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中 저가 공세에 태양광 사업 접는다

기사등록 2022/02/23 14:09:22

수익성 악화 지속에 돌파구 찾기 요원

제품가 경쟁서 밀리는 데 원가 부담 확대

정부 '그린뉴딜'에도 '선택과 집중' 결단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LG트윈타워 모습.  2021.10.28. kch0523@newsis.com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LG트윈타워 모습.  2021.10.2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인준 기자 = LG전자가 태양광 패널 사업을 접기로 한 것은 수익성 악화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돌파구 찾기가 요원하다는 경영진의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태양광 패널 시장은 중국 기업들이 거대 내수시장을 토대로 가격경쟁력을 확보한 채 전세계 시장의 지배력을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코로나19로 인해 대형 발전 프로젝트가 중단됐다가 지난해부터 일시에 재개되면서 원재료 가격이 급등하며 원가 부담은 커졌다.

LG전자는 그동안 미국 등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영업을 해 왔으나, 세계 시장 1%대의 점유율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결국은 사업을 종료했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전자 태양광 패널 사업의 시장 점유율은 2018년 1.4%, 2019년 1.6%로 상승 추세를 그리다, 2020년 1.0%로 추락했다.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도 1.0%에 그쳐 점유율 확대에 어려움을 겪었다.

매출액도 지난 2019년 1조원대 매출에서 상승세가 꺾여 지난 2020년 8817억원으로 감소했다. 태양광 사업이 속한 BS사업부는 지난해 3분기와 4분기에 각각 123억원과 351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LG전자의 태양광 패널이 수익 부진에 빠진 것은 중국산 제품과의 불리한 경쟁 구조 탓이다.

중국 업체들은 현지 정부의 보조금과 값싼 전기료, 거대 내수시장에서 쌓아올린 가격 경쟁력을 통해 글로벌 태양광 시장에서 압도적인 시장 지배력을 발휘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중국 기업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70% 이상이다.

또 코로나19 확산으로 대형 프로젝트가 중단되거나 연기되면서 글로벌 시장 수요가 급감한 데 따른 것도 영향을 미쳤다.

반면 최근 태양광 발전의 핵심 원자재인 폴리실리콘과 이를 얇게 썰어 만드는 웨이퍼의 가격이 초급등세로 돌아서면서 LG전자에 불리한 상황이다.

코로나19 시장 상황이 다소 안정되자 대형 프로젝트들이 일시에 재개되면서 태양광 발전 수요가 급격하게 증가했다.

웨이퍼 업체간 경쟁적 대규모 증설로 폴리실리콘 물량 확보를 위한 선주문이 늘었지만, 공급이 수요를 따라 잡지 못하며 가격 급등세가 나타난 것이다.

LG전자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태양광 패널의 주요 원재료인 웨이퍼의 2019년 평균가격은 전년 대비 25.2% 하락했고, 2020년에도 전년 대비 8.2% 떨어졌다. 하지만 지난해 1월부터 폴리실리콘 공급 부족의 영향으로 급등세가 지속되며 지난해해 3분기 기준 전년 대비 29.0% 높은 수준이다.

LG전자의 태양광 패널은 'N타입'이다. 전후 '양면 발전' 구조로서 발전 효율은 높지만 원가 경쟁력면에서 중국 저가 제품에 뒤쳐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지난해 연말 중국 전력난으로 영향으로 자재 수급이 원활하지 않자 가격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다.

LG전자는 수익성 악화 속에서도 정부의 그린뉴딜 정책에 보폭을 맞춰 사업을 이어왔으나, 향후 사업의 불확실성이 높아지자 이참에 사업을 접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앞서 지난해 3분기 콘퍼러스콜에서는 "글로벌 시장에서 브랜드와 판매역량, 고출력, 고효율 제품 개발역량을 통해 고출력 제품 선호도가 높은 선진국과 가정용 시장에 집중해서 판매 기회를 확대하고 원가 및 출력 향상을 통해서 수익성을 개선하겠다"며 수익성 개선 의지를 보였으나 결국은 사업 종료로 이어졌다.

LG전자는 "태양광 패널 사업의 종료로 단기적으로는 전사 매출액의 감소가 일부 있을 수 있으나, 중장기적으로는 사업체질 및 재무구조 개선 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LG는 구광모 그룹 회장 취임 후 사업성이 낮거나 그룹의 미래에 중요도가 낮은 사업은 과감하게 정리하는 등 '선택과 집중'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만년 적자' 휴대폰 사업을 과거의 영광에 연연하지 않고 과감하게 접었다. 또 LG디스플레이의 조명용 OLED(2019년 4월), LG유플러스 전자결제(2019년 12월), LG화학 편광판(2020년 6월) 사업 등 그룹의 미래에 중요하지 않아 정리된 사업만 모두 10개가 넘는다.

반면 만년 적자 사업을 정리하면서 얻은 여력을 그룹의 새로운 추진력으로 사용하고 있다. 구 대표 취임 이후 LG는 M&A, 합작법인(JV) 설립, 신규 공장 설립 다양한 방법으로, 특히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전장 등 사업 중심으로 경쟁력 제고와 시장 수요 대응을 위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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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中 저가 공세에 태양광 사업 접는다

기사등록 2022/02/23 14:09:22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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