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강제퇴거 외국인 입국금지 연장시 서면 안내해야"

기사등록 2024/02/13 12:00:00

최종수정 2024/02/13 13:07:29

국비 116만원 들어 퇴거된 미등록 체류자

"안내 없이 입국금지 5년 연장돼 피해 입어"

외국인 대상 입국금지 연장은 고지의무 없어

"권익 제한 처분 당사자에 구체적으로 전달"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임철휘 기자 = 국비로 한국에서 강제 퇴거 당해 입국규제 기간이 연장되는 외국인에게 해당 규제를 서면으로 명확히 안내해야 한다는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판단이 나왔다.

인권위는 "지난달 30일 법무부 장관에게 외국인이 강제퇴거명령을 받고 국비로 퇴거돼 입국금지 기간이 연장될 경우에는 그런 내용을 담은 통지서나 안내문을 교부하는 등 '행정절차법'에 준하는 절차가 마련될 수 있도록 '입국규제 업무처리 등에 관한 지침' 등의 규정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표명했다"고 13일 밝혔다.

인권위에 따르면, 미등록 체류자 신분으로 한국에서 강제퇴거 돼 두바이에 거주 중인 이집트 국적 남성 A씨는 국내에서 강제출국되는 과정에서 116만원가량의 국비가 들었다는 이유로 별도 서면 안내 없이 입국금지 기간이 5년에서 10년으로 연장됐다.

A씨는 강제출국 당시 이에 대한 설명을 듣지 못했고 이제라도 국비로 대납 된 항공료를 변제하고자 하나 당국이 변제절차에 대한 안내 없이 무조건 사증 발급을 거부해 국내 체류 중인 가족을 만날 수 없는 등 피해를 입었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냈다.

이에 대해 담당 출입국·외국인사무소는 "통상 입국금지 조치는 강제퇴거명령과는 달리 대외적으로 표시·고지하는 것이 아니고 단지 그 정보를 내부전산망에 입력해 관리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며 법정 고지 의무가 없다고 소명했다.

행정절차법은 의무 부과·권익 제한 처분 등 행정청의 행정작용과 관련된 정보를 대상자에게 충분히 제공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그러나 이 법은 외국인에 대한 출입국 관계 법령에 따른 처분을 '행정절차를 거치기 곤란하거나 거칠 필요가 없다고 인정되는 사항'으로 분류해 행정절차법 적용에서 배제하고 있다.

법무부는 A씨에게 관련 안내가 구두로 이뤄졌을 것으로 보이지만 A씨가 이를 제대로 듣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고, 국비를 통해 강제퇴거가 이뤄진 만큼 A씨가 불이익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인권위에 답했다.

인권위 침해구제제2위원회는 관련 법률과 지침에 따라 A씨의 국내 입국금지 기간이 10년으로 연장됐다며 해당 진정을 기각했다. 강제퇴거 출국비용 변제 절차와 이에 대한 안내 미비와 관련해서는 당사자의 주장이 달라 A씨의 주장 외에는 이를 입증할 방법이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개인의 권익을 제한하는 처분이 당사자에게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전달되는 게 바람직하다며 관련 규정이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법무부는 강제퇴거 대상 외국인들에게 구두로 해당 내용을 전달하고 있다고 하지만 언어나 문화적 이유로 명확히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다"며 "구두 안내의 경우 일회적이며 전달 여부의 논란이 있을 수 있으므로 향후 이러한 내용을 문서로 제공하는 적극적이고 확실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f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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