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 화재' 시공사 5분 사과...유족 "쇼하지마" 항의

기사등록 2020/04/30 16:11:35

최종수정 2020/04/30 17:01:49

시공사 대표이사, 연신 "죄송하다"는 말만 반복

5분 만에 브리핑 종료...유가족 대책 요구하며 강력 항의

대표이사 실신해 병원 이송...유족 "쇼하지마" 분통

[수원=뉴시스] 안형철 기자 = 불이 나 38명이 숨진 경기 이천 물류창고 공사 시공을 맡은 ㈜건우 대표이사가 30일 화재 참사 유가족이 대기하는 모가실내체육관을 찾아 무릎을 꿇고 사과하고 있다. 2020.04.30
[수원=뉴시스] 안형철 기자 = 불이 나 38명이 숨진 경기 이천 물류창고 공사 시공을 맡은 ㈜건우 대표이사가 30일 화재 참사 유가족이 대기하는 모가실내체육관을 찾아 무릎을 꿇고 사과하고 있다. 2020.04.30

[이천=뉴시스] 박다예 안형철 기자 = 29일 발생한 대형 화재로 38명이 숨진 경기 이천 물류창고 공사 현장의 시공사가 사고 수습을 위해 유족들에게 사과를 했지만, 유족들이 대책을 마련하라며 강력히 항의하면서 시공사 대표와 임원을 '멱살잡이'하는 등 충돌로 이어졌다.

이천 물류창고 공사의 시공사 ㈜건우 대표이사와 임원 4명은 30일 오후 1시55분께 모가실내체육관에 마련된 화재 참사 피해 유족 휴게실을 찾아 사과했다.

앞서 시공사 측은 유족을 찾아 화재사고와 관련한 브리핑을 예고했지만, 정작 브리핑이 시작되자 사고에 대한 별다른 언급없이 대표와 임원진의 사과가 오후 2시까지 이어졌다.

대표이사는 유족을 향한 채 무릎을 꿇고 연신 "죄송하다"는 말만 건넸고, 시공사가 예고한 브리핑은 5분 만에 끝났다.

화재사고에 대한 경위, 대형 인명피해가 발생한 원인 등 설명과 사고대책을 기대한 유족 5명은 대표이사를 포함한 임원진이 별다른 언급없이 사과만 하고 체육관을 빠져 나가려 하자, 복받친 감정을 숨기지 못하고 강력히 항의하고 나섰다.

유족들은 체육관을 빠져 나가는 대표이사를 붙들고 "사람이 죽었는데 죄송하다고 하면 끝나냐", "대충 사과로 대형참사를 얼버무리려는 거냐", "밥도 못먹고 3시간 동안 기다렸는데 대책 내놓기 전에 못간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수원=뉴시스] 안형철 기자 = 불이 나 38명이 숨진 경기 이천 물류창고 공사 시공을 맡은 ㈜건우 대표이사가 30일 화재 참사 유가족과 충돌한 뒤 실신해 구급차로 이송되고 있다. 2020.04.30
[수원=뉴시스] 안형철 기자 = 불이 나 38명이 숨진 경기 이천 물류창고 공사 시공을 맡은 ㈜건우 대표이사가 30일 화재 참사 유가족과 충돌한 뒤 실신해 구급차로 이송되고 있다. 2020.04.30

유족들에게 멱살을 잡힌 대표이사는 오후 2시2분께 대치하는 과정에서 갑자기 실신했고, 5분 뒤 구급차가 도착해 이천병원으로 이송됐다.

유족들은 실신해 축 늘어진 대표이사를 향해 "쇼하지 말라"고 소리치고, 대표이사가 체육관 현장을 빠져 나가지 못하도록 구급대원 앞을 막아서기도 했다.

유족들의 강력한 항의로 인해 일부 임원진이 남아 면담에 나섰다.

잠시 동안 기자들에게 공개된 면담에서 유족들은 "공사 현장에서 위험한 작업을 하면서 안전요원 배치도 안 하고, 현장을 부실하게 관리해도 되는 거냐"는 등 시공사 측 책임을 물었다.

한편 전날 오후 1시30분께 이천시 모가면 소고리 물류창고 공사장 지하 2층에서 불이 나 38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치는 대규모 인명피해 사고가 났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button by close ad
button by close ad

'이천 화재' 시공사 5분 사과...유족 "쇼하지마" 항의

기사등록 2020/04/30 16:11:35 최초수정 2020/04/30 17:01:49

이시간 뉴스

많이 본 기사

기사등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