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태국과 시너지"···BL드라마, 세계시장 정조준

기사등록 2022/07/24 08:46:48

'기이한 로맨스' 주연 세이브 사이사왓 인터뷰

"태국, BL드라마 스타 등용문…한국 BL물 복합장르 신선"

한국 BL장르 세계화 가능성↑…신인 해외 진출 발판

'기이한 로맨스' 주연 맡은 태국배우 세이브 사이사왓
'기이한 로맨스' 주연 맡은 태국배우 세이브 사이사왓
[서울=뉴시스] 최지윤 기자 = 한국 BL(Boys Love·남성 동성애) 드라마가 세계 시장 문을 두드리고 있다. 올해 초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왓챠 ‘시멘틱 에러’를 시작으로 BL 장르 열풍이 일면서 대중화 물꼬가 트인 상태다. 특히 국내 제작사는 태국을 주목했다. 5년 사이 BL물 시장이 빠르게 성장했고, 국내에서도 두터운 팬층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큐티파이’ 주연 6명의 내한 팬미팅이 10분 만에 매진 돼 인기를 실감케 했다. 태국배우를 잇따라 BL물 주연으로 발탁, 시너지를 효과를 노리고 있다.

◇BL 종주국 태국 주목

왓챠 톱10에는 BL물이 2개나 이름을 올리고 있다. 시멘틱 에러는 공개한 지 6개월이 넘었지만 3위에 자리했다. 일본 BL드라마 ‘올드패션 컵케이크’는 4위다. 왓챠는 이달 초 태국 BL드라마 ‘러블리 라이터’도 공개했다. 한양제작소 역시 지난해 ‘피치 오브 타임’으로 BL물의 세계화 가능성을 확인했다. 태국배우 2명을 주연으로 내세웠는데, 국내에서 극장판으로도 선보일 만큼 인기몰이했다. 중국 OTT 위티비를 통해 태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아시아 11개국에서 선보였다. ‘기이한 로맨스’와 ‘사랑은 고양이처럼’까지 태국배우를 주연으로 발탁, 한국판 BL물 저변 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최근 촬영을 마친 기이한 로맨스는 해외 플랫폼에서 공개를 앞두고 있다. 주연인 세이브 사이사왓은 “태국에서 BL드라마가 인기를 끌기 시작한 지는 4~5년 정도 됐다. 일반 드라마에 출연하는 배우보다 인기가 많고 광도도 많이 찍는다. BL물 전문배우가 있을 정도”라며 “태국은 BL시장이 정말 크다. 신인들은 유명해지고 싶으면 BL드라마 촬영을 한다. BL 장르에 거부감이 거의 없다”고 귀띔했다. “태국에서는 ‘Y드라마’라고 하는데, 이 장르를 좋아하는 여성층이 두텁다”며 “‘Y드라마를 좋아한다’고 거리낌없이 오픈하는 편”이라고 했다.

◇한국 BL드라마 차별화

한국 BL드라마의 가장 큰 차별점은 스토리다. 단순히 남성간 사랑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귀신, 살인사건, 애견 등 다양한 소재를 가미해 재미를 더한다. 기이한 로맨스는 무뚝뚝한 동아리 친구 ‘성훈’(윤준원)과 새침하고 애교 많은 ‘제이’(세이브 사이사왓)의 청춘 로맨스다. 의문의 살인 사건을 마주하며 범인을 찾는 과정을 녹여 호기심을 높일 예정이다. 세이브 사이사왓은 “태국 BL드라마는 주인공 2명의 관계성에 집중을 많이 한다”며 “기이한 로맨스는 스릴러 장르가 섞여있는데, 태국에는 BL물 중에 이런 스토리가 거의 없다. 새로운 경험이었다”고 설명했다.

태국은 공영방송에서 BL드라마를 정규 편성하고, 정부에서 직접 BL물 세계화를 언급할 정도로 대중화 돼 있다. 한국보다 수위도 높은 편이다. 반면 국내는 BL드라마가 인기를 끈 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만큼, 관람가도 12~15세로 낮다. 시멘틱 에러는 원작인 동명 웹소설이 19세 미만 구독 불가였지만, 드라마는 수위를 낮춰 12세 관람가로 설정했다.

기이한 로맨스를 연출한 공자관 감독은 “일본은 BL물 최대 생산국, 태국은 BL물 종주국으로 불린다. 태국에서는 BL물이 메인 장르가 됐고, 수위도 훨씬 센 게 많다”며 “우리나라는 ‘H.O.T’ ‘동방신기’ 등 아이돌그룹 팬픽으로 일군 BL물 역사가 이제 수면 위로 올라온 게 아닌가 싶다. 아직 초창기라서 제작할 때부터 수위를 높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짚었다. “시멘틱 에러에서 ‘추상우’(박재찬) 역을 여성이 맡으면 남녀 로맨스 드라마와 별반 다르지 않다”며 “국내 BL물도 점점 장르가 다양해지고 수위도 넓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기이한 로맨스 주연 윤준원
기이한 로맨스 주연 윤준원

◇태국과 시너지 효과

태국 현지에서 한류 인기가 높은 만큼, 한국판 BL물의 외연 확대를 기대해 볼만 하다. 양국 신예 스타들은 BL드라마를 통해 활동 반경도 넓힐 수 있다. 세이브 사이사왓은 “K팝, K드라마 등이 세계적으로 유명하지 않느냐. 태국은 한국 자체를 좋아하고, K-콘텐츠를 따라하려는 채널도 많다. 태국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 한다. 당연히 한국 BL드라마에도 관심을 가질 것“이라며 “나도 기이한 로맨스를 계기로 한국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싶다“고 바랐다.

김도연 한양제작소 부사장은 “BL드라마 팬들은 남성간 사랑 이야기로 바라보지 않고 그 대상으로 본다. 내가 좋아하는 이상형 등을 반영해 팬심이 생기는 것”이라며 “세계적으로 큰 시장을 만들어갈 수 있는 확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태국 BL 장르가 인기가 높고, 한국 시장도 BL물 인기가 올라오고 있어서 협업하면 ‘어떤 시너지 효과가 있을까?’하는 기대감이 있다”며 “BL물은 배우를 발굴·육성하는 부분에서도 필요한 장르다. 국내 신예스타들이 해외로 어떻게 나갈지 고민하는 경우가 많은데, BL드라마가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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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태국과 시너지"···BL드라마, 세계시장 정조준

기사등록 2022/07/24 08:46:48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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