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화재 불안감 확산…전조증상과 대처법은?

기사등록 2018/08/07 11:28:22

냉각수 누수 제일 많아...출력 저하·타는 냄새 등도

전문가 "전조증상 때는 이미 늦어...운행 자제해야"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정부가 BMW 화재 원인 규명을 위해 민관합동 정밀 분석에 착수한 가운데 6일 오전 서울 영등포 BMW 서비스센터에서 점검을 받으려는 차량들로 붐비고 있다. 2018.08.06. yes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정부가 BMW 화재 원인 규명을 위해 민관합동 정밀 분석에 착수한 가운데 6일 오전 서울 영등포 BMW 서비스센터에서 점검을 받으려는 차량들로 붐비고 있다. 2018.08.0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박민기 기자 = BMW 차량의 화재가 끊이지 않으면서 차주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안전점검을 받기 전에는 운행을 하지 않는 게 최선이지만, 불가피하게 차량을 써야 하는 상황이 있을 수 있는 법. 이 때 차를 끌고 나갔다가 '화재사고를 당하면 어쩌나' 하고 걱정하는 운전자들이 많다. 실제 현재까지의 안전점검 결과 10만여대의 차량 중 9000대 가량은 화재위험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운행 중 화재가 나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아니 사고조짐을 미리 할 수 있는 전조증상은 어떤 것이 있을까.

 피해 경험자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불이 나기 전 냉각수 누수, 주행 중 출력 저하, 타는 냄새 등의 증상이 공통적으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6일 BMW코리아 관계자와 차주들에 따르면 화재가 발생하기 전 가장 많이 겪는 증상은 '냉각수 누수' 현상이었다. '주행 중 출력 저하와 시동 꺼짐', '주행 후 타는 냄새'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었다.

 BMW 차량 화재 피해자들이 모여있는 한 카페의 게시판을 확인한 결과 올라와 있는 70여개의 글 중 절반에 가까운 30여개 이상의 게시물이 냉각수 누수와 관련된 내용이었다.

 카페의 한 회원은 "지난 1월 냉각수 점검등이 들어와 서비스센터에서 냉각수 300ml를 주입하고 3월에 서비스센터에서 300ml를 추가로 보충했다"고 밝혔다.

 그는 "냉각수 보충 3주만에 다시 점검등에 불이 들어와 서비스센터를 방문해 냉각수를 주입했지만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결국 배기가스 재순환장치(EGR) 쿨러를 교체해야 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다른 회원 역시 "지난 5~7월까지 경고등이 떠서 매달 냉각수를 보충했는데 200km 거리를 주행하고 나자 냉각수가 또 증발했다"며 "고속으로 장거리를 운행하면 증상이 더 빨리 찾아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차량을 운행하는 중 갑자기 속력이 줄어들거나 시동이 꺼지는 증상도 있었다.

 자신을 2012년식 '520d' 차주라고 밝힌 한 차주는 "지난 7월 차를 몰고 있는데 계기판에 '최고출력저하. 서행하시오'라는 문구가 뜨면서 출력이 뚝 떨어졌다"고 밝혔다.

 그는 "서비스센터에서 약 200만원 견적서를 받고 차를 수리했는데 리콜 얘기가 나와서 환불 받을 수 있냐고 센터에 물어봤더니 '아직 본사에서 나온 지침이 없어 오는 20일 이후 리콜을 할 때 공식 발표가 있을 거다'라는 대답만 돌아왔다"며 "애초 문제가 있던 차량을 내 돈 주고 고쳤는데 본사에서는 아무런 말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BMW코리아는 지난 6일 기자회견을 통해 최근 이어지는 화재의 주요 원인으로 'EGR 쿨러 결함'을 지목했다. 엔진에서 배기가스가 처음 나오면 온도가 약 800도까지 올라갔다가 흡기다기관에 들어갈 때는 100도까지 낮아지는데 쿨러에서 냉각수 누수가 발생하면서 내부에 침전물이 쌓이면 바이패스 밸브가 열렸을 때 과열현상으로 불꽃이 튀어 화재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EGR을 제어하는 소프트웨어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서는 요한 에벤비클러 품질관리부문 수석부사장이 "화재의 근본 원인은 소프트웨어가 아닌 하드웨어적 문제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또 그는 4가지 조건이 동시에 충족됐을 때 화재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에벤비클러 부사장은 "EGR 쿨러 누수, 많은 주행거리 누적, 장시간 주행, 방패스 밸브가 열렸을 때 등의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차량에서 불이 났다"고 말했다. 

 에벤비클러 부사장은 "냉각수 누수 등과 같은 전조증상이 있는 경우 운전자는 속도를 줄이고 안전한 장소에 차량을 주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BMW가 내놓은 대처법이 실질적인 효과가 있는 방법인지 의문을 제기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BMW가 내놓은 대처법은 궁색하고 낯간지러운 소리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김 교수는 "출력 저하나 타는 냄새 증상이 나타났다면 이미 차량에서 화재가 시작됐다는 뜻이기 때문에 운전자가 공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BMW에서도 마땅히 제시할 수 있는 대처법이 없어서 그런 소리를 하는 것"이라며 "요즘 같은 폭염에는 BMW차량의 운행을 자제하는 것이 가장 좋은 대처법"이라고 설명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 있으면 좋겠지만 냉각수 누수 등이 생기면 바로 화재나 시동 꺼짐, 출력 저하 등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전문가들이 운전해도 전조증상을 쉽게 파악할 수 없다"며 "출력 저하가 발생했을 때 가속페달을 추가로 계속 밟지 말고 최대한 저속으로 차량을 갓길에 옮기는 방법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BMW는 현재 전국 61개 서비스센터에서 긴급안전진단을 통해 'EGR 쿨러 교체', '파이프 청소'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김효준 BMW코리아 회장은 "지난 5일까지 3만1000여대에 대한 진단을 마쳤고 1만5000여대가 진단을 기다리고 있다"며 "목표로 했던 8월 중순 이전까지 서비스를 마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또 그는 "오는 20일부터 최대한 빨리 리콜을 진행해 브랜드에 대한 고객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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