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천 범람 위기 일촉즉발, 영산강 잇단 홍수특보 위태
철길 토사 유입 광주 송정~순천구간 열차 2대 운행 중단
광주 도로 53곳·차량 20여 대, 사유시설 74건 등 비 피해
[광주=뉴시스] 신대희 기자 = 저기압 영향으로 광주·전남에 200㎜ 넘는 폭우가 쏟아지면서 광주천이 범람 위기에 놓였다.
각종 시설물과 도로가 부서지고, 도농 곳곳에서 침수 피해가 잇따랐다. 철길에 토사가 유입해 열차가 멈추기도 했다.
◇시간당 65.5㎜ 물폭탄, 곡성·화순 누적 강수량 200㎜↑
7일 광주기상청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부터 2시 사이 나주에 65.5㎜ 비가 내렸다. 화순(오후 2시47분 기준)과 광주 서구 풍암동(2시8분 기준)도 시간당 59㎜, 58.5㎜ 폭우가 쏟아졌다.
이날 오후 7시 기준 누적 강수량은 곡성 옥과 231㎜, 화순 209㎜, 지리산 피아골 208㎜, 광주 남구 208㎜, 나주 189.5㎜ 등 분포를 보이고 있다. 이번 비는 오는 8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예상 강수량은 80∼150㎜다. 많은 곳은 250㎜ 이상이다.
기상청은 서해상에서 북동진하는 저기압과 대기 불안정으로 많은 비가 내리고 있다고 밝혔다.
◇일촉즉발, 광주천 범람 위기
광주에 시간당 50∼60㎜ 물 폭탄이 종일 떨어져 도심을 흐르는 광주천이 범람 위기를 맞고 있다.
2009년 자연 하천 개수 공사 이후 광주천 범람은 없었다. 하지만 이날 오전부터 거센 빗줄기가 이어지면서 광주천 곳곳이 일촉즉발 상황이다.
특히 양동 태평교 주변이 범람 일보 직전이다. 이 일대에는 광주 최대 전통시장인 양동시장과 복개 상가가 있다.
광주시는 상인들에게 신속한 대피를 당부했다. 경찰도 태평교 주변 도로와 광주천 하부 일대에서 차량과 행인 접근을 통제 중이다.
천변 주민·상인들은 "20∼30년 만에 이런 비는 처음"이라며 혹시 모를 위기에 불안해하는 모습이다.
◇철길에 토사 유입, 열차 운행 중단
이날 오후 2시31분 경전선 화순∼남평 구간 철길이 침수됐다. 이 구간에는 토사가 대량으로 흘러들었다.
철도공사는 이날 오후 3시18분을 기준으로 해당 구간이 포함된 광주 송정~순천 구간 열차 2대 운행을 중지했다. 오후 7시18분과 오후 7시51분 광주 송정역에서 순천역으로 출발하는 무궁화호 2대다.
철도공사는 복구 작업을 마친 이후 열차 운행을 재개할 방침이다.
◇시설물 파손·침수 잇따라
광주에서는 도로 53곳이 침수 또는 파손됐다. 가로수 2개도 부서졌다.
광주 북구 문흥동에서는 성당 주변 도로에 주차된 차량 20여 대가 빗물에 침수됐다. 주택 38곳 침수, 하수도 17곳(역류 등), 옹벽 1곳, 정전 1곳 등 사유시설에만 74건 피해가 났다.
전남에서는 나주 도로 4곳이 침수됐다. 영광·담양·함평·구례에서 주택·상가 여러 곳에 물이 차 복구 작업이 이뤄졌다.
전남 일부 지역에서도 농경지 침수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우려된다. 광주시·전남도는 호우 피해 여부를 파악하는 데 행정력을 모으고 있다.
영산강 홍수통제소는 영산강 지석천 나주 남평교 지점에 홍수주의보를 발령했다. 광주와 전남 일대 하천가 통행과 등산도 통제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