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삼촌 맞아요?"…9살 유괴 막은 시민 영웅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초등학생을 꼬드겨 데려가려 한 취객을 막아선 시민이 경찰로부터 감사장과 포상금을 받는다.

광주 북부경찰서는 초등학생을 자신의 집으로 데려가려던 취객을 제지해 자칫 큰 범죄로 이어질 뻔한 상황을 예방한 시민 이모(42)씨에게 감사장과 신고 포상금을 지급할 계획이라고 6일 밝혔다.

이씨는 지난 2일 오후 5시께 광주 북구 오치동 한 공원에서 홀로 술을 마시던 A(44)씨가 9살 난 초등학생 B양에게 간식을 건네고 말을 거는 모습을 우연히 목격했다.

이 광경을 수상히 여긴 이씨는 B양을 데리고 주택가로 향하는 A씨를 뒤쫓아가, 무슨 관계인지 물었다.

A씨는 '삼촌'이라고만 둘러댄 뒤 B양과 함께 500여m 떨어진 자신의 집으로 향했다. 의심을 거둘 수 없었던 이씨는 주택 현관문 앞에서 A씨를 붙잡고 거듭 '삼촌이 맞느냐'며 제지했다.

A씨는 '삼촌이 맞고 인형을 주려고 한다'고 항변했으나 이씨는 물러서지 않았다.

'아이 가족 이름과 집 주소를 아느냐'고 되물으며 수 분 간 승강이를 벌였다. A씨가 결국 거짓말을 했다며 실토하자, 이씨는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출동한 경찰은 A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A씨는 B양의 부모가 잠시 자리를 비운 틈을 타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인형만 주려 했다"고 혐의를 시인했다.

경찰은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 미성년자 유인 혐의로 A씨를 지난 4일 구속했다.

경찰 관계자는 "하마터면 큰 일로 이어질 수도 있었던 상황에서 이씨가 기지를 발휘했다. 신속한 신고로 더 큰 범죄를 예방하고 검거에 기여한 공로가 크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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