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반체제' 쑨원광 전 교수, 시진핑 비판 인터뷰 도중 체포돼

기사등록 2018/08/03 16:41:36

"나는 의사 표현의 자유가 있다"는 외침 끝으로 전화 연결 끊겨

【서울=뉴시스】유세진 기자 = "나는 의사 표현의 자유가 있다."

 3일(현지시간)영국 BBC 방송은 중국의 저명한 반체제주의자인 쑨원광(孫文廣) 전 산둥(山東)대 교수(84)가 지난 1일 저녁  미국의 소리(VOA) 방송과의 인터뷰 도중 중국 공안에 체포되면서 마지막으로 이 말을 남겼다고 전했다.

 쑨 전 교수는 이날 중국 지난(濟南)의 자택에서 VOA와 전화 인터뷰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대외 투자를 비난하던 중 갑자기 들이닥친 중국 공안에 체포됐다. 쑨원광 전 교수는 "중국에도 가난한 사람들이 많다. 시 주석은 아프라키 등에 많은 돈을 쏟아붓는 대신 중국 내의 빈곤한 사람들의 삶을 끌어올리는데 집중하는 것이 더 좋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VOA와 인터뷰를 갖기 얼마 전에도 공개서한을 통해 시 주석이 국가주석직 연임 제한 규정을 철폐한 것을 비판하기도 했다.

 인터뷰 중 중국 공안들이 들이닥치자 "이게 무슨 짓이냐? 내 집에 멋대로 들어오는 것은 불법이다. 나는 의사 표현의 자유가 있다"라고 외치는 쑨 전 교수의 목소리를 끝으로 VOA와의 전화 연결은 끊겼다.

 VOA는 이후 쑨 전 교수의 행방을 확인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그의 행방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중국 공안도 쑨원광 전 교수를 체포했다고 확인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쑨 전 교수의 동료인 리훙웨이는 쑨 전 교수가 부인과 함께 과거 억류됐던 적이 있는 한 호텔에 억류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쑨원광은 중국의 정치 개혁을 촉구한 '08 헌장'에 서명했으며 2009년에는 자오쯔양(趙紫陽)의 묘소를 참배했다가 체포되기도 했었다.

 국제인권단체 휴먼 라이츠 워치(HRW)는 "쑨원광 전 교수가 인터뷰 도중 체포된 것은 중국 인권운동가들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마야 황 HRW 연구원은 "당국의 권위에 도전하고 외국 언론과 인터뷰를 하면 중국 공안이 아무 때라도 체포해 심문하고 고문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의 패트릭 푼 연구원 역시 "쑨원광이 인터뷰 도중 체포된 것은 수치스러운 일로 중국 공안이 언제 어디서나 마음만 먹으면 자유로운 의사 표현을 억누를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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