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ENM, 조직 체질개선에 직원들 뒤숭숭

기사등록 2023/02/21 15:37:58

최종수정 2023/02/21 16:09:19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격변하는 가운데, 업계 큰손으로 통하는 CJ ENM 조직의 체질 개선에 직원들의 뒤숭숭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CJ ENM 직원들 사이에서 본격적으로 구조조정이 시행될 상황에 처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올해 초 CJ ENM은 조직을 개편했다. 기존 9개 사업본부를 ▲영화·드라마 ▲교양·예능 ▲음악 콘텐츠 ▲미디어플랫폼 ▲글로벌 등 5개 사업본부로 재편했다. 창사 이후 최대 조직 개편 축에 속한다는 얘기가 나왔다.

이 같은 일련의 상황은 실적 악화 여파에 따른 것이다.

CJ ENM은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 137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53.7% 감소한 숫자다. 매출액은 4조7992억원으로 34.9% 증가했으나 순손실은 1657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특히 CJ ENM의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은 66억13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7.7% 줄었다.

CJ ENM 측은 인위적인 인력 감축 계획이 없다고 했다. 하지만 직무 체계가 단순화되고, 인력을 재배치하는 과정에서 일정 수준의 인력 감소가 뒤따를 것이라는 예상이 일부 직원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이미 국장·팀장급들의 보직이 줄고 이 보직을 담당하는 직원들의 직책이 조정되면서 혼란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CJ 그룹 내에서 구조조정 전문가로 알려진 구창근 대표가 지난해 말 CJ ENM으로 부임하면서 직원들의 위기감은 고조됐었다.

이미 주요 콘텐츠 창작 인력의 재배치가 사원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우정 작가가 설립한 곳으로, CJ ENM 레이블로 편입된 제작사인 에그이즈커밍에 CJ ENM 주역 창작진인 이명한 전 티빙 대표 그리고 나영석·신원호 PD가 이곳으로 옮겼다. 제작 인력을 자회사로 넘겨 본사의 수익성을 꾀하겠다는 의도다. 이 과정에서 본사 제작 업무 관련 인력이 줄어들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미 최근 몇년 동안 CJ ENM 직원들은 혼란스런 상황에 처해었다. 조직 문화 개선을 위해 사측이 짧은 기간 동안 다양한 시도를 하면서 직원 개별로 장기적인 업무 계획을 세우기 어렵다는 볼멘소리도 나왔다. 특히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 CJ ENM 인사와 관련 뒷말이 무성하면서 갖은 추측이 나돌고 있다.

구 대표는 지난 9일 작년 4분기 관련 컨퍼런스 콜에서 "과거 CJ ENM 사업은 콘텐츠 제작 측면에서의 독보적 경쟁력에도 일부 사업적 부실이나 조직, 비용 관리 측면에서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면서 "앞으로는 조직 및 비용 관리를 효율적으로 추진하고 자원 투입 역시 수익관점에서 최적화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CJ ENM 엔터는 CJ그룹의 주력 분야다. 2018년 홈쇼핑업체 CJ오쇼핑과 콘텐츠 계열사 CJ E&M을 합쳐 CJ ENM이 출범했다. 국내뿐 아니라 미국 영화계에서도 영향력을 자랑하는 CJ 이미경 부회장을 중심으로 사업 영역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이 회장은 지난해 CJ ENM을 중심으로 K팝 개척자 SM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는 것에 대해 적극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SM 인수는 멀어졌지만, 그럼에도 음악 부문 활성화에 나섰다. 구 대표도 음악사업에서의 시장 지위 강화에 힘쓸 것이라고 예고했다. 사실 CJ ENM은 음악채널 엠넷 등 콘텐츠 유통 플랫폼과 여러 레이블 등을 기반으로 음악 산업에서 막강한 힘을 발휘해왔다.

하지만 음악 소비 플랫폼이 다양화되고 야심차게 인수했던 레이블 등의 소속 가수들이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최근 몇 년 동안 하이브·SM·JYP·YG 등에 꾸준히 밀려온 것이 사실이다. 이 과정에서 음악 인력의 이탈도 있었다. 하지만 올해부터 엠넷 채널 자체 기획 제작 시스템(Music Creative ecoSystem·MCS) 기반 콘텐츠, 일본 유력 기획사 요시모토 흥업과 합작사 '라포네'가 론칭할 아이돌 그룹 두 팀 등 지속적인 지식재산권(IP) 개발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인력 재배치가 음악 쪽으로 몰릴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꾸준히 성장하고 있지만 세계 경기 침체, 콘텐츠에 대한 이슈의 불가항력적 가변성 등으로 인해 하이브의 SM 인수 시도처럼 업계에서 덩치를 키우려는 노력이 더 많아질 것"이라면서 "반면 CJ ENM처럼 이미 덩치가 큰 엔터테인먼트 회사는 조직의 효율성을 꾀할 일이 많아질 것이다. 인력 재배치가 예상되는 이유"라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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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ENM, 조직 체질개선에 직원들 뒤숭숭

기사등록 2023/02/21 15:37:58 최초수정 2023/02/21 16: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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