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달서구 성서복지관 프로그램 참여하며 한국생활 적응
[대구=뉴시스]고여정 기자 = "다문화가정이라고 해서 일반 가정과 다를 건 없어요. 언어적으로 힘들다고 해서 화목하지 않은 건 아니니까요"
5일 대구 달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결혼이주여성 탕바오씨(42·여)는 한국 생활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중국에서 한국인 남편을 만나 결혼을 한 탕바오씨는 아들이 6살이 되던 2016년 남편과 함께 대구에 터전을 잡았다.
한국어를 잘하지 못한 채 한국 생활을 시작한 탕씨에게 처음 시작한 타국 생활은 '불편' 그 자체였다.
탕씨는 "한국말을 조금 알긴 했는데 한국 문화와 중국 문화가 생각보다 많이 차이 났다"며 "아이를 유치원에 보내는 것조차도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탕씨는 그중 가장 힘들었던 건 '유치원에서 아이에 대한 차별을 느꼈을때'라고 했다.
탕씨는 "아이가 항상 마지막에 밥을 먹고 친구들과 충돌이 있으면 다른 아이 편을 들어 아들을 유치원에 보내기 싫었다"며 "결국 가까운 병설유치원으로 옮길 수 밖에 없었다"고 한숨을 쉬었다.
탕씨와 아들 김당홍(11)군이 한국 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었던 것은 대구 달서구 성서복지관의 다양한 프로그램 덕분이다.
탕씨는 "복지관에 다문화 가정을 위한 프로그램이 많다"며 "요리 교실, 한국어 수업, 동화 교실, 멘토링 프로그램에 참여해 한국에 완전히 적응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탕씨와 아들 김군도 여느 가정과 다름없이 싸우기도 하고 한때는 친구처럼 사이가 좋기도 했다.
그러나 탕씨는 아들 김군이 중국을 제대로 알지 못한채 인터넷에 게재된 영상, 글만 보고 중국을 부정적으로만 생각했던 것을 잊을 수 없었다.
탕씨는 "아이라서 아직 옳고 그름을 가릴 수 없다는 것을 안다. 그래서 엄마의 나라이고 중국은 어떤 국가 인지 알려줬다"며 "지금은 중국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이지는 않지만 그 당시 다른 국가들의 문화들을 가르치며 세계를 바라보는 방법을 알려줬다"고 부연했다.
탕씨와 아들 김군은 주변 이웃, 선생님, 학교 친구가 자신을 대할때 '다문화 가정'을 먼저 생각하기보다는 '이웃', '친구'라고 생각해줘 고마울 따름이다.
김군은 "학교생활에서 다문화 가정이라는 점 때문에 불편한 건 없다"고 웃어 보였다.
탕씨도 "오히려 먼저 인사해 주시고 따뜻하게 대해준다. 가끔 궁금한 점들을 물어보면 다들 열정적으로 가르쳐줘 고마울 따름이다"고 말했다.
탕씨와 김군은 무엇보다 다문화 가정도 일반 한국 가정과 '다른 건 없다'고 강조했다.
탕씨는 "대화할 때 중국어와 한국어를 번갈아 가며 쓸 뿐이지 정말 평범하다"며 "다른 건 전혀 없어요. 다문화 가정도 일반 가정과 똑같이 생활한다"고 했다.
탕씨는 2017년부터 달서구성서종합사회복지관에서 상담통역, 한국어교육 보조 활동 등을 했다.
특히 탕씨는 2019년부터 지역의 다문화수용성함양, 다문화인식개선을 위한 VR(가상현실) 동극제작 자원봉사활동도 하고 있다.--
현재는 이주민 중심의 라디오 방송을 제작하며 대구 달서구미에게 문화 다양성의 가치를 확산 중이다.
탕씨는 "아들도 열심히 해서 꿈을 이루고 저도 더 적극적으로 한국 생활에 적응할 예정이다"며 "앞으로도 여느 가정과 다를 바 없이 평범하고 화목하게 지내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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