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모션 위기'에 찰스슈왑까지…끝나지 않은 SVB發 금융 불안

기사등록 2023/03/30 17:00:00

최종수정 2023/03/30 17:33:57

계속되는 위기설…다음은 미 증권사 찰스슈왑 주목

WSJ은 "금융권 슬로모션 은행 위기 대비해야" 조언

바이든 대통령도 "아직 은행 조치 끝나지 않았다"

[서울=뉴시스]실리콘밸리은행 파산을 시작으로 은행들이 줄줄이 무너지는 가운데, 또 다른 금융사인 미국 최대 증권사 찰스 슈왑도 유동성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사진은 찰스 슈왑 로고. (사진=찰스 슈왑 홈페이지) 2023.03.30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실리콘밸리은행 파산을 시작으로 은행들이 줄줄이 무너지는 가운데, 또 다른 금융사인 미국 최대 증권사 찰스 슈왑도 유동성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사진은 찰스 슈왑 로고. (사진=찰스 슈왑 홈페이지) 2023.03.30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유자비 기자 =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이 촉발한 전세계 금융권 불안이 다소 진정됐지만 시장의 위기가 여전히 남아있다는 경고가 지속해서 나오고 있다. 은행권에선 '슬로모션 위기론'이 나오고, '폰 뱅크런'의 위험성도 제기된다. 총 자산 7조 달러 규모의 미국 최대 증권사 찰스슈왑도 급격한 금리 인상에 따른 보유 채권 가치 하락으로 위험 요인이 커졌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2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금융권은 슬로모션 은행 위기에 대비해야 한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장기간에 걸쳐 시스템을 갉아먹는 '슬로모션 위기'가 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SVB 파산은 상대적으로 많은 기관에 영향을 덜 미쳤지만 앞으로 많은 은행이 위축되거나 인수될 수 있으며 이는 신용 공급에 타격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WSJ는 "지난 수십년 동안 전세계의 은행 위기는 수년에 걸려 전개됐다"며 미국의 소형은행들이 위기에 처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WSJ는 1980년대 미국 저축대부조합(S&L) 집단 파산 사태 역시 연준이 인플레이션 대응을 위해 금리를 급격하게 올리면서 시작됐다며 현재의 상황이 유사하다고 주목했다. 연준은 제로 수준이던 금리를 지난해부터 급격히 올리기 시작했고, SVB가 보유하고 있던 국채 가치가 급락해 큰 손실을 봤다.
[웰슬리=AP/뉴시스] 지난 27일(현지시간) 미 매사추세츠주 웰슬리에 있는 실리콘밸리은행(SVB) 지점에서 이곳 직원이 입구에 붙어 있던 안내문을 떼고 있다. 노스캐롤라이나주에 본사를 둔 중소은행 퍼스트시티즌스는 이달 초 파산한 실리콘밸리은행(SVB)을 인수했다. 2023.03.28.
[웰슬리=AP/뉴시스] 지난 27일(현지시간) 미 매사추세츠주 웰슬리에 있는 실리콘밸리은행(SVB) 지점에서 이곳 직원이 입구에 붙어 있던 안내문을 떼고 있다. 노스캐롤라이나주에 본사를 둔 중소은행 퍼스트시티즌스는 이달 초 파산한 실리콘밸리은행(SVB)을 인수했다. 2023.03.28.

아울러 모바일 뱅킹 사용자가 급격히 늘어나며 예금 출금 속도도 높아진 상황이다. 미국에서 인터넷 및 모바일 뱅킹 이용 고객 비중은 2017년 52%에서 2021년 66%로 급증했다. 이른바 '폰 뱅크런' 위험이 더 커진 셈이다.

실제로 SVB 파산 직전 이틀간 고객들이 인출을 시도했던 예금 규모가 알려진 것보다 큰 142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말 기준 SVB가 보유한 예금액 1750억 달러의 81%에 해당한다.

이런 가운데 미국 최대 증권사 찰스 슈왑도 유동성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찰스 슈왑은 연준의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인한 보유채권의 가치하락 등 위기를 맞고 있다. 앞서 찰스슈왑은 2020~2021년 당시 장기채권에 대거 투자했다. 금리 인상으로 인해 고객들의 자금이 은행계좌로 몰려간다는 점도 찰스 슈왑 위기 전망의 근거다.

찰스 슈왑의 총자산은 약 7조 달러에 달한다.SVB의 총 자산이 2090억 달러에 불과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찰스 슈왑의 유동성 위기가 불거질 경우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상황이 안정되고 있지만 아직은 사태가 끝나지 않았다며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반도체 제조업체 방문을 위해 노스캐롤라이나주 더럼을 찾은 뒤 백악관을 향하기 전 은행 위기와 관련해 "우리는 행정적으로 해야 할 일을 했다. 상황이 안정되고 있다고 확신한다"면서 "시장이 반응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행정부의 은행 부문 혼란에 대한 조치가 모두 끝났는지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아니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면서 "우리는 (상황을) 매우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고 답했다.

또 바이든 대통령은 의회가 분열돼 있기 때문에 어려울 수 있지만, 은행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입법적 변화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바로 다음날에는 바이든 행정부가 중형은행에 대한 새로운 규칙을 적용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아직 새 규칙에 대한 세부 사항이 명확하게 나오진 않았으나,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바이든 행정부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당시 의회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동의를 받아 자산 1000∼2500억 달러 규모 은행에 대해 해제했던 규제를 재정립할 것으로 예상된다.

변경 사항에는 높은 수준의 자본 요구사항 부과, 위기 발생 시 대응 프로세스 정립, 재무 건전성 평가를 위한 규제기관의 스트레스 테스트 상시 시행 등이 포함될 것으로 전망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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