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장으로 비볐는데 곰국처럼 진한 힘…'가족입니다'

기사등록 2020/07/21 06:00:00

오늘밤 최종회

[서울=뉴시스] tvN 월화극 '(아는 건 별로 없지만) 가족입니다' (사진 = tvN) 2020.07.20.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tvN 월화극 '(아는 건 별로 없지만) 가족입니다' (사진 = tvN) 2020.07.2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현주 기자 = 소재만 보면 '부부의 세계'보다 더한 막장이다. 하지만 짜임새 있는 전개와 자극적이지 않은 연출로 '웰메이드' 드라마를 만들어냈다.

tvN 월화극 '(아는 건 별로 없지만) 가족입니다'가 21일 종영한다. 동성애, 출생의 비밀, 불륜, 양다리, 기억상실 등 각종 자극적인 소재들이 버무려졌지만 자극적이지 않은 '가족 드라마'가 완성됐다. 평범한 가족의 공감의 폭을 현실적으로 짚어낸 시나리오와 배우들의 연기력이 힘이다.

◇아버지의 기억상실·극단적 선택 암시·불륜 의심

무뚝뚝한 가장이자 아버지였던 김상식(정진영 분)은 아내 이진숙(원미경 분)와 냉랭한 관계였다. 어느 날 이진숙은 김상식에게 '졸혼'을 선언했고, 김상식은 등산을 간 뒤 사라졌다.

산에서 사고를 당한 뒤 병원에서 가족과 만난 김상식의 기억은 이진숙에게 청혼한 1982년, 22살에 멈춰있었다. 김상식은 "숙이씨~"라고 다정하게 아내를 부르는 로맨티스트가 되었고, 이진숙은 혼란스러워졌다.

김상식이 우울증을 앓고 있었고, 수면제를 다량 갖고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왔다. 김상식에게 혼외자가 있고, 이진숙이 과일가게 주인 아저씨와 '썸'을 타는 듯한 장면들도 나왔다.

하지만 모든 건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었고, 기억이 돌아온 김상식과 이진숙은 진심을 나누며 다시 서로를 아끼게 된다. 두 사람은 데이트를 즐기며 행복을 만끽했지만 김상식이 수술 이후 심정지가 찾아오며 생사를 가늠할 수 없는 위기에 처했다.

◇맏딸, 남편 동성애자 충격…출생의 비밀도

추자현이 열연한 맏딸 '김은주'는 똑똑하고 도도한 여성으로 의사 남편과 남부러울 것 없는 가정을 꾸리고 사는 듯 보였다. 그러나 출장을 간 남편 윤태형(김태훈 분)은 집에 의도적으로 노트북을 펼쳐두었고, 적나라한 대화창을 통해 남편이 동성애자임을 알게 된 김은주는 충격을 받았다.

이후 윤태형은 김은주에 참아왔던 모든 걸 토해내듯 자신의 감정을 쏟아내고 모진 말도 서슴지 않았다. 하지만 김은주가 돌아선 후 윤태형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조용히 눈물을 떨어뜨리며 복잡한 속내를 표현했다.

김은주가 김상식의 친딸이 아니라는 점도 드러났다. 김상식의 사고를 계기로 막내 김지우(신재하 분)가 알게됐고, 둘째 김은희(한예리 분)도 눈치챘다. 결국 이진숙은 김은주에게 과거 일을 고백했고, 김은주는 어렵지만 엄마의 마음을 이해하며 받아들였다.

윤태형과의 이별도 훈훈하게 마무리됐다. 비록 자신을 속이긴 했지만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을 확인한 두 사람은 '다툼 없는' 이혼을 마무리지었다. '속물'이자 '못된' 시어머니의 '나름 속깊은' 배려도 반전으로 작용했다.
[서울=뉴시스] tvN 월화극 '(아는 건 별로 없지만) 가족입니다' (사진 = tvN) 2020.06.29.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tvN 월화극 '(아는 건 별로 없지만) 가족입니다' (사진 = tvN) 2020.06.29. [email protected]
둘째딸, 직장상사와 원나잇·양다리

한예리가 분한 둘째딸 김은희는 가족 내 분위기 메이커이자 직장에서도 '무난'한, 갈등을 일으키지 않는 인물이다. 그는 과거 9년을 사귄 연인과 '생각하기도 싫은' 방법으로 이별했다. 바로 양다리를 걸치고 있었던 연인의 또다른 여자친구가 자신에게 찾아와 진실을 말한 것.

직장 회식 자리에서 우연히 전 연인을 만난 김은희는 속상한 마음에 만취할 정도로 술을 마셨다. 그리고 첫 대면을 가진 직장 상사, 임건주(신동욱 분)와 하룻밤을 보낸다. 하지만 그 상사는 '아주 오래된' 연인이 이미 있었다.

여러 자극적인 소재가 많았음에도 '가족입니다'는 각자 저마다의 방식으로 상처를 보듬는 과정을 깊이 있는 시선으로 담아내 시청자들의 몰입을 이끌었다.

시청률도 나쁘지 않다. 지난달 1일 첫 방송된 '가족입니다'는 케이블, IPTV, 위성을 통합한 유료플랫폼에서 가구 평균 3.1%, 최고 4.1%(전국, 닐슨코리아)를 기록하며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이후 상승세를 타며 평균 4%대, 최고 5%대의 시청률을 유지하고 있다.

마음을 울리는 대사의 힘도 한몫한다. "가족의 문제가 뭔지 알아? 할 말을 안 하는 거야. 먼지처럼 털어낼 수 있는 일을 세월에 묵혀서 찐득찐득하게 굳게 해” "지겹도록 맨날 보는 가족한테도 노력해야 된다는 거" 등의 말을 통해 나와 내 가족을 되짚게 만든다. 최종회는 21일 오후 9시 방송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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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장으로 비볐는데 곰국처럼 진한 힘…'가족입니다'

기사등록 2020/07/21 06:00:00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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