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 비판 속 열린 국민연금 기금위 회의
안효준 CIO '운용역 성과급 줄어든다' 발언
자칫 본부 이기주의 해석될까, 발언 철회해
TAA 범위 하향…초과수익 못낼까 노심초사
개인투자자들이 '연기금이 주가를 떨어뜨리는 주범'이라며 비판하는 상황에서 자칫 '본부 이기주의'로 비칠 수 있는 발언을 해 다음 회의 때 발언을 철회하는 해프닝이 빚어졌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안효준 CIO는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목표비중 유지규칙(리밸런싱)을 논의하는 지난 제3·4차 회의에 참석해 '절충안'인 SAA 이탈 허용범위를 ±1.0%포인트 늘리는 방안을 지지하며 이같이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CIO는 지난 3월 기금위 제3차 회의에서 '최대한 초과수익률을 내야 한다, 전술적 자산배분(TAA) 허용범위가 줄어들어 초과수익을 내지 못하면 성과급이 나가지 않는다'고 발언한 뒤 다음 회의인 이달 제4차 회의에서 해당 발언을 정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 CIO는 개인투자자의 연기금 매도에 대한 불만이 커지는 상황 속에서 열린 기금위 회의에서 성과급 이야기를 꺼내는 것이 적절하지 않았다는 판단으로 다음 회의 때 이 발언을 철회한 것으로 보인다.
그가 SAA 이탈 허용범위를 ±1.5%포인트 넓히는 방안에 대해 기금위 위원들에게 재고를 요청한 것은 SAA 이탈 허용범위가 늘어나는 만큼 TAA 이탈 허용범위가 줄어들게 돼 있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당시 리밸런싱 검토안은 SAA와 TAA 이탈 허용범위 합산을 ±5%로 정했기 때문에 SAA 허용범위가 늘어나면 그만큼 TAA 허용범위가 줄어드는 방안이 논의됐다.
TAA는 기금운용본부의 전술적 재량에 해당해 기금본부 성과평가와 직결된다. 큰 폭으로 TAA 허용범위를 줄이게 되면 목표초과수익률을 달성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어 안 CIO가 나선 것으로 보인다. 결국 SAA 이탈 허용범위는 ±1%포인트 늘리고 TAA는 ±1%포인트 줄이는 절충안으로 결정됐다.
국민연금의 목표초과수익률은 기금운용역의 성과급과 연동된다. 운용역 성과급은 목표성과급(60~90%)과 조직성과급(20%)으로 나뉘는데 이중 정량평가인 목표성과급이 초과수익률과 연동된다.
목표성과급은 기금 전체와 개별 자산군의 초과수익에 대한 보상으로 단순 수익률이 아닌 벤치마크 대비 초과 수익률로 평가하게 된다. 이 벤치마크를 뛰어넘으려면 TAA 이탈 허용범위가 일정 정도 주어져야 하는데, 이번 결정으로 좁아지게 됐다.
한 기금위 위원은 "안효준 본부장이 이탈 허용범위를 논의하는 자리에서 기금운용본부의 성과급을 언급해 다소 당황스러웠다"며 "기금본부의 입장만을 고려한 것 아닌가하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위원은 "안 본부장이 '초과수익을 못내면 성과급이 안나간다'는 말을 했고 그 다음 회의 때 발언을 취소한다고 했다"며 "최대한 목표수익률을 내야 한다는 말만 했으면 됐는데 성과급까지 언급해 스스로 조금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던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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