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 골절부터 군사훈련까지 다나사난한 시즌 보내
우여곡절에도 한 시즌 최다 공격포인트 등 영예로운 시즌 마감
번리전 70m 슈퍼골은 EPL 역대골에 뽑혀
토트넘은 27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셀허스트 파크에서 열린 2019~2020시즌 EPL 최종 38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크리스탈 팰리스와 1-1로 비겼다.
승점 1점을 추가한 토트넘은 같은 시간 첼시에 0-2로 진 울버햄튼을 제치고 7위에서 6위로 올라서며 유로파리그 출전권을 따냈다. 토트넘은 16승11무11패(승점59·골득실+14)로 울버햄튼(승점59·골득실+11)과 승점에서 동률을 이뤘지만, 골득실에서 앞서 6위가 됐다.
크리스탈 팰리스와 최종전에 선발로 나선 손흥민은 경기력 난조 끝에 공격 포인트를 추가하지 못한 채 후반 34분 델리 알리와 교체됐다.
손흥민에겐 파란만장한 시즌이었다.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 준우승 이후 야심차게 새 시즌을 맞이했지만, 자신을 토트넘으로 불러준 스승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이 성적 부진을 이유로 지난해 11월 경질되는 아픔을 겪었다.
또 에버턴전에는 안드레 고메스와의 경합 과정에서 백태클을 시도하다 레드카드를 받기도 했다. 이후 출장 정지 징계가 철회됐지만, 상대 선수의 골절 부상으로 한 동안 마음고생을 했다. 또 12월에는 첼시전 퇴장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주제 무리뉴 감독 부임 후에도 토트넘의 핵심 선수로 활약한 손흥민은 지난해 12월 번리와의 경기에서 약 70m를 혼자 공을 몰면서 상수 수비수를 차례대로 걷어내고 골망을 갈라 전 세계 축구 팬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손흥민의 원더골을 지켜본 무리뉴 감독은 경기 후 "내 아들은 손흥민은 손날두(Sonaldo)라고 부른다"라며 브라질의 전설적인 축구 영웅 호나우두와 비교하기도 했다.
번리전 70m 질주골은 영국 스카이스포츠 팬 투표에서 EPL 역사상 최고의 골로 선정됐고, 영국 BBC도 이번 시즌 최고의 순간으로 꼽는 등 현지 매체들의 찬사를 받았다.
토트넘은 경기 이틀 뒤 손흥민의 부상 소식을 알렸고, 손흥민은 귀국길에 올라 서울의 한 병원에서 수술을 받았다.
사실상 시즌 아웃 판정을 받은 손흥민은 중국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예상치 못한 변수를 맞이했다.
코로나19로 EPL 시즌이 무기한 중단되면서 손흥민이 회복할 시간을 벌었기 때문이다.
손흥민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특례를 받은 바 있다.
애초 올여름 휴식기를 통해 군사훈련을 받을 계획이었지만, 시즌이 세 달 넘게 연기되면서 군사훈련을 받기로 결심했다.
한국 최고의 '축구 스타'인 손흥민의 까까머리 훈련병 모습은 한국과 세계 축구 팬들에게 큰 관심을 모았다.
코로나19로 전 세계 축구가 중단되면서 손흥민의 제주도 해병대 훈련소 생활이 일거수일투족 보도돼 큰 관심을 모았다.
손흥민이 사격에서 만점을 받고, 3주간의 훈련에서 훈련생 157명 중 수료 성적 1위를 해 '필승상'을 수상한 소식은 영국 스포츠 매체에 실리기도 했다.
그러나 재개 첫 경기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 맹활약에도 공격포인트를 올리기까진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
웨스트햄전에선 시즌 10호골이 비디오판독(VAR)에 의해 취소됐고, 무리뉴 감독의 수비적인 전술로 단 한 개의 유효슈팅을 기록하지 못한 경기도 있었다.
9골 9도움으로 ‘아홉수’에 묶여 있던 손흥민의 발끝이 터진 건 아스널과의 '북런던 더비'였다.
손흥민은 '유효슈팅 0개'라는 비난을 비웃기라도 하듯 이날 혼자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토트넘의 2-1 역전승을 견인했다.
이어 뉴캐슬 유나이티드전에선 2경기 연속골과 함께 리그 11호골이자 시즌 18호골로 12도움으로 공격포인트 30개 고지를 밟았다.
손흥민이 유럽 무대에 나선 이후 한 시즌 최다 공격포인트 기록이다.
토트넘은 비록 목요였던 톱4 진입에는 실패했지만, 손흥민 개인에겐 최고의 시즌이었다. 각종 기록을 경신했고, 토트넘 자체 시상식에선 2년 연속 '토트넘 올해의 선수(One Hotspur Player of the Season)'와 '토트넘 올해의 골(One Hotspur Goal of the Season)', '토트넘 주니어 팬들이 뽑은 올해의 선수(One Hotspur Junior Members' Player of the Season), '공식 서포터스들이 뽑은 올해의 선수(Official Supporters' Clubs Player of the Season)까지 4개의 상을 모두 차지했다.
부상과 코로나 등 각종 악재에도 손흥민의 질주는 멈추지 않았고, 데뷔 이래 최고의 성적으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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