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의회에서 야당이 지배하고 있는 국회를 재편하기 위한 조기 총선을 제안했다.
AP통신에 따르면 마두로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카라카스에서 열린 친정부 집회에서 "나는 국가의 입법권이 재편되고, 국민들이 새로운 국회를 선택하는 것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조기 총선 여부는 친정부 제헌 의회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마두로 대통령은 국회의 과반수를 장악하고 있는 야당으로 인해 정치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는 지난 2017년 친정부 제헌의회를 세우고 국회의 입법권을 무력화했다. 하지만 최근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이 임시 대통령을 선언하면서 자신에 대한 국내외의 지지가 약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마두로 대통령은 지난해 5월 치러진 대선에서 재선에 성공했지만, 야당은 유력 후보들이 가택연금, 수감 등으로 선거에 나설 수 없었기 때문에 선거가 무효라고 주장해 왔다.
미국을 비롯한 20여개 국가는 과이도 의장을 베네수엘라의 국가 수반으로 인정했다. 독일, 영국, 프랑스, 스페인 등 유럽 국가들은 마두로 대통령이 주말 동안 새로운 대선 계획을 제출하지 않으면 과이도 의장을 지지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마두로 대통령은 대선을 치르길 거부하고 조기 총선이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그는 최근 베네수엘라 전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반정부 시위에 대해 "미국이 주도하는 쿠데타 시도"라고 평가절하했다.
한편 마두로 정권의 퇴진을 촉구하는 시위도 베네수엘라 곳곳에서 열리고 있다.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이 혁명 20주년을 맞아 열린 이날 시위에는 과이도 의장도 참여했다.
과이도 의장은 연설에서 마두로 대통령이 국제적인 관찰자들이 감독하는 가운데 치러지는 새 대선을 약속하지 않을 경우 거리 투쟁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군부 지도자들에게 시민들을 향해 총을 쏘지 말고 베네수엘라의 재건에 동참해 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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