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약 오젬픽, 알코올 등 중독 치료에도 효과"-NYT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당뇨 치료제로 널리 쓰이는 오젬픽이라는 약의 성분이 술을 마시고 싶은 생각을 크게 줄여주는 “긍정적 부작용”이 있다고 미 뉴욕타임스(NT)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오젬픽은 최근 테슬라 일론 머스크 회장이 체중관리용으로 쓰고 있다고 밝히면서 미국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끄는 당뇨치료제다. 덴마크의 노보노디스크라는 제약회사가 생산한다. GLP-1 수용체라는 인체 호르몬과 유사한 세마글루타이드라는 성분이다.

NYT는 오젬픽을 처방한 의사들이 환자들이 술을 마시려는 의욕이 크게 줄어든다고 밝히는 것으로 전했다.

미 당뇨협회 과학 및 의학 책임자 로버트 개베이 박사는 “내 환자들 여러 명이 좋은 일이라고 말한다”고 밝혔다.

오젬픽은 인슐린 분비를 촉진해 혈당을 낮추는 효과에 더해 뇌의 식욕관련 부위에서 포만감을 느끼게 하는 효과가 있다. 식욕이 주는 것에 더해 좋아하던 음식도 싫어하게 되는 사람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알코올에 대한 선호도를 낮추는 이유는 분명하지 않다.

NYT는 지난 10년 동안 세마글루타이드와 비슷한 여러 종류의 GLP-1 RA 성분으로 동물실험을 한 결과 알코올 선호를 낮추는 효과가 확인됐다고 전했다. 토끼와 쥐의 경우 알코올에 더해 니코틴, 아편, 코카인 모두에 대한 선호를 줄이는 효과가 나타났다는 것이다. 동물실험 결과를 사람에게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지만 사람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보고되는 것은 일정한 경향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NYT는 설명했다.

사람을 상대로 한 실험도 일부 진행되고 있다. 덴마크의 연구자들이 최근 오젬픽과 다른 종류의 GLP-1 RA 성분을 알코올 중독환자에게 처방한 임상실험 결과를 발표했다. 130명 가까운 사람을 두 군으로 나눠 GLP-1 RA와 인지행동치료 및 위약과 인지행동치료를 한 결과 GLP-1 RA 치료군의 알코올 소비가 극적으로 줄었다는 것이다.

연구자인 안데르스 핀크-옌센 코펜하겐대 교수는 환자들에게 알코올 사진을 보여주면서 뇌파를 검사한 결과 GLP-1 RA 처방군의 활성화되는 뇌 중독 관련 부위가 크게 작았다“고 밝혔다.

NYT는 아직 연구가 더 진행돼야 하지만 지금까지의 연구 결과만으로도 상당히 고무적이라고 연구자들이 밝히는 것으로 전했다. 미 노스캐롤라이나 의과대 크리스티안 헨더샷 교수는 ”중독 치료를 위한 치료제가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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