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서 '영변' 강조한 김정은…볼턴 "플랜 B 없었다"

기사등록 2020/06/22 15:49:49

"트럼프, 김정은에 미 본토 타격 장거리미사일 제거 제안"

"김정은, 원하는 것 주지 않는 트럼프에 매우 불만"

"하노이 회담, 北 다루는 방법 모르는 美 보여줘"

[하노이=AP/뉴시스]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오른쪽 뒤편 옆모습)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뒷모습)과 지난해 2월28일 베트남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에서 단독 회담을 마치고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가운데 앞모습)을 만나 얘기하고 있다. 2020.06.22.
[하노이=AP/뉴시스]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오른쪽 뒤편 옆모습)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뒷모습)과 지난해 2월28일 베트남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에서 단독 회담을 마치고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가운데 앞모습)을 만나 얘기하고 있다. 2020.06.22.
[서울=뉴시스] 김난영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2월 베트남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당시 소위 '플랜 B' 없이 영변 핵시설 폐기만을 고수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오는 23일 출간되는 저서 '그 일이 벌어진 방: 백악관 회고록(The Room Where It Happened: A White House Memoir)'에서 이런 내용이 담긴 하노이 '노딜' 뒷이야기를 전했다.

저서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월28일 오전 9시부터 김 위원장과 약 40분간 1대1 회담을 한 뒤 회담장 안뜰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및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과 합류해 추가로 대화를 이어갔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반복적으로 '영변 핵시설 폐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한다. 볼턴 전 보좌관은 이후 폼페이오 장관의 설명을 인용해 "제재 완화 대가로 영변(핵시설)을 폐쇄하는 데 대한 논의가 전부였다"라고 서술했다.

서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매우 불만스러워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이 원하는 걸 주지 않자 화가 났다고 한다. 당시 안뜰 대화에선 탄도미사일을 비롯해 영변을 제외한 나머지 북한 핵·화학·생물무기 프로그램 등에 관한 대화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 역시 눈에 띄게 지겨워하고 짜증이 난 상태였다는 게 볼턴 전 보좌관의 설명이다.

볼턴 전 보좌관은 "그(트럼프) 역시 만족스러운 합의에 이르지 못해 불만스러워하고 있음이 분명했다"라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김 위원장은 이후 이어진 확대 회담에서는 영변에 대한 '양보'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거듭 역설했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김 위원장에게 (영변 핵시설 폐기) 제안에 무언가를 추가할 수 있는지를 물었다.

볼턴 전 보좌관은 "의심할 여지 없이, 이는 회담의 최악의 순간이었다"라며 "만약 김 위원장이 그 자리에서 '예스'를 말했다면, 그들은 합의를 했을 수도 있다"라고 회고했다. 이어 "'다행스럽게도' 그(김정은)는 미끼를 물지 않았다"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김 위원장에게 미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 제거를 제안했다고 한다. 볼턴 전 보좌관은 이를 한국과 일본 타격이 가능한 단거리 및 중거리 미사일에 대한 우려를 무시한 것으로 평가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에게 의견을 묻자 기회를 놓치지 않고 "우리는 북한의 핵·화학·생물학(무기),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한 완전한 베이스라인 선언이 필요하다"라고 답했다고 서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볼턴 전 보좌관의 발언을 들은 뒤 김 위원장의 반응을 살폈고, 김 위원장이 '북한은 법적인 안전 보장을 받지 못했다'라고 불만을 표했다는 게 회고록 내용이다.

볼턴 전 보좌관은 이후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의 대화를 인용, 김 위원장이 '플랜 B' 준비 없이 오직 한 가지 전략(영변 핵시설 폐기)만 들고 하노이를 향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하노이 회담은 미국이 여전히 북한을 대하는 방법을 모른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결론 내렸다"라고 회고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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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등록 2020/06/22 15:49:49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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