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잇단 ‘여성혐오’ 논란에 여성·중도층 민심 이반 우려

기사등록 2024/04/04 05:00:00

최종수정 2024/04/04 07:08:25

이재명 동작을 지원 유세서 "나경원 별명이 나베"

김준혁 사과에도 이대총동창회 수원 항의집회

조상호, 김준혁 두둔성 발언…논란 이어질 듯

당 내선 "발언도 행동도 조심해야 할 때"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의 깃발이 휘날리고 있다. 2023.03.12.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의 깃발이 휘날리고 있다. 2023.03.1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임종명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김준혁 후보 등이 잇따라 '여성혐오' 발언을 쏟아내 논란이 일고 있다. 4·10총선을 6일 앞두고 여성은 물론 중도층 민심이 이반될 수 있다는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4일 민주당에 따르면 이재명 대표는 지난 2일 재판을 마친 후 서울 동작을 류삼영 후보 지원 유세를 가는 길 유튜브 생중계에서 류 후보 맞수 나경원 국민의힘 후보의 별명이 '나베'라는 발언을 했다.

이 대표는 나 후보에 대해 "별명이 나베(나경원과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의 합성어)라고 불릴 정도로 국가관이나 국가정체성에 대해서 의문을 제기하는 분들이 많다"고 직격했다.

또 동작을 현장에서 류 후보 유세 차량에 올라 "나경원 후보는 잘못된 실패한 정권의 창출 책임이 있다"며 "국민의힘 정권의 구성원이니까 책임을 물어야 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강조했다.

그는 "대한민국은 자주독립 국가이고 일본과 굴종적인 관계가 아니라 대등한 선린 관계 만들어야 하지 않겠느냐"며 "그러려면 역시 국가정체성이 확실한 류삼영이 당선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이와 함께 경기 수원정 김준혁 후보의 '이화여대 성 상납', '박정희 전 대통령 위안부·초등학생 성관계' 발언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김 후보는 이달 2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제가 수년 전 유튜브에서 김활란 이화여대 초대 총장 및 관련 발언에 있어 정제되지 못한 표현으로 이대 재학생, 교직원, 동문의 자긍심에 상처를 입힌 점에 깊은 사과를 드린다"며 "부끄럽고 죄송하다"고 결국 사과했다.

그러나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이화여대 총동창회 측은 이날 오후 2시 김 후보 지역구를 방문해 항의 규탄집회를 벌일 계획이다. 또 오후 5시에는 이화여대 대강당에서 동문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김 후보 망언 규탄 항의 집회'를 열기로 했다.

특히 당사자인 김 후보 사과 하루만인 지난 3일 조상호 민주당 법률위원회 부위원장이 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한 김 후보 두둔성 발언이 또 다른 논란을 야기하고 있다.

조 부위원장은 김 후보의 이화여대 성 상납 발언 논란이 향후 선거 국면에 악영향을 끼칠까 하는 당내 우려가 있지 않냐는 질문에 "조금 이해가 안 된다"라며 "역사학자가 역사학자로서 역사적 사실에 대해 언급한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당시 낙랑클럽 총재가 김활란 초대 이화여대 총장 아닌가"라며 "낙랑클럽의 활동 내용을 담은 미국의 방첩부대(CIC) 보고서가 있는데, 그에 따르면 낙랑클럽을 고급 접대부 호스티스 클럽이라고 묘사했다"고 밝혔다.

또 "실제로 매춘 또는 유사 매춘에 이용됐다는 여러 가지 묘사들이 나온다"며 "그 부분들은 김 후보가 처음 얘기한 것도 아니고 1995년에 중앙일보 특종 보도 이후 많이 다뤘던 주제다. 영화나 드라마에서도 굉장히 많이 묘사됐던 내용들"이라고 설명했다.

조 부위원장은 "그중에는 아주 대표적 인물로 김수임씨라고 한국형 마타하리라고 불렸던 분이 있다"며 "그분이 미군 대령과 사실혼 관계를 맺고 동거하는 동안 또 다른 남성과의 교제, 그리고 그 이후에 비밀을 누설하는 문제로 나중에 간첩죄로 사형을 당한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현실 정치인이 성급하게 저런 표현을 썼다면 문제가 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런데 저 때는 역사학자로서 역사적 사실에 관한 견해를 밝힌 건데 막말이라고 문제 삼으면 역사적 내용에 대한 고증이나 비판이 이뤄질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그는 "당시 김활란 총재나 모윤숙 부총재 행위에 대해선 이후에도 굉장히 많은 비판이 있었다"며 "각 모교에서 그들의 동상을 끌어내리겠다는 학생 시위도 있었다. 그런 부분을 명예훼손이다, 해서는 안 되는 막말이다, 이렇게 얘기하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다.

당내 일각에선 4일 이날부터 여론조사 공표가 금지됨에 따라 발언과 행동 하나하나에 신중을 기해야하는데 논란이 이어져 우려스럽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이재명 대표는 얼마 전까지 현장에서 151석도 어려우니 전국이 하나의 지역구인 것처럼 투표를 독려했었는데 왜 갑자기 그런 발언을 했는지 모르겠다"며 "여론조사 공표 금지에 따라 유권자 심리도 요동칠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 대표 발언은 이미 나왔던 발언인데 상대측이 여성혐오 프레임을 씌워 또 갈라치기 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김 후보 발언 논란에 대해선 "후보 본인이 사과를 했으니 상황이 더 악화되어선 안 된다고 본다. 지금은 논란을 최소화하고 본선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때"라며 논란이 더 번져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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