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브랜드 탄생비화]76년 역사, 속옷 외길 BYC의 도전

기사등록 2022/03/27 11:00:00

작은 양말 편직기에서 시작…72년간 속옷 외길만 달려온 BYC

세계 속의 BYC, 세계인이 입는 BYC 거듭…MZ세대 공략 '활발'


[서울=뉴시스] 김동현 기자 = 아버지의 셔츠 속에 비친 새하얀 메리야스, 통풍성 좋은 소재로 무더운 여름을 책임지던 시원한 모시메리, 첫 월급을 타자 마자 부모님에게 선물한 빨간 내복...BYC가 생산한 제품은 긴 세월 동안 실생활 깊은 곳에 스며들었다.

몇몇 사람들에게는 '백양'이라는 이름으로 익숙한 BYC는 1946년 창립 이래로 76년간 국내 이너웨어 산업을 이끌어 온 대표적인 장수브랜드다. BYC가 76년이라는 긴 역사 동안 꾸준히 사랑 받아온 비결을 알아보자.


작은 양말 편직기에서 시작한 BYC

우리가 알고 있는 '메리야스'는 스페인어로 양말을 의미하는 '메이아스'에서 유래된 말이다. 먼 옛날 양말이나 의류를 손으로 짜던 기술에서 시작해 편직 기술과 기계의 발전을 거치고 의미가 변하면서 지금의 메리야스가 된 것이다.

BYC의 메리야스는 어떻게 만들었을까. 해방 직후인 1940~50년대는 격동과 혼돈의 시기였다. 일제 강점기와 한국 전쟁을 겪은 국내는 물자 수급 등 경제 전반으로 피폐해져 있었고 생필품의 수요는 폭증하는 상황이었다.

1946년 설립된 한흥 메리야스는 양말기의 몸통을 크게 개조해 양말을 짜듯 메리야스 내의를 편직하는 '메리야스 편직기'를 개발, 제품을 생산했다. 이후 품질제일주의 원칙을 지키며 착실하게 기반을 다지고 기업을 키워 나갔다.

이후 한흥산업㈜, 한흥물산㈜ 등을 거쳐 1957년 백양 상표를 등록했다. 1979년에는 기업과 브랜드 이미지 통합을 위해 사명을 ㈜백양으로 변경했다. 1996년에는 국제화 시대에 발맞춘 기업 이미지를 전달하기 위해 BYC로 상호를 변경했다.


속옷 외길만 향해 달려온 BYC

BYC의 72년간 국내 속옷 산업을 선도해올 수 있었던 이유는 좋은 옷을 만들기 위한 고집과 신념을 일관되게 지켜왔기 때문이다. 양질의 제품을 생산한다는 '속옷 외길', '품질 제일주의' 정신은 곧 기업의 경영 방침이 됐다.

이너웨어의 산업의 선도적 위치에는 언제나 BYC가 있었다. 국내 최초로 아염소산소다 표백 기술을 도입해 변색이 적고 내구성이 높은 백양 내의를 출시했으며, 속옷 사이즈를 국내 최초로 4단계로 나눠 제품 규격화와 표준화를 정착시켰다.

현재는 BYC 브랜드를 비롯해 '스콜피오', 여성 란제리 브랜드 '르송'과 '쎌핑크', 남녀노소가 따로 없는 '모시메리'와 '에어메리', 기능성 홈웨어 라인인 '보디드라이'와 '보디히트' 등 이너웨어의 고급화와 다양화에 앞장서고 있다.


세계 속의 BYC, 세계인이 입는 BYC

BYC의 제품은 일찍이 세계에서 우수성을 인정 받았다. 1963년 일본의 미쓰비시 상사는 국내 메리야스 시장의 샘플들을 분석, 검토한 결과 한흥물산의 메리야스의 제품을 일본에 수입 판매해도 손색없다고 판단해 수출 계약을 제의했다.

일본과의 수출을 시작으로 BYC는 이후 빠르게 수출 규모를 늘려갔다. 초창기 1만5000달러였던 수출액은 1970년 100만 달러, 1973년 700만 달러로 늘어났다. 1976년에는 1000만 달러, 1987년에는 7300만 달러를 수출했다.

현재 BYC는 미국, 일본, 중국을 비롯해 총 23개국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이중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레이트, 쿠웨이트, 바레인, 요르단 등 중동 지역에는 20년 이상 수출을 이어가고 있다.


안정된 유통망과 브랜드 다변화로 위기 극복

해외 SPA 브랜드의 공세가 계속되고 국내 소비자들의 취향이 세분화되면서 BYC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하지만 BYC는 안정된 유통망과 다변화된 브랜드로 위기를 극복하고 있다.

BYC가 지닌 강점 중 하나는 안정된 유통망이다. 현재 BYC는 전국 50개 직영점과 1700여개의 거래처를 보유하고 있다. 전국 주요 상권에 200평 이상의 규모로 운영되는 'BYC마트'에서는 다양한 브랜드를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한다.

패션 산업의 전반적인 침체 상황을 고려해보면 BYC는 양호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선전할 수 있었던 또 다른 이유는 다양한 브랜드를 꼽을 수 있다.

BYC는 신생아부터 중·장년층까지 남녀노소 모두가 입을 수 있는 브랜드 라인을 선보이고 있는 중이다. 스콜피오, 르송, 쎌핑크, 모시메리, 에어메리, 보디드라이, 보디히트 등 다양한 브랜드는 고객들의 선택지를 넓혔다는 평가를 받는다. 

 

젊은 세대 타깃 마케팅 활발·제2의 전성기 예고

최근에는 MZ(밀레니얼+Z세대)를 타깃으로 한 다양한 마케팅을 전개하며 눈길을 끌고 있다. MZ세대를 겨냥한 제품 출시는 물론 이들이 관심을 기울일 수 있는 다양한 협업 마케팅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BYC기능성 냉감웨어 보디드라이와 발열웨어 보디히트는 젊은 층 소비자들에게 편안함과 스타일을 모두 갖춘 제품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2019년 창립 73주년을 맞아 선보인 기념팩 양말세트도 MZ세대의 관심을 받았다. 패키지는 과거에서 날아온 정감 있는 편지 콘셉트로 제작했다. 뉴트로 감성을 불러일으키는 패키지와 양말 스타일링으로 일주일만에 완판을 기록했다.

타 업종과의 협업도 활발하게 진행, 기업 이미지를 제고하고 있는 중이다.

BYC는 전국 300여개 매머드커피 전 매장에서 '비와이씨 에이드&스무디'를 선보였다. 비와이씨 에이드&스무디는 열대과일 구아바를 베이스로 만든 한정 메뉴다.

지난해 6월에는 CU, 오비맥주와 협력해 수제맥주 '백양BYC 비엔나라거'를 출시했다. 해당 상품은 초도 물량 약 40만개가 모두 소진되며 판매 3일만에 80%가 넘는 판매율을 보였다.

BYC 젊은 세대들과 소통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2016년 여름에는 서울 강남 클럽 옥타곤에서 기능성 이너웨어인 '보디드라이' 브랜드 파티를 개최해 트렌디한 세대와 적극적으로 소통했다. 또 2014년부터 수험생 응원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이외에도 대학생 서포터즈 활동을 진행해 대학생들의 참신한 아이디어를 함께 공유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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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브랜드 탄생비화]76년 역사, 속옷 외길 BYC의 도전

기사등록 2022/03/27 11:00:00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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