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눈길 끈 미중 정상회담…화해무드 지속될까(종합2보)

기사등록 2018/12/02 18:14:04

최종수정 2018/12/02 18:32:54

무역전쟁 임시휴전…추가관세 보류하고 90일간 협상

북미대화 추진력 얻나…트럼프, 귀국길 북미회담 거론

폼페이오 "FFVD 논의"…시진핑은 비핵화-평화구축 동시추진 촉구

【부에노스아이레스=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 착석자 중 세번째)과 시진핑 국가주석(왼쪽 착석자 중 세번째)이 1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업무 만찬을 시작하고 있다. 2018.12.02.
【부에노스아이레스=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 착석자 중 세번째)과 시진핑 국가주석(왼쪽 착석자 중 세번째)이 1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업무 만찬을 시작하고 있다. 2018.12.02.
【서울=뉴시스】김난영 기자 = 세계적 이목을 끌었던 미중 정상회담이 일견 성공적으로 종료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극한으로 치닫던 무역전쟁의 '일시 휴전'에 합의하는가 하면, 교착 상태에 있던 북미 정상회담도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추진력을 얻는 모양새다.

◇ 2시간30분여 회담…결과는 미중 각자 발표

1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은 미국과 중국이 그간 지속해온 무역전쟁의 중대 전환점으로 평가됐다. 두 정상 간 담판을 통한 분쟁 해결을 기대하는 시각도 있었지만, 자칫 회담이 잘못될 경우 되레 급격한 확전으로 이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다.

예상보다 길어진 2시간30분여의 업무만찬 겸 정상회담을 끝마친 두 정상은 별도의 공동성명은 발표하지 않았다. 회의에 배석했던 래리 커들로 미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CE) 위원장이 "매우 잘 됐다"고 평가한 게 결과를 유추할 수 있는 유일한 메시지였다. 결과는 시간이 다소 흐른 뒤 공동성명 대신 양국이 각자 발표하는 방식으로 공개됐다.

백악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2019년 1월1일 이후에도 2000억 달러(약 224조4000억원)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율 10%를 유지할 것"이라고 발표했고,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브리핑을 통해 "중국이 양국 간 무역 불균형의 점진적 완화를 위해 미국에서 시장성이 높은 제품을 더 수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 무역전쟁 '일단휴전'…재발 가능성은 여전

이날 발표된 결과를 종합하면 극한으로 치닫던 두 나라의 무역전쟁은 일단 휴전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대해 추가 관세를 물리지 않기로 하고, 중국도 미국산 제품 수입량을 늘리기로 하면서 양측 모두 한 발짝씩 물러난 모양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 전부터 강조했던 미국 내 중국산 오피오이드계 마약성 진통제 펜타닐 유통 문제도 수월하게 합의됐다. 백악관은 "시 주석이 펜타닐을 규제 약물로 지정하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중국의 승인 지연으로 무산됐던 퀄컴의 반도체업체 NXP 인수 재개 가능성도 회담에서 거론됐다.

당초 미국의 보복관세 부과 빌미가 됐던 중국의 지적재산권 침해 문제와 관련해서도 양국은 물리적 기술 이전, 지적재산권 방어, 비관세 장벽, 사이버 침입·절도행위, 서비스·농업 관련 협상을 즉각 시작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이번 회담은 말 그대로 '일시 휴전'일 뿐이다. 양측은 기부과된 관세는 유지하면서 향후 90 무역 협상을 벌이기로 했으며, 기존 10%에서 25%로 변경이 예정됐던 미국의 중국산 제품 관세율 인상은 이 기간 동안 취소가 아닌 '보류' 상태로 남아  있게 된다.

백악관은 "(90일의)기간 동안 합의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10%의 관세율은 25%로 인상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왕이 국무위원은 "중국은 미국의 적법한 우려를 점진적으로 해소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 또 다른 '빅이슈'는 북핵…'한반도 비핵화' 거론

이날의 메인 이슈는 단연 무역전쟁이었지만, 북핵 문제 역시 비중 있게 논의됐다. 백악관은 성명을 통해 "(미국과 중국은)북한에 대해 큰 진전이 있었다는 데 동의했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함께 한반도 비핵화 실현을 위해 분투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신화통신은 왕이 국무위원 브리핑을 인용, 시 주석이 "북미가 같은 목표를 지향하며 노력하고, 서로의 타당한 우려에 신경쓰며,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 체제 구축을 동시에 추진할 것을 촉구한다"고 발언했다고 보도했다. 왕이 국무위원은 "시 주석이 이날 회담에서 북한과 미국의 정상회담에 대한 지지를 표했다"고도 했다.

북핵문제가 미중 정상회담에서 비중 있게 거론되면서 교착 상태에 있던 북미 대화가 급물살을 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미중 정상회담 종료 직후 미국으로 돌아가는 전용기편에서 기자들에게 내년 1~2월 제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을 거론했다고 AP가 보도했다.

다만 미중 정상회담에서 북핵 문제에 대해 얼마나 세부적인 공감대가 이뤄졌는지는 미지수다.

이와 관련, 회담 동석자인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FFVD·final, fully-verified denuclearization)'에 대한 우리의 책무를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 미중, 일단은 '화기애애'…향후 흐름은 지켜봐야

세계적 이목이 쏠렸던 회담이었던 만큼 두 정상은 회담 시작부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에 앞서 "시 주석과 나의 관계는 매우 특별하다. 이는 우리가 중국과 미국에 훌륭한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이유일 것"이라고 했으며, 시 주석은 "우리의 협력만이 세계 평화와 번영이라는 이익을 가져다줄 수 있다"고 화답했다.

아울러 시 주석은 조지 H.W. 부시 전 미국 대통령 서거에 대해 "매우 슬프다"며 "(부시 전 대통령은) 미국과 중국의 우정, 상호관계에 중요하게 이바지한 분"이라고 조의를 표하기도 했다. 2시간30분여의 회담은 박수갈채와 함께 종료됐다.

이날 미국 측에선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래리 커들로 미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 등이 참석했다. 중국에선 류허(劉鶴) 부총리와 왕이(王毅) 외교부장 등이 회담에 동석했다.

두 정상이 세계적 주목 속에 일단 '무역전쟁 휴전'과 '한반도 비핵화 목표 확인'이라는 소기의 성과는 도출했지만, 구체적인 성과 실현까지는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 90일 동안 촉박하게 진행될 무역 합의와 북미 정상회담이라는 '빅 이벤트' 모두 미중 간 화해 무드를 언제든 흔들 수 있는 작지 않은 변수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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