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턴 "美 대북 외교, 韓의 창조물"…"김정은, 트럼프 낚아"(종합)

기사등록 2020/06/19 08:39:06

"김정은이나 우리 전략보단 韓의 통일 어젠다와 관련"

[내슈빌=AP/뉴시스]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2월19일(현지시간)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에 위치한 밴더빌트대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0.06.19.
[내슈빌=AP/뉴시스]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2월19일(현지시간)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에 위치한 밴더빌트대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0.06.19.
[서울=뉴시스] 남빛나라 기자 =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정책을 "한국의 창조물"로 묘사하면서 미국의 전략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비판했다.

18일(현지시간) CNN은 볼턴 전 보좌관의 회고록 '그 일이 벌어진 방' 원고를 일부 입수해 보도했다. 볼턴은 한때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외교라인이었지만 지난해 9월 돌연 경질된 이후 철저한 반(反)트럼프 인사로 돌아섰다.

보도에 따르면 볼턴은 책을 통해 2018년 제1차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전후 과정에서 나타난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접근법을 광범위하게 비판했다. 훗날 오판이라는 평가를 받은 영국의 나치 독일에 대한 유화책(appeasement)에 비유하기도 했다.

볼턴은 "모든 외교적인 판당고(fandango·스페인 춤)는 한국의 창조물이었다"며 "김정은이나 우리의 진지한 전략보다는 한국의 '통일' 어젠다와 더 많은 관련이 있었다"고 썼다.

볼턴은 보좌진들이 반대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회담을 열기를 간절히 원했다"고 밝혔다.

또 싱가포르 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을 "낚았다(hooked)면서 "그들은 서로에게 알랑거렸다(They flattered each other in their meeting)"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핵합의 관련 상원의 승인을 구하겠다고 하자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볼턴에게 "그는 거짓말쟁이(he is so full of shit)"라고 적힌 쪽지를 건넸다고 한다. 볼턴은 폼페이오 장관이 지칭한 거짓말쟁이는 김 위원장이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일 거라고 봤다.

북한 선제 타격을 주장했던 볼턴은 대북 초강경파 인사로 분류된다. 워싱턴포스트(WP)는 국가안보보좌관이 되기 전에도 볼턴은 보수 매체 폭스뉴스 평론가이자 공화당원으로서 평생 완고한 보수주의자라는 명성을 쌓아왔다고 전했다. 북한은 볼턴을 "인간 오작품"이라며 맹비난한 바 있다.

이런 볼턴 입장에서는 대화를 앞세우는 대북 정책 기조가 달갑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경질 전인 지난해 6월30일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판문점에서 전격 회동했을 때 볼턴은 불참했다. 대신 몽골 울란바토르 일정을 소화했다.

이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의 깜짝 만남을 위해 볼턴을 의도적으로 배제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약 3개월 뒤인 9월10일 볼턴은 전격 경질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뷰에서 "존 볼턴이 방에 있으면 다들 당신이 전쟁을 할 거라고 생각하게 된다"고 비난했다.

볼턴의 이번 회고록은 23일 발간 예정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앞서 회고록 출판 금지 소송을 제기한 데 이어 가처분 신청도 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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