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지옥" "시위에 상점 50% 공실"…종로구 주민들 박원순에 '쓴소리'

기사등록 2019/11/01 20:03:05

박 시장, 삼청동·사직동 주민들과 새광화문광장 현장소통

【서울=뉴시스】삼청동을 찾아 주민들과 만나 대화를 나누는 박원순 서울시장. 2019.11.01. (사진=서울시 제공)
【서울=뉴시스】삼청동을 찾아 주민들과 만나 대화를 나누는 박원순 서울시장. 2019.11.01. (사진=서울시 제공)
【서울=뉴시스】배민욱 기자 = "광화문광장 재구조화는 삼청동 사람들 죽으라고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교통·매연·시위·소음문제는 더 심해질 것이다."

광화문광장 재구조화에 반대하는 삼청동·사직동 주민들의 목소리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1일 '새로운 광화문광장'에 지역주민들의 목소리를 담기 위해 광화문광장 인근 5개동별로 찾아가는 현장소통을 시작했다.

박 시장이 지난 9월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과 관련해 시기에 연연하지 않고 소통강화에 주력하겠다고 약속한 뒤 이어진 현장행보다.

박 시장은 이날 오후 삼청동과 사직동 상가와 현장, 골목을 다니면서 주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가감 없이 들었다.

음식점과 카페, 상가 등이 밀집한 삼청동 주민들은 광화문광장에서의 집회·시위로 인해 영업은 물론 생활 자체도 많이 힘들어지고 있다고 했다. 특히 광화문광장이 재구조화된다면 지금보다 이 같은 상황을 악화될 것으로 우려했다. 그래서 더 반대 목소리를 낸다고 강조한다.

보자기 아티스트가 운영하는 한 상점에서 박 시장은 광화문광장에서의 집회·시위가 줄어들어야 한다는 의견을 들었다.

상점 여주인은 "주말에 광화문광장에서 열리는 집회·시위로 인해 관광객들을 비롯해 시민들의 방문이 줄어들고 상점도 사라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가뜩이나 주차장도 부족한 상황에서 집회·시위가 밤까지 이어지다보니 주말에 차들이 못 들어온다"며 "광화문광장의 행사들이 삼청동과 연결될 수 있는 축제들이 만들어져야 한다. 시민들이 삼청동으로 방문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삼청동 곳곳을 살펴본 뒤 인근 식당에서 주민들과 30여분간 반대목소리를 경청했다.

주민 A씨는 "광화문광장 집회·시위로 장사가 되질 않아 삼청동에 있는 상점 50%는 빠져 나갔다"며 원인이 광화문광장 대문인데 여기에 확장까지 한다고 하니 삼청동 사람들은 죽으라고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라고 지적했다.

주민 B씨는 "세종대로 차로를 줄이면 삼청동은 교통지옥에서 빠져 나오지 못한다"며 "우선순위를 정해서 사업을 해야 한다. 언론 등에서는 광화문광장 사업을 박 시장의 대권쌓기용이라고 지적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주민 C씨는 "예전에는 삼청동에 살고 있다면 주변 사람들이 매우 부러워했다. 하지만 삼청동은 광우병 촛불집회 이후부터 망가졌다. 그 이후에는 삼청동의 삶이 파괴됐다"며 "광화문광장을 재조성 하려면 집회·시위 대책부터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민 D씨는 "광화문광장이 만들어진 뒤 삼청동은 블랙홀이 됐다. 광화문광장으로만 들어가지 시민들이 주변으로 이동하거나 퍼지지 않는다. 광장에만 모이고 이곳에서만 돈을 쓰고 집회·시위를 하고 축제를 한다. 주말에 집회·시위가 많다보니 이런 경험들이 축적되면서 삼청동을 무서워한다. 교통지옥이고 한번 들어가면 못 나온다는 생각이다. 주말에 가면 안 되는 곳이 됐다. 이 같은 장소성은 상인들에게는 큰 타격"이라고 설명했다.

박 시장은 삼청동 방문을 마친 뒤 사직동으로 이동해 주민들의 반대 목소리를 귀담아 들었다. 특히 삼청동과 다르게 사직동 주민들의 반응은 더 격앙됐다.

박 시장은 사직동 한 북카페에서 대화의 시간을 마련하고 주민들의 비판 목소리를 들었다. 박 시장은 주민들의 의견을 굳은 표정으로 들으면서 조언과 요구 사항들을 메모하기도 했다.

주민들은 광화문광장 재조성에 적극 반대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교통체증, 계속되는 집회·시위와 이에 따른 소음문제, 경찰버스에서 나오는 매연 등이 더 심각해 질 것이라는 게 이유였다.

주민 E씨는 "집회·시위로 인한 소음 때문에 살수가 없다. 광장이 확장이 된다면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 있냐"라며 "박 시장이 광화문광장 인근에서 토요일 또는 일요일에 지내보면서 경험을 해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민 F씨는 "광화문광장 재구조화를 결사반대한다. 주민들의 광장을 위해 공원이나 숲을 만들면 좋겠다"며 "쉴 수도 있는 공간도 생기도 미세먼지는 물론 집회·시위도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주민 G씨는 "박 시장이 주민의 의견을 듣기 위한 명분쌓기용으로 생각된다"고 했으며 주민 H씨는 "집회·시위가 열렸을 때 인근에 경찰버스들이 다 서 있고 길도 막고 있다. 나쁜 공기도 다 마셔야 한다"고 비판했다.

주민 I씨는 "광장을 확정하면 교통문제가 해결될 수 있나, 집회·시위도 근절될 수 있냐"고 박 시장에게 따져 물었다.

박 시장은 "(광장 재조성을) 밀어붙였을 수도 있지만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할 것이다. 그래서 반대 목소리를 듣는 것"이라며 "그러면 광장 재조성을 포기하고 가만있어야 하나. 분명히 개선을 하겠다. 시민들이 지금도 고통을 받고 있으니 해결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더 보탤 것이 없을 때까지 시민들의 의견을 듣겠다. 모든 걸 공개하고 비판받고 새롭게 하겠다"며 "저 또한 '당시에 시장이 참 잘했다'라는 소리를 듣고 싶다. 다시 한 번 방문해 의견을 듣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서울시가) 조금만 신경 써도 좋아질 말씀들이다. 가능하면 다 반영하도록 하겠다"며 "광화문광장은 어떻게 하고, 그 주변은 어떻게 할 것인지 참고가 될 좋은 말들이었다"고 밝혔다.

박 시장의 현장소통은 주말에도 이어진다.

박 시장은 3일 청운효자동, 부암동, 평창동을 차례로 방문해 주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듣는다. 특히 이날 오후 3시30분 종로구청 강당 한우리홀(종로소방서 4층)에서 양일간 현장에서 나온 쟁점과 현장에서 만나지 못한 주민들의 의견을 모아 합동 현장토론회를 갖는다.

박 시장이 주재하고 광화문 인근 주민 누구나 참여해 시간제한 없는 끝장토론으로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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