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무소방대, 역사 속으로…21년 만에 운영 종료

기사등록 2023/06/26 12:00:00

현장 소방 인력 부족 문제 해결 위해 2002년 도입

병역자원 감소로 폐지…소방청 "인력 재배치 추진"

[서울=뉴시스] 지난 23일 마지막 의무소방원 전역식이 진행된 경북 청도소방서에서 제73기 의무소방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소방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지난 23일 마지막 의무소방원 전역식이 진행된 경북 청도소방서에서 제73기 의무소방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소방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소현 기자 = 소방청은 지난 13일 제73기 의무소방원 92명의 전역을 끝으로 의무소방대 운영을 종료했다고 26일 밝혔다. 지난 2002년 현장 소방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입된 지 21년 만이다.

의무소방대는 지난 2001년 3월 소방공무원 6명이 순직하고 3명이 부상당한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주택 화재를 계기로 시작됐다. 그간 1만2000여 명의 의무소방원들이 전국 119안전센터·구조대·구급대에 근무하며 화재 진압 및 구조·구급사고 현장에서 소방 보조 업무를 수행했다.

지난 2003년 경북 청도군 버섯농장 화재 현장에서는 7일 간 화재 진압을 보조했고, 2006년 서해대교 29중 추돌의 현장에서도 활약했다. 2012년 경기 고양시 공장 화재 현장에서는 진압 활동을 보조하던 의무소방원이 순직하는 안타까운 사고도 있었다.

병역자원 감소 등의 이유로 제도는 폐지됐지만 의무소방대 출신들은 사회 각계각층에서 활약하는 모습이다.

36기 류형석 영화감독은 "복무 당시 허름한 주택가에서 어르신이 홀로 외롭게 세상을 떠난 모습을 봤다. 새벽까지 세신 일을 하고 고된 몸으로 돌아온 어머니가 잠든 와중에 전기장판에서 화재가 발생해 아들만 구하고 유명을 달리한 현장도 경험했다"며 "인간의 삶과 죽음에 대한 끝없는 고찰의 시간을 정성껏 카메라에 담아내고 싶다는 마음으로 영화를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59기 송명빈 교사(경북 의성초)는 "다시 돌아가더라도 변함없이 의무소방을 선택할 것" 이라며 "당시의 경험은 우리 반 아이들이 안전하게 자랄 수 있도록 하는 자양분이 되고 있다"고 했다.

의무소방대 2기 출신이자 소방관으로 20여 년째 근무 중인 정원형 소방경은 "(의무소방대 활동) 당시 선배 소방관들의 가르침은 진로 선택에 많은 영향을 줬다"고 전했다.

소방 당국은 의무소방대 폐지에 따라 예상되는 인력 부족 문제에 대비하고자 인력 재배치를 추진하는 등 조치할 계획이다.

남화영 소방청장은 "의무소방대 폐지에 따른 인력 부족으로 현장 대응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출동 상황 등을 고려한 인력 재배치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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