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구성 분수령…민주당 "이젠 결단하고 책임질 수밖에"

기사등록 2020/06/23 11:04:43

김태년 "우리가 망부석도 아니고…할만큼 했다"

野, 24일까지 상임위 절차 돌입해야 주내 원구성

여당내 강경론 우세…'원포인트 상임위 선출' 무게

김영진 "추경 꼭 마무리…모든 가능성 열려있다"

민주당, 25~26일 '의원 비상대기령'…朴의장 면담

與 의원들도 강경론 주장 "18대 0도 불사해야"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2020.06.23.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2020.06.2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정진형 김남희 기자 = 더불어민주당은 23일 국회 보이콧 중인 미래통합당의 원구성 협상 복귀를 촉구하며 최후통첩을 했다.

더욱이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의 잠행으로 협상이 벽에 부딛히자 전(全) 상임위원장 '원포인트' 싹쓸이 등 강경론이 급부상하는 양상이다. 결국 통합당 내부 절차를 고려하면 최대 내일(24일)이 원구성 분수령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3차 추가경정예산(추경)의 6월 국회 통과는 국민의 지상 명령"이라며 "통합당은 오늘까지 상임위원 명단을 제출하고 국회 정상화에 협조할 것을 요청한다"고 포문을 열었다.

김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양보할 만큼 양보했고 기다릴 만큼 기다렸다"며 "더이상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하는가. 망부석도 아니고"라면서 답답함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이제 국가비상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집권당으로서 선택하고 결정하겠다. 그리고 그 결정에 책임지겠다"며 "6월 내 추경을 마무리하기 위해 필요한 절차에 즉시 돌입하겠다. 국민만 바라보고 국민과 함께하는 책임 여당이 되겠다"고 했다.

조정식 정책위의장도 "이번주 내에는 반드시 국회 상임위 구성을 마무리하고 3차 추가경정예산(추경) 심사에 돌입해야 한다. 국민의 인내를 더는 시험하지 않기를 미래통합당에 강력히 충고한다"며 "이를 끝내 거부한다면 민주당은 비상한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음을 밝혀두는 바"라고 가세했다.

윤관석 정책위 수석부의장 역시 "더이상 통합당은 허송세월하지 말고 21대 국회 신속 개원과 3차 추경에 협조하면서 안보와 민생현안에 대해 소신껏 논의해 처리하자"며 "갖고 싶은 것을 얻지 못한다고 나머지를 다 가져가라는 식의 투정 부리기 행태는 국민들이 더이상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거들었다.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0.06.23.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0.06.23.  [email protected]
원내지도부의 강경 기류는 더는 원구성 협상을 끌 수 없다는 당안팎의 기류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더욱이 문재인 대통령이 3차 추경의 이달 내 처리를 주문해 여당을 향한 정면돌파 요구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를 놓고 당내에선 한시적으로 전 상임위원장 혹은 예산결산특별위원장만 여당 몫으로 뽑아 3차 추경을 처리한 후 야당 몫 위원장은 사임시키는 '원포인트' 선출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다만 예결위원장만 뽑을 경우 여당 상임위원장이 없는 상임위 심사 진행이 문제로 남아 '싹쓸이' 필요성이 제기된다.

통합당 내부 절차도 원구성 시한을 보채는 요소다. 통합당 당규는 상임위원장 선출을 '선거일 전 3일'에 공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주후반인 26일 당일 야당의 상임위원장 경선 후 본회의를 진행한다고 해도 24일에는 야당 몫 상임위원 명단을 확정하고 경선 공고를 해야하는 것이다.

때문에 민주당 내에선 늦어도 24일까지 통합당이 원구성에 응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면 여권 단독으로라도 '개문발차'를 해야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영진 원내수석부대표는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원포인트 싹쓸이'에 대해 "내가 보기에 (지도부 내에서) 검토한 바는 없다. 국민의 뜻에 따라서 (여야) 11대 7로 상임위원회를 맡아서 하는 것이 국민의 뜻을 따르는 것"이라고 유보적 입장을 드러냈다.

[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김영진 더불어민주당 총괄원내수석부대표가 22일 김성원 미래통합당 원내수석부대표와 회동을 마치고 서울 여의도 국회 미래통합당 원내수석부대표실에서 나오고 있다. 2020.06.22. photothink@newsis.com
[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김영진 더불어민주당 총괄원내수석부대표가 22일 김성원 미래통합당 원내수석부대표와 회동을 마치고 서울 여의도 국회 미래통합당 원내수석부대표실에서 나오고 있다. 2020.06.22. [email protected]
김 수석은 그러나 3차 추경 처리를 위한 예결위원장 원포인트 선출 가능성에 대해선 "우리들은 이번 주에 원구성을 마무리해서 3차 추경을 이번 임시국회에 마무리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진행한다"며 "이 모든 가능성은 열려있다"고 입장 선회를 시사했다.  김 수석은 전날 김성원 통합당 수석을 만나는 등 야당과 접촉을 이어가고 있지만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다.

민주당은 소속 의원들에게 주후반인 25~26일 국회 인근 비상대기령까지 내리며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이번주 내 원구성을 끝마치겠다는 것이다.

김 수석은 "이번주 목·금요일(25~26일)에는 원구성을 마무리할 테니 모든 의원들이 국회 내에서 한시간내 (거리에) 대기해달라"고 주문했다고 박성준 원내대변인은 전했다.

이와 함께 김태년 원내대표와 김영진 수석은 오전 박병석 국회의장을 만나 이번주 원구성 마무리에 대한 당의 입장을 전달할 예정이다. 박 원내대변인은 "박 의장의 생각과 별개로 민주당은 이번주내 처리 의사가 명확하다"며 "(그) 조율을 위해 오늘 원내대표가 의장을 만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 의원들도 공개적으로 '상임위 싹쓸이'를 주장하는 등 강경론에 힘을 실었다.

영남권 중진인 김두관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협치도 중요하지만 코로나 국난을 극복하고 민생을 챙기고 일하는 국회를 만들겠다는 국민과의 약속이 더 중요하다"며 "이번주까지 원구성 협상에 불응한다면 18대0도 불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 2020.01.30. photothink@newsis.com
[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 2020.01.30. [email protected]
재선 백혜련 의원은 YTN 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원포인트 상임위원장 선출에 대해  "추경을 어떻게든지 통과를 저희가 시켜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을 충분히 고민할 수 있다"고 긍정적 입장을 드러냈다.

백 의원은 나아가 상임위 싹쓸이시 '여당 독주' 비난 가능성에 대해선 "사실 모든 상임위원장을 우리 민주당이 가지고 온다고 해서 특별한 상황이 발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3선 정청래 의원 역시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추경 지연시) 잘못하면 병문안 가려다가 조문 가는 수가 있다. 이것은 진짜 시간이 급하고 화급을 다투는 문제"라며 "추경 관련 상임위를 우리가 다시 또 단독으로 할 수도 있다"고 거들었다.

정 의원은 상임위 싹쓸이시 여론 역풍 가능성에 대해선 "우리가 6개 상임위를 단독으로 했어도 국민 여론은 좋았지 않는가"라며 "국민들은 솔직히 말씀드리면 상임위원장을 누가 가져가는가에 아무 관심이 없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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