느질의 기초를 배우고 중학교 졸업 후 1970년대 초부터 본격적으로 옷 만드는 법을 배웠다. 왕실 침방나인이었던 성옥염 여사와 선복 스님에게 바느질과 누비를 배웠다.
누비는 옷감의 보강과 보온을 위해 옷감의 겉감과 안감 사이에 솜·털·닥종이 등을 넣거나 또는 아무 것도 넣지 않고 안팎을 줄지어 규칙적으로 홈질해 맞붙이는 바느질 방법이다.
승려들이 일상복으로 입는 납의(衲衣)는 헤진 옷을 수십 년 동안 기워 입은 것에서 유래했으며, 이는 점차 누비 기법으로 발전해 방한과 내구성, 실용성 등이 뛰어나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널리 사용됐다. 우리나라의 누비는 면화 재배 이후 활성화됐다.
고인은 1980년대 초 15년간 경상북도 창녕에 살면서 누비에 전념하며 다수의 제자를 길렀다. 박물관의 유물과 구전으로 전해진 전통 기법을 아는 이들을 찾아가 배우는 등 명맥이 거의 끊긴 전통 누비를 되살렸다.
1996년 누비장 보유자로 인정받았다. 국내 뿐 아니라 일본 NHK 초대전, 파리 프레타포르테 100회 기념 한복전시회, 일본 동경퀼트페스티벌 초대전 등 해외 전시회에 활발하게 참여하며 누비를 세계에 알렸다.
유족으로는 자녀 배진여 씨가 있다. 빈소는 동국대 경주병원 장례식장 특2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오는 16일 오전 9시, 장지는 경주하늘마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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