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규 "北 선수 3명쯤 염두"···아시안게임 여자농구 단일팀

기사등록 2018/07/06 19:42:53

최종수정 2018/07/06 20:07:31

주장 임영희 "로숙영, 나이 어리고 발전 가능성 커"

【평양=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5일 오후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열린 남북통일농구경기에서 남측 이문규 감독이 선수들에게 지시를 내리고 있다. 2018.07.05. photo@newsis.com
【평양=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5일 오후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열린 남북통일농구경기에서 남측 이문규 감독이 선수들에게 지시를 내리고 있다. 2018.07.05. [email protected]
【서울·성남=뉴시스】 통일농구공동취재단·김희준 기자 = 남녀 농구대표팀이 남북 통일농구대회를 마치고 돌아온 가운데 가장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여자농구 남북단일팀 구성이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단장을 맡은 남북통일농구 방북단을 태운 정부 수송기 2대는 6일 오후 4시30분 평양 순안공항을 출발해 오후 5시 44분과 46분에 각각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했다.

 조 장관을 비롯한 정부대표단과 남녀 선수단, 기자단, 중계방송팀 등 총 101명은 방북단은 지난 3일 평양으로 가 3박4일에 걸친 방북 일정을 무사히 마쳤다.

 통일농구 경기는 총 4차례 진행됐다. 4일 남녀 혼합 경기가 열렸고, 5일에는 남녀 친선 경기가 펼쳐졌다. 혼합 경기는 남북 선수들을 섞은 다음 평화팀과 번영팀으로 나눠 열렸다. 친선 경기는 남북 대결이었다.

 지난달 28일 남북 체육 당국자와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아시안게임 조직위가 아시안게임에서 여자 농구와 카누, 조정에서 단일팀을 구성하기로 합의한 가운데 이번 통일농구대회는 북한 농구의 수준을 직접 볼 수 있는 기회였다.

 객관적인 수준은 남측이 한 수 위라는 평가다.

 국제농구연맹(FIBA) 세계랭킹 16위인 한국 여자 농구는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56위인 북한 여자 농구는 1990년 베이징 대회에서 5위에 오른 이후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적이 없다. 지난해 FIBA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는 디비전 A 8개 국가 가운데 최하위에 그쳤다. 2015년 중국 우한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 2부리그에서 1위를 한 것이 최근에 거둔 성적 중 가장 좋다.

 그런만큼 우리 선수를 주축으로 북측 선수를 3명 정도 합류시키는 것이 좋다는 것이 이문규 여자 대표팀 감독의 의견이다. 이 감독은 6일 성남공항에 도착한 후 "우리가 생각하는 선수는 3명 정도다. 현재로서는 아직 공식적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 결정된 것이 없다"며 "준비는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우리는 2명 정도를 이야기하고 있었고, 최대 3명까지만 가능하다고 본다. 우리 선수가 월등하기 때문에 우리가 택해야 한다"며 "우리에게 맞는 선수가 필요하다. 북측에서 내려보내는 선수는 우리가 소화하기 힘들다. 우리가 요구하는 선수가 오면 경기를 재미있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통일농구에서 181㎝의 단신 센터인 로숙영이 눈에 띄었다. 지난해 FIBA 아시안컵에서 득점 1위에 오른 로숙영은 남북 대결로 이뤄진 친선경기에서 40분 풀타임을 뛰며 32득점 10리바운드로 맹활약했다.

 여기에 이 감독은 남북 대결로 펼쳐진 친선경기를 마친 직후 눈에 띈 선수로 174㎝의 포워드 장미경과 리정옥을 꼽은 바 있다.

【평양=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5일 오후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열린 남북통일농구경기를 마친 남측 임영희 선수와 북측 로숙영 선수가 손을 흔들고 있다. 2018.07.05. photo@newsis.com
【평양=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5일 오후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열린 남북통일농구경기를 마친 남측 임영희 선수와 북측 로숙영 선수가 손을 흔들고 있다. 2018.07.05. [email protected]
이 감독은 "센터를 보고 있는 로숙영과 장미경이 눈에 띄었다. 또 한 명은 이름이 잘 기억이 안 나는데 세 명이 눈에 띄었다"며 "아직까지 우리 선수들에게는 못 미치지만 개인 기술은 탁월하다. 조직적인 훈련을 하다보면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멤버라고 생각한다"고 기대했다.

 여자 대표팀 주장 임영희(38·아산 우리은행)는 "로숙영이 코트에서 직접 부딪혔을 때 잘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나이도 어리고, 발전 가능성이 크다"며 "인사이드와 아웃사이드에서 모두 플레이가 가능해 더 잘할 수 있는 선수"라고 높이 평가했다.

 신장이 200㎝가 넘는 것으로 알려진 15세 선수 박진아는 아직 아시안게임에 합류시킬만큼 '완성형 선수'는 아니라는 견해다. 발전가능성은 크다.

 이 감독은 "박진아는 현재 15세고, 신장은 203㎝로 돼 있다. 키로 하는 농구는 할 수 있어도 몸에서 우러나는 모션들은 작아보인다"며 "체력적인 문제가 있어 북측 감독도 2~3분 정도만 뛰게 했다. 앞으로 좋은 선수가 될 것"이라고만 답했다.

 전반적인 북측 선수들의 플레이에 대해 이 감독은 "올라운드 플레이를 하는 스타일이다. 어떻게 훈련시켰는지 모르겠지만, 슛이 아주 빠르고 정확도가 높다"고 칭찬했다.

 단일팀을 위해서는 북측 선수들이 하루 빨리 합류해 조직력을 다지는 것이 큰 숙제다. 이 감독도 단일팀 관련 질문에 "아시안게임을 대비해 조직력을 키우는데 더 열중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임영희도 "단일팀을 하게 되면 손발을 맞추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고 봤다.

 남측 선수 중심으로 단일팀을 구성할 경우 북측 선수들이 용어에 익숙해져야 한다. 남북이 사용하는 농구 용어에 큰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리바운드는 '판공 잡기', 트레블링 바이얼레이션은 '걷기 위반', 사이드라인은 '측선' 등 남측과 북측이 사용하는 용어가 다르다.

 이 감독은 "북측 용어를 다 적어왔다. 북측 선수들이 오게 되면 용어를 고쳐서 선수들을 빠르게 이해시킬 것"이라며 "운동을 하다보면 젊은 선수들이라 빠르게 적응할 것을 본다"고 말했다.

 임영희는 "로숙영과 인사를 나누면서 잘 만나 경기했다며 잘 지내라고 했다"며 "서울에서 또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만나자고 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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