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멜론은행도 한국서 사업 축소…외국계 금융사 이탈 '러쉬'

기사등록 2021/12/13 11:06:15

[서울=뉴시스] 정옥주 기자 = 뉴욕멜론은행(BNY Mellon)이 한국 시장에서의 사업을 대폭 축소한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최근 열린 제22차 정례회의에서' 뉴욕멜론은행 서울지점의 금융투자업 폐지 승인안'을 의결했다. 뉴욕멜론은행은 서울 지점의 신탁 업무만 폐지하고, 기업 수신 기능은 유지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은행인 뉴욕멜론은행은 미국, 유럽, 중동, 아시아 등 전세계 35개국에 진출해 있다. 한국시장에는 1988년 서울 지점 설립으로 진출, 일반 자금과 사업자금 대출 영업 등을 해왔다. 2016년 12월엔 종합신탁업을 신규 인가받고, 2019년에는 전주사무소를 개소하는 등 영업을 확대해 왔다.

외국계 은행들이 국내 사업 비중을 줄이거나 아예 철수한 것은 뉴욕멜론은행 뿐 만이 아니다.

최근 들어 국내 외국계 은행의 국내 점포 수는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추세다. 지난 2013년 영국계 HSBC은행이 국내 소매금융 사업에서 철수한 데 이어, 2015년엔 영국 국영은행인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이 한국에서 사업을 접었다. 또 2017년 영국계 투자은행인 바클레이즈와 미국 골드만삭스가 국내를 떠났고, 2019년엔 호주 맥쿼리은행 등도 국내 시장에서 철수했다.

올해에도 외국계 금융사의 국내 이탈 러쉬는 이어졌다. 씨티그룹이 지난 4월 한국 소매금융 사업 철수 결정을 내렸고, 현재 한국씨티은행은 관련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캐나다 노바스코샤 은행도 지난 10월 한국 지점을 폐쇄했다. 1978년 서울지점을 설치한 노바스코샤 은행은 주로 기업금융 중심으로 영업해왔으나, 영업실적이 부진해지면서 지난해 지점 폐쇄를 공식화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외국은행 국내 지점 수는 지난해 말 43개로 7년 전(57개)보다 14개 줄었다. 은행, 증권사, 자산운용사, 투자자문사, 보험사, 여전사, 저축은행 등을 포함한 외국계 금융사의 국내 점포 수도 지난 2016년 168개에서 2019년 말 163개로 감소했다.

이처럼 외국계 은행들이 줄줄이 짐을 싸는 배경에는 수익성 악화와 정부의 규제 등이 꼽힌다.

한국씨티은행의 올 3분기 당기순이익은 20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1.1%(505억원) 감소했고, 뉴욕멜론은행 서울지점도 지난해 12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내며, 적자폭을 키웠다.

 정부의 강도높은 규제도 무관치 않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배당 성향 제한, 대출 제한, 금융지원 요구 등 국내 영업환경이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실제 지난해 초 금융당국이 외국계 금융사 최고경영자(CEO)들과 가진 간담회에서도 규제의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가장 많았었다. 이들은 금융당국의 해석·의견이 수차례 바뀌는 등 규제 불확실성으로 인해 한국 금융시장에 대한 투자매력도가 과거나 기타 신흥국에 비해 하락했다는 의견을 이미 여러 차례 전달한 바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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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멜론은행도 한국서 사업 축소…외국계 금융사 이탈 '러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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