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고 굵은 1주짜리 거리두기 2.5단계…초단타식 전략 유행 억제 가능할까?

기사등록 2020/09/05 07:00:00

수도권 인구 다수에 자영업자들도 많아

효과 보려면 최소 잠복기 지난 2주 돼야

[서울=뉴시스] 박미소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조치가 시행되고 있는 31일 오전 서울 한 시내의 스터디카페가 집합금지명령으로 불이 꺼져있다. 2020.08.31.    misocamera@newsis.com
[서울=뉴시스] 박미소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조치가 시행되고 있는 31일 오전 서울 한 시내의 스터디카페가 집합금지명령으로 불이 꺼져있다. 2020.08.3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구무서 정성원 기자 = 정부가 수도권에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2.5단계) 조치를 일주일 연장하기로 하면서 초단타식 방역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사회·경제에 미칠 영향을 고려한 조치인데 전문가들은 일주일씩 진행하는 방역 조치로는 효과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당초 6일까지만 시행하기로 했던 수도권의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치를 오는 7일 0시부터 13일 0시까지 일주일 더 연장하기로 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30일부터 오는 6일까지 일주일간 수도권에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치를 시행했었다.

5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치는 고위험시설 운영 금지와 실내 50인 이상, 실외 100인 이상 집합 금지와 같은 기존의 2단계 조치에 더해 일반음식점, 휴게음식점, 제과점은 오후 9시~익일 오전 5시까지 포장과 배달만 허용하고 프랜차이즈형 커피전문점은 시간과 관계없이 포장과 배달만 가능하도록 한다. 학원과 헬스장, 당구장 등 실내체육시설도 집합금지된다.

여기에 7일부터 적용되는 조치에는 기존에 제외됐던 프랜차이즈형 제과제빵점, 아이스크림·빙수점도 시간에 관계없이 포장·배달만 허용하는 식으로 방역 수준이 강화됐다. 학원에 더해 직업훈련기관도 집합금지 대상에 포함된다.

이 같은 결정을 한 배경에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빠르게 감소하지 않기 때문이다.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치를 시행한 8월30일부터 현재까지 일평균 국내발생 확진자 수는 228.8명이다. 8월16일부터 서울과 경기 지역에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치가 발동됐던 점을 고려하면 3주가 됐는데도 안정세로 접어들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거리두기 2.5단계를 일주일만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2~3월 대구·경북에서 유행이 발생했을 땐 종교·유흥·체육시설 등의 운영을 금지하는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3월21일부터 4월19일까지 30일간 시행한 바 있다.

반면 8월부터 계속된 유행으로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를 일주일씩 끊어서 적용하고 있다. 그 배경에는 대구·경북보다 상대적으로 인구가 많고 자영업자 규모도 큰 수도권의 특성이 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도 지난 4일 "환자 발생을 확실하게 감소시키기 위해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기존 조치를 계속 시행하되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의 경제적인 타격이 크다는 점을 고려해 1주간만 연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결정에 전문가들은 일주일로 방역 정책의 효과를 알기는 어렵다고 지적한다.

코로나19의 최대 잠복기는 14일로, 1명이 누군가를 접촉해 감염됐을 때 최대 14일 이후에 증상이 나타나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을 수 있다. 이 감염자로부터 2차 전파가 발생했다면 2차 감염자는 또 14일 이후에 양성 반응이 나오게 된다.

엄중식 가천대학교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잠복기 환자들이 1주 안에 검사를 받아 발현되는 건 아니다. 최대 잠복기 2주까지 상황을 보고 평가해야 한다"며 "방역 강화의 효과를 보려면 2주는 봐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7월 중순에 교회 소모임을 통한 집단감염이 산발적으로 발생하자 이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내리고 14일만에 해제했다. 그러자 8월초 경기 고양 반석교회와 기쁨153교회 관련 집단감염이 다시 발생했고 8월 중순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와 경기 용인 우리제일교회 집단감염이 나타났다.

특히 사랑제일교회 관련 집단감염의 경우 확진자가 1152명에 달해 5214명이 발생한 신천지 관련 집단감염에 이어 가장 많은 규모를 기록하고 있다. 지역별로도 수도권 1072명 외에 비수도권에서 80명이 나타났다. 2차 이상 전파가 일어난 시설만 27개, 감염자는 193명이다.

현재와 같이 일주일 단위로 방역 연장 여부를 결정하는 건 국민들의 피로도를 가중시키고 참여도를 떨어뜨리는 역효과도 우려된다. 국내 코로나19  발병이 8개월에 접어드는 만큼 국민들도 최대 잠복기 14일과 방역효과를 기대하려면 2주는 기다려야 한다는 사실을 어느 정도 알고있다고 볼 수 있다.

지난 7월 유명순 서울대학교 교수팀이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3.9%는 당장 경제 타격이 있더라도 감염 확산 저지를 더 강력히 해야 한다는데 동의했다. 국민들도 코로나19 장기화를 거치며 방역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는 의미다.

엄 교수는 "이렇게 짧은 기간에 뭘 해도 해결하기는 어렵다. 그리고나서 단계 올려도 국민 참여의 한계가 명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우주 고려대학교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경제적인 이유로 고민이 많겠지만 아직 검사 중인 건수도 많고 감염경로를 찾지 못한 환자도 많다"며 "방역당국이 100명 이하를 목표로 제시했는데 이때까지는 2.5단계로 가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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