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아동이민시설 언론에 최초 공개..250명공간에 4천명↑

기사등록 2021/03/31 07:01:12

최종수정 2021/03/31 09:57:16

이민당국, 도나수용소에 AP와 CBS팀 시찰 허용

[도나( 미 텍사스주)= AP/뉴시스]언론에 공개된 텍사스 도나에 있는 아동 수용시설의 내부.  천막 막사 한 곳에 수백명씩 수용되어 있는 이 곳은 모두가 바닥에서 잠을 자며 이민 수속을 기다리고 있다. 
[도나( 미 텍사스주)= AP/뉴시스]언론에 공개된 텍사스 도나에 있는 아동 수용시설의 내부.  천막 막사 한 곳에 수백명씩 수용되어 있는 이 곳은 모두가 바닥에서 잠을 자며 이민 수속을 기다리고 있다. 
[도나(텍사스)= AP/뉴시스] 차미례 기자 =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30일(현지시간) 아동이민들을 수용하고 있는 텍사스 국경지대의 대표적인 수용시설 한 곳인 도나수용소의 내부를 최초로 언론에 공개하는 행사를 가졌다. 

정원 250명의 이 시설에는 4000명이 넘는 아이들과 가족들이 과포화 상태로 수용되어 있었고  공간이 너무 좁아서 어린 아이들은 커다란 놀이공간의 땅바닥에다 이불을 깔고 수십 명씩 한꺼번에 잠을 자고 있었다.

최근 몇 주일 동안 미국-멕시코 국경에 도착하는 가족 이민과 보호자 없는 어린이 이민들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민수용소와  수용 과정을 보다 투명하게 공개하라는 압박을 받아왔다.

이에 따라 미 세관국경보호국은  30일(현지시간) AP통신 기자 2명과 CBS방송 취재진을  텍사스주 리오 그란데 골짜기의 도나에 있는 아동이민 수용시설로 안내했다.  이 지역은 미국 남부 국경지대에서도 가장 불법이민들이 많이 몰리는 곳이다.

30일 기자들이 방문한 이 곳에는 4100여명의 이민들이 수용되어 있었다.  그 대부분은 동반자 없는 어린이 이민들로  미국 보건복지부가 운영하는 수용시설에 들어가기 위해서 천막 공간에서 머물며 수속을 거치고 있는 미성년자들이다.  이들은 보건복지부 시설을 거쳐서 미국내에 있는 가족이나 친척, 또는 후원자들에게 인도된다.

아이들은 이 곳에서 비닐 칸막이로 구분된 8개의 커다란 천막 포드( pod. 콩깍지란 뜻)에  수백명씩 나누어 수용되어 있다.  포드 한 개에는 500여명의 아이들이 들어있는데, 그 크기는 297 평방미터에 불과하다.

리오 그란데 밸리의 국경수비대장 오스카 에스카밀라는 이 곳에 들어오는 어린이 이민은 매일 250명에서 300명인데 나가는 어린이는 그 보다 훨씬 적다고 말했다.

이 곳에서 가장 어린 아이들은 따로 놀이터 공간의 잠자리에 수용된다.  그 가운데에는 11살짜리 오빠가 돌보고 있는 3살 여아도 있고 17세의 엄마가 데리고 있는 신생아도 있다.

30일 취재진들은 이 곳에 입소하는 아이들의 처리 과정을 지켜보았다.  아이들은 작은 방에서 먼저 이(虱) 가있는지 몸검사와 건강진단을 받았다.  아이들 머리는 호스의 수돗물로 감겨졌고 쓰고난 타월은 "이"라고 쓴 거대한 검정 쓰레기통 안으로 던져졌다.
 
대부분 먼길을 걸어온 아이들은 발의 상처와 염증, 발열 등 온갖 아픈 곳을 치료 받았지만,  특별한 증상이 없으면 코로나19 진단검사는 실시하지 않았다.

간호사들은 정신과 상담과 진단도 실시했다.  혹시 자살충동을 느꼈는지 물어서 그렇다고 한 아이들에게서는 모든 신발끈을 다 빼앗았다.  자신과 남에게 해를 끼치는 것을 막기위해서다.

이어서 커다란 접수홀에 안내된 아이들은 14세 이상은 지문채취와 사진촬영을 하고,  더 어린 아이들은 하지 않았다.
[도나( 미 텍사스주)=AP/뉴시스] 동반자 없는 어린이 이민들가운데 가장 어린 3세~9세의 아이들이 3월 30일(현지시간) 수용시설안에 있는 놀이터 바닥에서 잠을 자며 TV를 보고 있다. 
[도나( 미 텍사스주)=AP/뉴시스] 동반자 없는 어린이 이민들가운데 가장 어린 3세~9세의 아이들이 3월 30일(현지시간) 수용시설안에 있는 놀이터 바닥에서 잠을 자며 TV를 보고 있다. 
두 번째 접수 홀에서는 이민심사 재판에 출석할 날짜를 통고 받는다.  국경수비대원들이  미국내에 연락처가 있는지 묻고 아이들에게 그 사람과 전화통화를 하게 해준다.
 
 그런 다음 아이들은 언제 목욕을 했는지,  의료진단 결과는 어떤지가 기록된 바코드가 붙은 팔찌를 차야한다.

수용소 밖에는 에어컨 굉음과 함께 인근 공사장에서 들리는 건설장비의 소음이 가득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트럼프 시절에 부과된 코로나19관련 공중보건법에 따라서 국경지대의 성인 불법이민을 계속 추방해왔다.  또 대부분의 가족단위 이민들 역시 추방하려고 하고 있지만,  최근 멕시코의 법이 바뀌면서 국경에서 체포된 가족들은 부모와 아이들이 함께 미국 영토내에서 머물게 되어 있다.

바이든 정부는 트럼프시대 유물인 나홀로 이민 어린이들의 즉석 추방을 답습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매일  수백명의 어린이와 10대  청소년들이 국경을 넘어오고 있으며 이들은 대부분 국내의 폭력과 빈곤,  중미지역의 자연재해로 인해 삶의 터전을 잃은 아이들이다. 

어떤 경우엔 부모들이 미국 국경을 넘기를 거부하고 아이들만 넘어가게 한다.  그래야 미국내에 있는 친척과 만날수 있다고 믿어서이다.

국경수비대는 어린이들을 3일 이상 구금할 수 없지만 보건복지부가 관할하는 수용시설은 턱없이 부족하다.

도나 수용소에 있는 아이들도 그 가운데 2000명 이상은 벌써 72시간 구금시한을 넘겼고 그 중 39명은 벌써 15일째 이곳에 수용되어 있었다.

보건복지부는 댈러스와 샌디에이고시내의 컨벤션 센터들을 임시 수용시설로 임대하고 샌 안토니오  엘패소 등 여러 곳에 대규모의 수용시설을 곧 개장할 예정이다.

바이든대통령은 이 때문에 그 동안 트럼프의 이민정책,  특히 수천명의 이민가족들을 '무관용원칙'으로 다루며 아이들과 부모를 강제 격리시킨 정책을 옹호해온  공화당 의원들로부터 강력한 비난을 받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관련기사

button by close ad
button by close ad

바이든, 아동이민시설 언론에 최초 공개..250명공간에 4천명↑

기사등록 2021/03/31 07:01:12 최초수정 2021/03/31 09:57:16

이시간 뉴스

많이 본 기사

기사등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