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민주당이 상임위 다 가져가면 뺏기자"
정진석, 국회 부의장직 걸고 법사위 포기 요구
통합당 내에선 일방적인 거여(巨與) 독주는 결국 민심의 심판을 받게 되는 만큼 민주당의 '상임위 싹쓸이' 압박에도 개의치 않고 오히려 관망하는 듯한 기류도 읽혀진다. 대신 상임위 배분 원칙이 깨졌지만 국회법의 대원칙인 여야 교섭단체간 협의 운영의 취지를 살려 상임위를 독식하더라도 법안 등은 여야 합의로 처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통합당 조해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남은 상임위원장 7개를 우리가 맡느냐 마느냐는 논의 대상으로서 의미가 없다. 가져와도 그만, 민주당이 독식해도 그만, 야당으로의 손발은 이미 잘린 상태"라며 "이 시점에서 우리가 관심 가질 수 있는 유일한 사항은 민주당의 합의처리 원칙 약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상임위, 예결위, 법사위, 본회의 운영에 있어서 법안, 예산안 등 모든 안건을 여야 합의로 처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고 민주당이 야당에게 약속하고 국민 앞에 공표하는 것"이라며 "민주당이 이렇게 한다면 우리 당이 원구성을 마무리하고 국회 운영을 정상화하는 문제를 전향적으로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정진석 의원은 여당이 원구성 협상을 위해 법사위를 내놓을 수도 있지 않겠냐는 관측에 "그럴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본다"며 "문재인과 집권세력은 '윤석열 제거', '검찰 무력화'에 모든 것을 걸었기 때문이다"라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특히 민주당이 법제사법위원장 자리를 내놓지 않을 경우 국회 부의장을 맡지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도 내비쳤다.
정 의원은 뉴시스와 통화에서 "원래 원 구성 협상에서 상임위원장과 부의장직은 따로 분리할 수 없다"며 "만약 민주당과 원 구성 합의가 안 될 경우 국회 부의장을 맡을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렇게 의회주의를 무시하고 반민주 반의회 폭거로 수적 우위만 믿고 밀어붙이면 국회에서 대화와 협상이 사라지는 것 아닌가. 그런 상황에서 의장석에 앉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며 "당에서도 부의장은 원구성 협상의 대상이 아니라고 하지만 나 혼자 의장석 앉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나"라고 완강한 태도를 보였다.
복수의 의원들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상임위원장 다 가져가라고 이미 한 번 말하지 않았나. 민주당이 상임위 다 가져가면 뺏기자"며 통합당이 '자리'를 탐내 협상 지연술로 나오는 것처럼 호도하는 여권 공세에 불쾌감을 드러냈다고 한다.
당 일각에선 3선 의원들이 상임위장을 포기하기로 결의한 만큼 상임위 간사는 재선 의원 대신 3선 의원이 맡아야 한다는 기류도 확산되고 있다.
통상 상임위 간사는 재선 의원이 맡는 편이지만 '거여' 민주당이 장악한 상임위에서 의정활동 경험이나 연륜이 좀더 있는 3선 혹은 중진 의원이 상임위 간사로서 중량감 있는 목소리를 내야 여당을 견제할 수 있지 않겠냐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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