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코로나에 장마'...유통가, 죽쑨 여름장사

기사등록 2020/08/12 10:36:14

최종수정 2020/08/18 14:12:31

빙과류, 물놀이용품, 에어컨 판매 급감

코로나19로 임시휴점에 단축영업

재난지원금 사용처 배제도 큰 타격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긴 장마와 기록적인 집중호우로 인한 농가 피해로 8월 6일 현재 청상추와 양배추, 배추 등 대표 엽채류(잎줄기채소) 도매가격이 1개월 전보다 60~107% 급등한것으로 나타났다. 엽채류 도매가의 인상으로 소매가격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은 9일 오후 서울 대형 마트 농산물 코너에 상추 등 채소가 진열돼 있다. 2020.08.09.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긴 장마와 기록적인 집중호우로 인한 농가 피해로 8월 6일 현재 청상추와 양배추, 배추 등 대표 엽채류(잎줄기채소) 도매가격이 1개월 전보다 60~107% 급등한것으로 나타났다. 엽채류 도매가의 인상으로 소매가격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은 9일 오후 서울 대형 마트 농산물 코너에 상추 등 채소가 진열돼 있다. 2020.08.0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예슬 기자 = 유통업계에서 2020년은 최악의 한 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소비 심리가 꽁꽁 얼어붙은데다, 회복될 만 하니 역대 최장 장마로 비 피해가 속출하면서 여름 특수를 거의 누리지 못했다.

12일 롯데마트에 따르면 7월1일부터 8월11일까지 아이스크림 제품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3.8% 감소했다. 코로나19로 해외 여행이 막혔고, 끝 모르는 비로 국내 여행도 쉽지 않아져 바캉스 상품도 잘 안팔렸다. 워터스포츠와 물놀이 용품은 각각 38.2%, 29.4% 급감했다.

11번가에서는 최근 한 달(7월12일~8월11일) 기준으로 에어컨, 물놀이용품 거래가 저조하다. 에어컨과 물놀이 튜브는 전년 대비 각각 83%, 88% 거래가 줄었다. 대신 늦여름 휴가를 즐기는 이들이 늘면서 텐트(52%), 캠핑용품(13%)이 더 팔렸다.

대표적인 여름 가전인 에어컨도 판매 실적이 저조했다. 전자랜드에서 7월 에어컨 매출은 전년 대비 33% 감소했다. 가전 카테고리는 몇 년 전부터 꾸준히 성장하는 추세라 에어컨 대신 제습기(23%), 건조기(33%), 의류관리기(294%) 등이 더 잘 팔리긴 했지만, 한 철 가전인 에어컨 장사는 올해 성적이 좋지 않았다.

전자랜드 관계자는 "에어컨은 날씨가 판매량에 많은 영향을 주는 품목으로, 올 여름은 장마가 길어지며 판매량이 예상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대신 장마 관련 가전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날씨 영향 이외에도 코로나19로 오프라인 유통업계는 최악의 시기를 겪고 있던 상황이다. 상반기 사회적 거리두기로 집 밖 출입을 꺼리는 이들이 많아지며 객수가 크게 줄었고, 임시휴점과 단축 영업도 영향을 미쳤다. 정부가 재난지원금 사용처에서 대형 유통업체를 제외하면서 소비자들의 발길이 뚝 끊긴 점도 주요 요인이다.

이로 인해 지난 2분기(4~6월) 롯데쇼핑의 실적을 보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98.5% 급감한 14억원에 그쳤다. 지난해 915억원에서 900억원 넘게 빠진 수치다. 특히 마트는 영업손실 578억원을 기록하며 적자가 심화됐다.

이 같은 상황을 만회하고자 마트업계는 이번 황금연휴 대형 프로모션을 기획했다. 롯데마트는 15~16일 '통큰절'을, 홈플러스는 13~17일 '홈플5일장'을 연다.

업계 관계자는 "재난지원금 사용처에서 배제되는 등 상반기 실적이 좋지 않았다. 소비이슈 반등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추석 전 소비 분위기도 띄울 겸 프로모션을 기획했다"고 전했다.

올 여름 역대급 무더위에 특수를 고대하던 빙과업계도 속 앓이를 하고 있다. 보통 빙과업계의 성수기를 6월부터 8월까지 3개월로 잡는데 무더위가 찾아오는 날이 적을 수록 아이스크림 판매율이 낮아질 수 밖에 없는 사업 구조 때문이다. 

빙과업체 각사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롯데제과는 지난달 아이스크림 매출이 전년대비 5% 감소했다. 빙그레는 3% 감소한 것으로 자체 집계했다. 롯데푸드의 지난달 아이스크림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1% 감소했고 해태 아이스크림은 약 7% 감소했다.

49일째 이어지고 있는 역대 최대 장마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대규모 모임을 피하고 있는 사회적 분위기도 아이스크림 판매율을 떨어뜨리는 원인 중 하나로 분석된다.

빙과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집콕족이 늘어나며 아이스크림 판매율이 급증했다는 얘기가 나오지만 실제로는 야외 활동이 줄어들어 수익이 악화된 상황"이라며 "최근에는 장마까지 겹쳐 여름 한철 장사를 망칠까봐 다들 걱정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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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코로나에 장마'...유통가, 죽쑨 여름장사

기사등록 2020/08/12 10:36:14 최초수정 2020/08/18 14: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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