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맛 안나네"…소주·맥주값 인상에 손님도 식당도 울상

기사등록 2023/02/22 06:10:00

최종수정 2023/02/22 20:24:51

4월부터 주세 리터 당 30.5원↑…885.7원

'출고가' 인상되면 '판매가'도 덩달아 뛰어

"소주 5000원 넘어가면 매출 되레 줄 것"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지난 19일 서울시내 대형마트를 찾은 시민들이 소주, 맥주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2023.02.19.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지난 19일 서울시내 대형마트를 찾은 시민들이 소주, 맥주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2023.02.1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수정 기자 = 서울 관악구에서 식당을 하는 유모씨는 계속 오르는 소주값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유씨는 "코로나19부터 어려움이 누적된 상태에서 원자재값이 인상되면서 1차 음식값 조정을 했었는데 최근 에너지값 폭등으로 다시 조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며 "술값까지 오르면 절박한 상황에 놓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강남에선 이미 소주 한 병에 8000원을 받는다는 얘기가 있다"며 "(주변 가게들은) 대체로 1000원 인상해서 5000원을 받고 있는데 더 올리면 매출에 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서민 주류인 소주와 맥주 값 인상이 예고되면서 식당을 운영하는 소상공인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출고가가 오르면 영업장 판매가격도 오를 수밖에 없는게 자영업 식당 수익 구조인데, 이미 5000원을 웃도는 판매가에서 값이 더 오르면 손님들 발길이 끊길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22일 관련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해 4월부터 맥주에 붙는 세금인 주세가 리터(ℓ)당 30.5원 올라 885.7원이 된다. 지난해 ℓ당 20.8원 오른 데 이어 올해는 그 인상폭이 한층 더 커졌다. 주세 인상은 주류업계의 출고가 인상으로 이어진다. 맥주 생산에 쓰이는 원·부자재 가격과 물류비, 인건비 등도 계속해서 오르는 상황이다.

지난해 하이트진로는 테라와 하이트 출고가를 각각 7.7%, 롯데칠성음료는 클라우드 출고가를 8.2% 인상했다. 올해는 출고가 인상폭이 더 커질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생산 비용이 오른 소주 역시 가격 인상 가능성이 있다. 에탄올 공급 업체들은 지난해 2월 주정 가격을 7.8% 가량 올렸다. 소주병 공급 가격도 180원에서 220원으로 올랐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지난 20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거리에 주류 배송트럭에서 배송관계자가 음식점에 주류를 전달하고 있다.  2023.02.20.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지난 20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거리에 주류 배송트럭에서 배송관계자가 음식점에 주류를 전달하고 있다.  2023.02.20. [email protected]

주류 업계가 출고가를 인상하면 판매가격도 덩달아 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소주 출고가가 1병당 85원 인상되면서 음식점에서 판매하는 소주 가격은 병당 1000원 가량 올랐다. 올해 역시 출고가가 인상될 경우 판매값이 1000원 가량 인상돼 6000원을 웃돌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는 구조에 소상공인들은 걱정이 앞선다. 급격하게 오른 난방비로 음식값 인상을 고려하고 있는 상황에서 주류값까지 인상하기에는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서울 구로구에서 곱창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서모씨는 "지금은 소주와 맥주를 둘 다 5000원에 팔고 있다"며 "이 상태에서 가격을 더 올리면 손님들이 오겠느냐"고 말했다. 서씨는 "출고가가 오른다고 해도 당분간은 5000원에 계속 팔지 않을까 싶다"며 "(가격을) 올려도 올리지 않아도 매출에는 타격이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울 강북구에서 고깃집을 운영하고 있는 이모씨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씨는 "지금 소주는 4000원, 맥주는 5000원에 팔고 있는데 솔직히 지금도 손님들이 부담스러워하는 게 느껴진다"며 "주변에서도 소주를 5000원에 파는 업소들이 늘어나긴 했는데 매출이 줄어들까 하는 걱정도 있고 해서 가격을 당장 올리기는 어렵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주류업계는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주세가 인상될 경우 주세를 상쇄할 방법이 마땅치 않아 맥주 등 가격 인상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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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맛 안나네"…소주·맥주값 인상에 손님도 식당도 울상

기사등록 2023/02/22 06:10:00 최초수정 2023/02/22 20:2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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